내 자식 같은 비법 레시피 '몰래' 찍어갔는데, 처벌하기가 어렵다고?
내 자식 같은 비법 레시피 '몰래' 찍어갔는데, 처벌하기가 어렵다고?
하루 일 도와주러온 주방보조가 레시피 '도둑 촬영'
"촬영 자체로 처벌하기 어렵다"는 변호사들, 이유는?

A씨는 수많은 시행착오 자신만의 비법이 담긴 초밥 레시피를 완성했다. 그런데 한순간에 이 레시피를 빼앗길 위기에 처했다. /게티이미지코리아
'밥은 12g 정도⋯ 다시마 한소끔 끓인 물로 지어야 꼬들꼬들⋯ 광어회 숙성은 20시간? 아냐 24시간이 좋다⋯.'
인기를 끄는 음식점에는 저마다 비밀 레시피(recipe)가 있다. 인기 초밥집을 운영하는 A씨도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그런 레시피를 완성했다. 자식과 다를 바 없다. 값을 매기는 건 상상조차 어렵다.
그런데 한순간에 레시피 '도둑 촬영'을 당했다. 하루 임시로 일을 도와주러 온 주방보조가 범인이었다.
CC(폐쇄회로)TV에 범행 모습이 모두 찍혔다. A씨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주방보조가 두리번거리더니, 갑자기 휴대폰을 꺼내들었다. '찰칵.' 카메라 렌즈는 레시피를 향해 있었다.
뒤늦게 이를 확인한 A씨는 "너무 속상하다"며 "그 주방보조를 처벌할 수 있는 방법이 없냐"라고 물었다. 변호사들의 답을 정리했다.
법률사무소 저스트 김원석 변호사는 "이 정도로는 형사 처벌이 어렵다"고 했다.
법률사무소 명재 김연수 변호사도 "속상하겠지만 처벌은 힘들 것 같다"며 "A씨의 레시피가 특허로 등록되어 있지 않는 한 저작권으로 보호받지 못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A씨가 저작권을 인정받기 위해 레시피 특허신청을 하더라도 그 기준이 매우 엄격하다"며 "레시피에 대해 누군가 독점적인 권리를 가진다면 그 영향력이 엄청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쉽게말해 백종원이 알려 준 레시피로 집에서 요리를 할 때마다 백종원에게 돈을 낼 수 없으니 '특허 인정 기준'을 매우 높게 보는 것이다.
김 변호사는 "특허신청이 되려면 신규성과 독창성이 있는지, 기술적으로 진보했는지 등을 따지게 된다"며 "이 기준을 넘기는 보통 어렵다"고 봤다.
처벌할 수 있는 방법이 아주 없지는 않다는 게 변호사들의 분석이다. 아주머니가 레시피를 경쟁업체에 팔거나, 이를 이용하여 인근에 초밥집을 차리는 경우 등이다.
김연수 변호사는 "이렇게 된다면 부정경쟁방지법으로 아주머니를 처벌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법은 타인의 영업비밀 침해 방지를 목적으로 하고 있다. 타인의 영업비밀을 본인이 부당하게 사용하거나, 제3자에게 누설한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으로 처벌한다.
다만 김 변호사는 "처벌이 되려면 A씨의 레시피가 법적인 '영업비밀'로서 인정을 받아야 한다"며 "세 가지 구성요건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 구성요건은 ①미공개 ②경제적 가치 ③비밀 관리보관 등이다.
이어 김 변호사는 "주로 '③ 비밀 관리보관'에서 다툼이 생기는데 A씨가 해당 레시피를 어떻게 관리하고 보관했는지에 따라 처벌 가능성이 달라진다"고 밝혔다. 비밀 유지를 위해 상당한 노력과 비용을 기울였다는 정황이 있어야 처벌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A씨가 레시피 보관 장소의 출입을 제한했거나, 초밥집 직원들에게 레시피 비밀유지 서약서를 작성하게 한 점 등이 있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