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은 약식기소 했지만⋯"정식 재판절차 밟겠다"는 법원의 결정은 어떤 의미일까
검찰은 약식기소 했지만⋯"정식 재판절차 밟겠다"는 법원의 결정은 어떤 의미일까
약 4년간 7차례⋯미국 카지노서 3억 8000만원 쓴 양현석
'상습' 아닌 '단순도박'으로 판단한 검찰, 약식 기소했지만⋯법원 "정식 재판 회부"

해외 원정 도박 혐의를 받는 양현석 전 YG엔터테인먼트 대표가 정식재판을 받게 됐다. 검찰이 약식기소했지만, 법원이 이를 뒤집으며 상황이 변했다. /셔터스톡⋅연합뉴스
해외 원정 도박 혐의를 받는 양현석(51) 전 YG엔터테인먼트 대표가 실형을 받을 위기에 내몰렸다. 양 전 대표는 검찰 단계에서 '약식기소' 판단을 받아내며 웃었지만, 21일 법원이 이를 뒤집으며 상황이 급반전됐다.
'약식기소'란 정식 재판 없이 형량이 정해지는 간이 재판 절차다. 이 경우 강하게 처벌받아도 벌금형이다. 이 때문에 법원이 검찰이 청구한 약식기소를 뒤집지 않았더라면 양 전 대표는 벌금 500만원 정도를 내면서 사건을 종결시킬 수 있었다.
하지만 사건을 맡은 서울서부지법은 "이 사건은 약식으로 처리할 사건이 아니다"면서 "정식재판 절차를 밟겠다"고 밝혔다. 법원 관계자는 이날 로톡뉴스와 통화에서 "사건 내용상 신중한 심리가 필요하다고 여겼다"고 설명했다.
형사 사건을 많이 다뤄본 변호사들은 "보통 검찰과 달리, 법원에서 '죄질이 가볍지 않다'고 여길 때 이런 경우가 생긴다"며 "양 전 대표가 단순 벌금형이 아닌 실형으로 처벌될 가능성이 커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검찰이 양 전 대표를 약식으로 기소할 수 있었던 그에게 적용한 혐의가 형법상 '단순 도박'이었던 덕분이다.
앞서 경찰은 양 전 대표를 '상습 도박'으로 처벌해야 한다는 의견을 붙여 사건을 검찰에 넘겼지만, 검찰은 이를 한 단계 낮춰 '단순 도박'으로 정리했다. 그리고는 법원에 "약식으로 사건을 종결하면 될 것 같다"는 의견을 냈다.
만약 경찰이 최초 판단한 대로 상습 도박 혐의가 유지됐다면, 검찰은 약식기소를 할 수 없었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 단순 도박은 1000만원 이하의 벌금이지만, 상급 도박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이기 때문이다.
검찰은 벌금형이 예상될 때만 약식기소를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법정형에 벌금형만 있는 단순 도박은 약식기소에 아무 문제가 없지만, 최대 징역 3년형이 나올 수 있는 상습도박은 이야기가 다르다.
양 전 대표는 약 4년 동안 총 7번,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카지노를 찾았다. 여기서 약 33만달러(3억 8000만원)를 도박에 썼다. 이에 대해 서울서부지검 형사3부(이재승 부장검사)는 '단순 도박'이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사건을 맡은 재판부는 검찰의 이러한 약식 기소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형사소송법상 재판부가 직권으로 정식 재판에 넘긴 것이다. 정식 재판은 서울서부지법 형사9단독 박수현 판사가 맡기로 했다.
법률 자문

이에 변호사들은 "재판부에서 벌금형을 선고하기에는 사건이 가볍지 않다고 판단했다는 의미"라며 "징역형이 적합하다고 봤을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법무법인(유) 에이스의 옥민석 변호사는 "반드시 실형이 선고된다거나, 유력하다고 장담할 수는 없지만 실형이 선고될 가능성이 커지게 된 것은 사실"이라고 분석했다.
법무법인 정향의 유진영 변호사도 "검찰에서는 '상습성이 없다'고 판단했지만, 재판부가 달리 봤을 가능성이 있다"며 "수억원대의 도박 금액에 비추어 볼 때 정식 재판으로 처리하는 게 맞다고 봤을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법률사무소 서약의 신성현 변호사도 비슷한 의견이었다. "벌금액이 달라질 가능성이 좀 더 높아 보이지만, 실형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