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안 들을 거면 집에서 나가" 부모는 '훈육'이라고 하지만, 법원은 '학대'라고 봅니다
"말 안 들을 거면 집에서 나가" 부모는 '훈육'이라고 하지만, 법원은 '학대'라고 봅니다
아동복지법상 아동학대 = 정상적인 발달을 저해하는 행위
헌법재판소도 정서적인 학대 중 하나로 "벌거벗겨 내쫓는 행위" 예시로 들어

부모 말을 안 들었다고 집 밖으로 아이를 내보내는 행동을 법원은 어떻게 판단하고 있을까. /게티이미지코리아⋅편집=조소혜 디자이너
"너 자꾸 말 안 들을 거면 집에서 당장 나가!"
어렸을 적 한 번쯤 들어봤을 말이다. 지난 27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서양에선 아이를 혼낼 때 '방으로 들어가라'고 하고 한국은 '집에서 나가'라고 한다"는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나가란다고 진짜 나갔냐고 나중에 더 혼났다"며 자신의 경험을 털어놨고, 많은 사람들이 공감했다.
"나도 8살 때 엄마가 나가라고 해서 나감" "어렸을 때 쫓겨난 적 많음" 등의 경험담이 다수였다. 이들 중에는 맨발 또는 맨몸으로 쫓겨났다고 말하는 사람도 많았다.
그렇다면, 부모 말을 안 들었다고 집 밖으로 아이를 내보내는 행동을 법원은 어떻게 판단하고 있을까. 사실 이 행위는 명백한 학대다. 또한 헌법재판소는 "벌거벗겨 내쫓는 행위"에 대해서는 '콕' 집어 범죄라고도 했다.
우리 법은 "아동학대"를 넓게 해석하고 있다.
아동학대의 정의는 '아동복지법'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 "①보호자를 포함한 성인이 ②아동의 건강 또는 복지를 해치거나 정상적인 발달을 저해할 수 있는 행위"를 말한다.
학대는 신체적·정서적·성적 폭력 모두 해당하며 아동의 발달을 저해하는 행위나 환경 등도 포함한다. 또한 아동의 보호자가 유기나 방임을 해도 학대로 보고 있다. 적극적으로 아이를 때리는 것뿐만 아니라 소극적으로 제대로 양육하지 않는 것도 모두 '학대'로 규정하는 셈이다.
따라서 목적과 관계없이 아이 몸이나 마음에 상처를 줬다면 이는 범죄로 인정받을 확률이 높다. 다만, 신체적 학대와 달리 겉으로 흔적이 남지 않는데 어떤 행위를 정서적 학대라고 말할 수 있을까.
이에 대해 헌법재판소는 구체적인 예시를 들어 설명했다.
헌법재판소는 "아동이 사물을 느끼고 생각하여 판단하는 마음의 자세나 태도가 정상적으로 유지되고 성장하는 것을 저해하거나 이에 대하여 현저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 행위를 정서적인 학대"라고 정의했다. 그러면서 △벌거벗겨 내쫓는 행위 △방 안에 가두어 두는 행위 △아이를 오랜 시간 벌을 세우고 방치하는 행위 등을 언급했다. (2014헌바266)
실제로 이런 기조에 따라 처벌도 이뤄지고 있다. 지난해 법원은 계모 A씨가 초등학생이었던 딸이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맨몸으로 내쫓은 행동을 '학대'로 봤다.
딸은 법정에서 "현관 앞에서 계속 잘못했다고 하는데도 A씨가 옷을 빨리 벗으라고 해서 억지로 옷을 모두 벗을 수밖에 없었다"고 증언했다. 이에 대해 사건을 맡았던 수원지법 최혜승 판사는 "피해자가 어리고 예민한 시절 A씨의 행위들로 현재까지 떨쳐지지 않는 정신적 상처를 받았다"고 판시하며 계모 A씨에게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지난 2019년 광주지법에서도 삼 남매의 아버지 B씨를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등으로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B씨는 총 일곱 가지 행동을 범죄로 인정받았는데, 이중 '아이들이 독후감을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삼 남매를 내복 차림으로 쫓아낸 사실이 포함됐다. 당시 13살·9살·5살이었던 아이들은 한겨울에 밖에서 한 시간 동안 떨어야만 했다.
사건을 담당한 박남준 판사는 B씨 행위를 "피해자들의 정신건강 및 발달에 해를 끼치는 정서적 학대행위를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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