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 4cm 속이고 전신 성형한 남편…괘씸하지만 '혼인 무효'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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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 4cm 속이고 전신 성형한 남편…괘씸하지만 '혼인 무효'는 안 된다

2026. 01. 23 09:24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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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3개월 만에 파경 위기, 남편의 성형·키 거짓말 드러나

변호사들 "외모 속임수만으로 혼인 취소는 어려워"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결혼 3개월 만에 충격적인 진실을 마주한 아내가 있다. 남편은 키가 173cm라고 했지만 실측 결과 169cm였고, "눈만 살짝 집었다"던 얼굴은 전체 성형수술을 한 상태였다. 결정타는 술자리였다. 만취한 남편은 클럽에서 아내를 알아보지 못한 채, 룸살롱에서 접대부에게 팁을 주듯 가슴에 돈을 꽂았다.


23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서는 이 같은 사연을 가진 A씨의 고민이 소개됐다. A씨는 "남편에 대한 정이 완전히 떨어졌지만, 결혼식과 신혼집 수리에 쏟아부은 돈이 너무 억울하다"며 법적 자문을 구했다.


"사기 결혼 아닌가요?"…법원의 판단 기준은

A씨는 남편의 거짓말을 근거로 혼인 취소를 원하고 있다. 민법 제816조는 사기 또는 강박으로 인하여 혼인의 의사표시를 한 때를 혼인 취소 사유로 규정한다. 그렇다면 키와 성형 수술 사실을 숨긴 것은 법적으로 사기에 해당할까.


방송에 출연한 신고운 변호사(법무법인 신세계로)는 "혼인 취소 사유가 인정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선을 그었다.


신 변호사는 "사기에는 침묵이나 불고지도 포함되지만, 이는 상대방이 알았더라면 혼인을 하지 않았을 정도로 중요한 사항이어야 한다"며 "키는 눈에 보이는 요소이고, 성형 수술 여부만으로는 혼인 결정에 중대한 영향을 미쳤다고 보기 어렵다는 게 법원의 일반적 태도"라고 설명했다.


즉, 남편의 거짓말이 도의적으로 비난받을 수는 있어도, 법적으로 혼인을 무효화할 정도의 기망 행위로는 보기 힘들다는 것이다.


3개월 만의 파경… "결혼 비용 돌려받을 수 있다"

혼인 취소가 어렵다면, A씨가 지출한 예물·예단비와 집 수리비는 허공으로 날아가는 것일까. 일반적으로 이혼 시에는 재산분할만 가능할 뿐, 결혼식 비용 등은 돌려받지 못하는 것이 원칙이다.


하지만 신 변호사는 이번 사건의 경우 "비용 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핵심은 혼인 기간이다.


신 변호사는 "혼인이 성립됐더라도 부부 공동체로서 의미 있는 생활을 했다고 보기 어려울 만큼 단기간에 파탄 났다면, 예외적으로 예물·예단비 등의 반환을 구할 수 있다는 것이 대법원 판례"라고 설명했다.


A씨 부부의 동거 기간은 고작 3개월. 법조계에서는 이를 단기 파탄으로 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봤다. 신 변호사는 "별거 전 혼인 기간이 3개월로 매우 짧으므로, 이혼 소송을 제기하기까지 많은 시간이 소요되지 않았다면 혼인 불성립에 준하여 처리함이 타당하다"고 조언했다.


망설이면 돈 못 받는다… 시간 싸움이 관건

주목할 점은 A씨가 지금 당장 소송을 제기해야 한다는 것이다. 만약 A씨가 재결합을 위해 부부 상담을 받거나 별거 기간을 길게 끈다면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


신 변호사는 "별거 이후 상담을 시도하거나 논의하는 등 상당한 기간이 흘러버리면, 법원은 혼인의 실체가 형성되었다고 보고 비용 반환 청구를 기각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시간이 지체될수록 A씨는 결혼 비용을 돌려받지 못한 채, 남은 재산만 나누는 일반적인 이혼 절차를 밟게 될 공산이 크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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