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은이파' 두목이 권총으로 겨누고, 때리고, 담뱃불로 지졌다는데…왜 무죄?
'양은이파' 두목이 권총으로 겨누고, 때리고, 담뱃불로 지졌다는데…왜 무죄?
채무자 소개인 권총 위협·폭행한 혐의
1심 징역 3년 실형…2심에서 무죄로 뒤집혀
피해자, "보복 두렵다"며 재판 불출석…"반대 신문권 보장 안 돼"

자신의 지인에게 채무자를 소개해준 사람을 권총으로 위협하고 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양은이파' 전 두목 조양은이 무죄를 확정받았다. 조씨의 반대신문권이 보장되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연합뉴스·편집=조소혜 디자이너
1970년대 국내 3대 폭력조직 중 하나였던 '양은이파'의 전 두목 조양은(72)씨. 약 9년 전, 빌린 돈을 갚지 않았다는 이유로 채무자 소개인을 권총으로 위협하고, 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씨에 대한 법원의 최종 판단이 나왔다.
1심은 징역 3년이었지만, 뒤이은 재판의 결과는 달랐다. 2심에 이어 3심(대법원)에서도 무죄가 확정됐다.
대법원 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특수상해 혐의를 받은 조씨의 무죄 판결을 확정했다고 11일 밝혔다. 피해자가 재판에 출석하지 않으면서 조씨 측 반대신문권이 보장받지 못했다는 이유였다. 반대신문권은 재판받는 피고인 측에서 증인에게 질문함으로써 자신에게 유리한 증언을 얻기 위한 권리를 뜻한다.
조씨는 지난 2013년 초, 필리핀 카지노 건물에서 체포돼 국내로 압송됐다. 당시 조씨는 자신의 지인이 돈 200만원을 떼이게 되자, 채무자를 지인에게 소개해 준 현지 교민을 잔인하게 폭행한 혐의를 받았다.
검찰에 따르면 조씨는 피해자에게 권총을 겨누며 옷을 벗게 한 뒤, 총 손잡이로 여러 차례 폭행했다. 이어 담뱃불로 중요 부위를 지지는 등 약 3시간 동안 가혹행위를 했다.
지난 2015년, 1심을 맡은 서울중앙지법 형사18단독 이기리 판사는 징역 3년 실형을 선고했다. 당시 이 판사는 "피해자가 수사기관에서부터 법정(1심)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피해에 대해 진술했다”며 “본인이 직접 경험하지 않고는 진술할 수 없는 내용이라 허위로 볼 수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 2016년, 2심에선 무죄로 뒤집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 항소4부(부장판사 김종문)는 1심과 달리 피해자의 진술을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조씨의 반대신문권이 보장받지 못했다는 이유였다. 형사소송법(제310조의2)은 법관 앞에서 진술되지 않거나, 피고인에 의한 기회가 부여되지 않은 진술에 대해선 증거능력을 부여하지 않고 있다.
김 부장판사는 그 이유로 ①피해자가 한 차례 법정에 출석한 뒤 '보복이 두렵다'며 재판 출석을 피했고 ②당시 출석했을 때도 검찰 측 신문만 이뤄져 폭행수단과 방법에 대한 조씨의 반대신문은 진행되지 못한 점 ③시점과 수단, 방식, 상해 부위 등에 대한 피해자의 진술이 뒤바뀐 점 등을 들었다.
그리고 2심 판결 이후 약 5년 7개월이 지난 11일, 대법원에서도 무죄를 확정했다.
한편, 조씨는 이와 별개로 저축은행으로부터 사기 대출을 받은 혐의에 대해 지난 2015년 징역 3년 6개월을 확정받았다. 이후 복역을 마치고 출소한 뒤 현재 선교사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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