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심으로 다가온 ‘AI 이정재’…6개월 뒤, 그는 ‘여보’가 되어 5억을 뜯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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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심으로 다가온 ‘AI 이정재’…6개월 뒤, 그는 ‘여보’가 되어 5억을 뜯어갔다

2025. 10. 22 12:01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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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조 신분증에 AI 셀카까지 동원한 로맨스 스캠

도용당한 이정재도 '성명권 침해'로 손해배상 청구 가능

AI로 만든 이정재 셀카와 위조 신분증으로 50대 여성에게 접근해 5억 원을 뜯어낸 일당이 적발됐다. /JTBC News 유튜브 캡처

"팬들과 소통하고 싶다"며 다가온 배우 이정재. AI로 만든 공항 셀카 사진과 위조 신분증으로 신뢰를 쌓은 그는 어느새 '여보'가 되어 있었다. 6개월 뒤, 50대 여성 A씨는 5억을 잃고 나서야 이 모든 것이 정교하게 짜인 '로맨스 스캠' 사기극이었음을 깨달았다. 유명인을 사칭한 범죄가 인공지능(AI) 기술과 결합하며 더욱 대담하고 악랄해지고 있다.


'오징어 게임3' 촬영 이야기로 시작, "여보"가 되기까지

JTBC 보도에 따르면, 사건의 시작은 지난 4월 경남 밀양에 사는 50대 여성 A씨가 받은 틱톡 메시지였다. 자신을 배우 이정재라고 소개한 남성은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3' 촬영 이야기를 나누며 친근하게 다가왔다.


A씨는 JTBC와의 인터뷰에서 "TV 볼 시간조차 없는 사람인데도 지속적으로 본인이 맞다고 믿어 달라고 했다"고 전했다.


사기범은 A씨의 믿음을 얻기 위해 AI로 만든 공항 셀카 사진과 생년월일이 틀린 위조 신분증까지 보내는 치밀함을 보였다. 신뢰가 쌓이자 '경영진'이라는 또 다른 인물을 등장시켜 본격적인 돈 요구를 시작했다.


처음에는 이정재와의 만남 주선비 명목으로 600만 원을 요구했다. A씨가 거절하자 이정재를 사칭한 남성이 "만나면 내가 해결해주겠다"고 설득했다.


한번 돈이 넘어가자 요구액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팬미팅 VIP 카드 발급, 미국 공항 억류 등 온갖 핑계를 대며 수천만 원을 반복적으로 뜯어냈다. 이 과정에서 사기범은 A씨를 '여보', '꿀'이라 부르며 연인 행세를 했다.


A씨는 "오면 전부 갚아준다고 하니 믿었다"면서도 "진짜 이정재라면 이렇게까지는 할 수 없을 것"이라며 뒤늦은 후회를 토로했다. 지난 6개월간 A씨가 뜯긴 돈은 총 5억에 달한다.

사칭범이 AI로 만든 이정재 이미지. /JTBC News 유튜브 캡처
사칭범이 AI로 만든 이정재 이미지. /JTBC News 유튜브 캡처


AI 사기범 처벌은? '특경법' 적용, 최소 징역 3년

AI 기술까지 동원한 사기범에게는 어떤 처벌이 내려질까. 핵심은 사기죄지만, 피해액이 5억에 달해 일반 형법이 아닌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경법)'이 적용된다.


특경법에 따라 사기 이득액이 5억 이상 50억 미만일 경우,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해진다. 일반 사기죄(10년 이하 징역)보다 형량의 하한선이 정해져 있어 훨씬 무거운 처벌이다. 또한, 법원은 이득액(5억) 이하에 상당하는 벌금을 함께 부과할 수 있다.


또한, 이정재의 신분증을 위조하고 이를 A씨에게 보낸 행위는 사문서위조죄와 위조사문서행사죄에 해당하며, 각각 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해질 수 있다.


경찰이 캄보디아 등 해외 조직과의 연관성을 수사 중인 만큼, 만약 이들이 범죄단체로 인정되면 '범죄단체 조직죄'가 적용돼 수괴는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 가입자는 그에 상응하는 중형을 받게 된다.


현행법상 사기 목적으로 딥페이크 등 AI 기술을 사용한 것에 대한 별도의 처벌 규정은 없다. 하지만 재판부는 AI를 이용한 범행 수법의 정교함과 악질성을 양형에서 불리한 요소로 판단해 더 무거운 형을 선고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혐의들이 모두 인정될 경우, 여러 범죄를 동시에 저지른 '경합범'으로 가중처벌되어 징역 5년 이상의 중형도 충분히 가능하다.


'이름 도둑' 맞은 이정재, 어떤 처벌 물을 수 있나?

이 사건의 또 다른 피해자는 배우 이정재다. 그는 자신의 이름과 얼굴이 범죄에 악용되어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 이정재는 사기범들에게 다음과 같은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다.


먼저 사기범들을 사문서위조죄 등으로 직접 형사 고소할 수 있다. 더불어 범죄로 인해 훼손된 명예와 이미지에 대한 정신적 고통을 근거로 민사상 손해배상(위자료)을 청구할 수 있다.


유명인의 사회적 지위와 범행의 악질성을 고려할 때, 법원은 수백만 원에서 수천만 원에 이르는 위자료를 인정할 수 있다. 다만, 범인들의 신원이 특정되고 이들이 배상 능력이 있어야 실질적인 피해 회복이 가능하다는 한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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