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비 위해 성매매 뛰어든 미혼모, 그사이 사망한 8개월 아기…법원 "사회 책임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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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비 위해 성매매 뛰어든 미혼모, 그사이 사망한 8개월 아기…법원 "사회 책임도 있다"

2023. 02. 27 14:47 작성
박선우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w.park@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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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생계급여 등 받았지만 생활 어려워

아동학대치사 등 혐의⋯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생활고로 성매매에 나서는 등 집을 비웠다가, 생후 8개월 아들을 방치해 숨지게 한 30대 여성이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셔터스톡

생활고로 성매매에 나서는 등 집을 비웠다가, 생후 8개월 아들을 방치해 숨지게 한 30대 여성이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구지법 김천지원 제1형사부(재판장 이윤호 부장판사)는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아동학대처벌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30대 여성 A씨에게 최근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 3년간의 보호관찰, 40시간의 아동학대 재범예방 강의 수강, 40시간의 성매매 방지 강의 수강 등도 명령했다.


홀로 아들 키워⋯생활고에 성매매 뛰어들어

미혼모 A씨는 지난 2021년 10월 아들을 낳아 홀로 키웠다. 임신 과정에서 낙태 문제로 갈등을 빚었던 가족과는 연락이 단절된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별다른 소득이 없던 A씨는 기초생계급여와 한부모 아동양육비 등 매달 약 137만원으로 생활했다.


이는 보건복지부가 고시한 지난해 기준 2인 가구 최저 생계비(97만 8026원)보다 약간 많은 수준이지만, 모자의 생활비를 감당하기엔 어려웠다. A씨는 건강보험료를 내지 못해 독촉 고지서를 받았고, 공과금 역시 제때 납부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결국 A씨는 생활비를 벌기 위해 성매매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아들이 숨진 당일에도 성매매에 나섰던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5월, A씨는 지인에게 "아들을 돌봐 달라"는 문자 메시지를 보내고 집을 나섰다. 하지만 당시 지인은 병원 진료를 받고 있었고, 같은 날 오후 A씨 아들은 숨진 채 발견됐다.


사망 원인은 A씨가 젖병을 고정하기 위해 아들의 가슴 위에 올려놓은 쿠션이 얼굴 위로 넘어가면서 호흡을 막은 것으로 추정됐다


재판부 "사회적 취약계층 적절하게 보호하지 못해"

이후 A씨는 아동학대처벌법상 아동학대치사 등의 혐의로 재판을 받게 됐다. 아동학대치사죄는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해지는 범죄다(제4조 제2항).

이 사안을 맡은 이윤호 부장판사는 우선 A씨 사건에는 사회의 책임도 있다고 언급했다. 이 부장판사는 헌법 제36조 2항 '국가는 모성의 보호를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는 규정을 인용하며 "피고인 A씨가 범행에 이르게 된 경위와 중한 결과(A씨 아들의 사망)의 발생에는 사회적 취약계층을 적절하게 보호하지 못한 우리 사회의 책임도 있다"고 판시했다.


이어 "A씨에 대해 실제로 이뤄진 기초생계급여 등 일부 재정적인 지원만으로 A씨가 피해자를 안전하게 보호·양육할 수 있는 경제적 토대 내지 자활의 수단이 충분하게 마련됐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했다.


그 외에도 A씨 아들이 출생 당시 1.87kg의 미숙아로 태어났지만, 숨질 당시 발육상태가 정상 수준이었던 점 등도 양형에 고려했다. 이 부장판사는 "A씨는 어려운 형편 속에서도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애정을 갖고 피해자를 보호·양육해 왔다"며 "단지 범행의 결과를 놓고 전적으로 A씨만을 사회적으로 강도 높게 비난하는 것은 타당하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A씨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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