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트롯 '1억 갑질 계약서' 논란⋯변호사들과 분석해봤더니 "문제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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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트롯 '1억 갑질 계약서' 논란⋯변호사들과 분석해봤더니 "문제없다"

2020. 03. 12 19:37 작성
안세연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y.ah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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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 된 계약서 들여다보니⋯ 101명 중 53명 출연료는 0원

지급한 출연료 회당 10만원, 그런데 벌금은 1억원 '불공정 논란'

그래도 변호사들이 "문제없다"고 보는 이유는 '사적자치' 원칙 때문

결승전 진출자 7명 중 1위를 지키고 있는 임영웅(29)이 '미스터트롯' 8회 방영분(2020.2.20.)에서 '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를 열창하고 있다./ TV조선 캡처

"출연료는 10만원, 위약벌(違約罰⋅채무자가 채권자에게 내는 벌금)은 1억원"


TV조선 예능 프로그램 '내일은 미스터트롯'이 "출연진을 상대로 갑질을 했다"는 파문이 일었다. 계약서의 일부 내용이 출연자에게 지나치게 불리하다는 논란이었다.


실제 계약서에 따르면 출연자 101명 중 53명은 출연료를 전혀 받지 못했다. 나머지 본선 진출자 48명도 회당 10만원을 받았을 뿐이다. 방송사는 그러면서 "물의를 일으킬 경우 1억원의 위약벌을 낸다"는 조항을 계약서에 포함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대해 TV조선 측은 "사전에 법률 자문을 받았으며 불공정한 점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문제가 없는지 변호사들과 살펴봤다.


미스터트롯 1억원 '갑질 계약' 논란⋯변호사 3명과 분석해봤다

계약서에서 가장 문제가 된 부분은 제9조의 '1억원 위약벌' 조항이다. 출연자가 계약을 어긴 경우 져야 할 책임을 규정하고 있다. "(TV조선은) 출연자가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거나 품위를 손상시키는 경우 계약 해지와 별개로 1억원의 위약벌을 청구할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위약벌은 위약금과 달리 법원 판단에 의해서도 감액할 수 없다. 출연자가 계약을 어긴 경우 고스란히 1억원 전체를 물어내야 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실제 '1억원'이라는 이 막대한 금액을 법률 전문가들은 어떻게 판단할까.


위약벌 조항에 대한 변호사들의 생각. /박남규 디자이너
위약벌 조항에 대한 변호사들의 생각. /박남규 디자이너


법률사무소 산음의 김준희 변호사는 "사안에 따라 위약벌 1억원은 과다할 수 있다"면서도 "위약벌이 있다는 사실만 가지고는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는 의견을 밝혔다. 우리 법은 '계약의 자유'를 최대한 존중하는 입장을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민법은 기본 원리로 사적자치(私的自治⋅개인 간의 법률관계는 개인 각자에게 맡긴다는 원칙)를 천명하고 있다.


실제 지난 2016년 대법원은 위약벌을 5억원으로 책정한 사건을 심리하면서 "위약벌 액수가 많다는 이유만으로 섣불리 무효라고 판단할 일은 아니다"고 판시했다. 5억원을 물게 된 쪽이 "위약벌이 지나치게 과다하므로 부당하다"며 무효를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이다.


그러면서 이런 사건을 판결할 때는 "위약벌 약정을 하게 된 동기와 경위, 계약 위반 과정 등을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단순히 위약벌 액수가 많다고 해서 곧바로 부당하다고 할 수는 없다는 취지다.


법무법인 세현의 조현정 변호사도 "위약벌 약정이 무효로 되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다만 법무법인 해마루의 박재형 변호사는 "규정 중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거나 품위를 손상시키는 경우'가 너무 추상적이라며 출연자들이 불안정한 상태에 놓일 수 있는 조항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정확한 기준 없이 SNS에 부적절한 글을 올렸다고 해서 1억원을 내야 한다고 볼 수는 없다는 취지다.


출연료 선별 지급에 대한 변호사들의 생각. /박남규 디자이너
출연료 선별 지급에 대한 변호사들의 생각. /박남규 디자이너


문제가 된 부분은 '출연료의 선별적 지급'도 있다. 계약서 제4조는 "출연료는 본선 이상 선발된 출연자에게 지급한다"며 그 금액은 "회당 10만원"이라고 밝히고 있다. 101명의 미스터트롯 출연자 중 본선에 진출한 건 48명이었다. 53명이 출연료를 한 푼도 받지 못한 셈이다.


그러나 해당 부분 역시 변호사들은 "법적으로 문제가 될 만큼 균형을 잃은 내용은 아니다"고 했다.


김준희 변호사는 "(출연자에게) 불리한 내용이긴 하다"고 하면서도 "출연자가 돈을 내고 방송에 출연하기도 하는 방송

계의 사정 등을 고려했을 때 무효가 될 만한 내용은 아닌 것 같다"고 했다.


박재형 변호사도 "출연자들이 출연료보다 방송 출연을 통한 홍보 기회를 더 중요시 한다는 점에서 무효가 될 정도는 아니라고 볼 수 있다"고 했고, 조현정 변호사 역시 "이 부분도 현저하게 균형을 잃었다고 보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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