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 실수로 손가락 절단 산재 처리하면 끝? '회사' 상대 추가 소송의 모든 것
동료 실수로 손가락 절단 산재 처리하면 끝? '회사' 상대 추가 소송의 모든 것
전문가들 산재 초과 손해, 위자료·일실수입 등 민사소송으로 청구 가능
장해등급 확정 후 소송이 유리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잠깐만요!' 어머니의 절박한 외침은 굉음에 묻혔다. 작업장 동료의 부주의로 순식간에 기계에 손가락이 절단된 어머니 A씨, 산업재해(산재) 처리 외에 추가 보상을 받을 길은 없을까?
평소와 다름없던 공장에서 벌어진 끔찍한 사고였다. 잠시 기계 내부를 살피던 그때, 동료 B씨가 안전 확인도 없이 기계를 작동시켰다. A씨가 손을 빼려 했지만 이미 늦었고, 손가락 반 마디가 잘려나갔다. 희망을 걸었던 접합 수술마저 실패로 돌아가자 가족들의 마음은 무너져 내렸다.
산재 처리로 병원비는 해결됐지만, 명백한 가해자의 실수에 대한 책임을 묻지 못하는 현실은 가족들을 더 깊은 무력감에 빠뜨렸다. '정신적 고통은 누가 보상해주나요?' 아들의 목소리에는 분노가 서려 있었다.
변호사들은 이구동성으로 '산재보험을 초과하는 손해는 민사소송으로 받아낼 수 있다'고 조언한다.
산재보험이 최소한의 생계를 보장한다면, 민사소송은 가해자의 불법행위로 발생한 모든 손해를 배상받기 위한 정당한 법적 권리이기 때문이다.
'돈 없는' 동료 대신 '책임 있는' 회사를 겨냥해야 하는 이유
그렇다면 소송의 상대방은 사고를 직접 유발한 동료 B씨일까, 아니면 이들을 고용한 회사일까? 법률 전문가들은 현실적으로 회사를 주된 대상으로 삼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회사는 직원이 업무 중에 다른 사람에게 끼친 손해를 배상할 책임, 즉 '사용자 책임(민법 제756조)'을 지기 때문이다. 한대섭 변호사(모두로 법률사무소)는 '사용자 책임뿐만 아니라, 회사는 근로자의 안전을 보호하고 배려할 의무를 위반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평소 안전 교육이나 관리 감독을 소홀히 한 책임까지 법원이 묻는다는 의미다.
월급 30%와 위자료까지 '산재 초과 손해'로 받아낼 수 있는 돈
민사소송을 통해 청구할 수 있는 '산재 초과 손해'는 구체적으로 무엇일까?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 위자료 어머니 A씨가 겪었을 끔찍한 정신적 고통에 대한 보상이다. 사고의 충격과 평생 안고 가야 할 후유증에 대한 금전적 보상이다.
- 휴업급여(30%) 산재보험에서 지급하는 휴업급여(평균임금의 70%)를 제외한 나머지 30%의 임금 손실분이다. A씨가 사고 없이 정상적으로 일했다면 받았을 월급 전액을 기준으로 손해를 계산한다.
- 일실수입 및 기타 비용 장해로 인해 어머니 A씨가 미래에 벌어들일 수 없게 된 소득, 즉 '일실수입'과 향후 치료비, 보조기구 비용 등이다. 다만 법원은 사고 발생에 A씨의 과실이 일부 있다고 판단하면 배상액을 깎을 수 있으니(과실상계) 철저한 입증이 중요하다.
소송의 '골든타임'은? '장해등급 확정 후 움직여라'
억울한 마음에 당장 소송을 시작하고 싶겠지만, 전문가들은 '기다림'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민사소송은 산재 절차가 마무리된 후에 진행하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
한대섭 변호사는 '근로복지공단에서 치료 종결 후 결정하는 '장해등급' 자체가 민사소송에서 A씨의 노동능력 상실률을 입증하는 매우 유력한 증거가 되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한다. 장해등급이 확정되어야 정확한 손해배상액을 산정할 수 있다.
소송에 앞서 회사와 가해 근로자에게 법적 근거를 담은 내용증명을 보내 합의를 시도하거나, 가해 근로자를 '업무상 과실치상' 혐의로 형사 고소해 합의를 유도하는 것도 전략이 될 수 있다.
그날의 외침은 기계를 멈추지 못했지만, 이제 그 목소리는 법정에서 A씨의 고통을 증명하는 가장 강력한 증거가 될 것이다. 법의 시계는 더딜지라도, 정당한 보상을 향한 길은 분명히 열려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