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6개월간 확정된 '중고차 사기' 판결문 분석…14건 중 실형은 딱 2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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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6개월간 확정된 '중고차 사기' 판결문 분석…14건 중 실형은 딱 2건이었다

2022. 05. 07 00:12 작성2022. 05. 10 17:4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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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ah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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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차 거래할 땐 인천은 피해라"는 말은 온라인 자동차 커뮤니티 등에서 널리 퍼져있는 말이다. 로톡뉴스는 판결문을 통해 이 말이 사실인지 검증해 보기로 했다. /연합뉴스

온라인 자동차 커뮤니티 등에서 널리 퍼져있는 말이 하나 있다. 바로 "중고차 거래할 땐 인천은 피해라"라는 것. 중고차 거래 사기가 특히나 해당 지역에서 횡행하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로톡뉴스는 판결문을 통해 이 말이 사실인지 검증해 보기로 했다. 대법원이 인터넷에서 공개한 최근 6개월치 중고차 사기 관련 판결문을 분석했다. 물론 이 결과를 전체로 일반화할 순 없다. 하지만 공개된 판결문에서 드러난 경향으로 봤을 때, 어느 정도 사실이었다.


14건 중 절반 가까이 인천지법에서 선고돼

최근 6개월간 중고차 딜러와 관련된 사기 판결문은 총 14건 찾아볼 수 있었다. 단순히 피고인의 직업이 '중고차 딜러'였을 뿐, 중고차 거래와 관련된 범행이 아닌 사건은 분석 대상에서 제외했다.


그렇게 남은 14건 중 절반에 가까운 6건이 인천지법에서 선고됐다. 이는 범죄가 일어난 장소, 피고인의 주소 등이 인천이라는 것을 뜻한다(형사소송법 제4조). 물론 이런 배경엔 인천에 국내 최대 규모의 중고차 매매 단지가 있는 것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나머지 8건의 판결은 전국에서 골고루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2건, 서울동부지법과 수원지법⋅ 수원지법 평택지원⋅창원지법⋅전주지법⋅대전지법에서 1건씩 선고됐다.


최근 6개월간 중고차 딜러와 관련된 사기 판결문은 총 14건 찾아볼 수 있었다. 그 중 절반에 가까운 6건이 인천지법에서 선고됐다. /그래픽=조소혜 디자이너
최근 6개월간 중고차 딜러와 관련된 사기 판결문은 총 14건 찾아볼 수 있었다. 그 중 절반에 가까운 6건이 인천지법에서 선고됐다. /그래픽=조소혜 디자이너


"(가격 부풀리기) 관행일 뿐, 사기 아니다" 법원에서 당당한 주장

대표적인 사기 수법은 가격 부풀리기였다. 이는 한 중고차 딜러의 '자백'에서도 드러난다. 인천에서 일하던 중고차 딜러 A씨는 4400만원짜리 외제차를 5900만원으로 부풀려 판매했다. 차액 1500만원 상당은 본인이 가로채려 했다. 피해자는 당연히 이 사실을 몰랐다. 그런데 사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지자, A씨 측은 다음과 같은 취지로 주장했다.


A씨는 재판에서 "(중고차 시장) 거래 관행에 따랐을 뿐, 사기가 아니다. 중고차 시장에선 딜러가 차량 판매대금을 고객에게 부풀려 알리고, 그 차액으로 이득을 보는 거래방식이 관행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대법원⋅편집=조소혜 디자이너
A씨는 재판에서 "(중고차 시장) 거래 관행에 따랐을 뿐, 사기가 아니다. 중고차 시장에선 딜러가 차량 판매대금을 고객에게 부풀려 알리고, 그 차액으로 이득을 보는 거래방식이 관행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대법원⋅편집=조소혜 디자이너


법원은 이런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지난 2월 인천지법 형사7단독 황성민 판사는 A씨에게 유죄를 선고했다.


황 판사는 "중고차 딜러는 매매 알선에 소요되는 실제 비용만을 수수료로 받을 수 있고, 이를 사실대로 알려야 할 의무가 있다"며 "중고차 시장에 그런 관행이 있다 하더라도, 사기죄의 성립이 부정되는 게 아니다"라고 판시했다. 고객을 기망(欺罔⋅남을 속여 넘김)한 이상 사기죄가 성립한다는 취지였다.


A씨는 벌금 300만원에 집행유예 2년의 처벌을 받았다. 이는 벌금형을 선고하되, 일정 기간 집행(벌금 납부)을 미루는 판결이다. 500만원 이하의 벌금을 선고할 때 집행유예 선고가 가능하다(형법 제62조).


계약 후 갑자기 "추가금 내야한다"며 하기도

이 밖에도 '허위매물'을 미끼로 고객을 유인한 뒤 갑자기 추가금을 요구하거나, 다른 차량을 강매하는 경우 등이 많았다.


당시 중고차 딜러 B씨는 중고차를 사러 온 고객이 계약서 작성 및 차량 대금을 입금하고 난 뒤에서야 추가금 700만원을 요구했다. 고객이 계약을 취소하고 환불을 요구하자, B씨는 "이미 계약이 완료 계약을 취소할 수 없다"고 했다. 고객이 강력하게 항의하는데도, "돈을 돌려줄 수 없다"고 버텼다.


고객은 경찰이 출동하고 난 뒤에서야 돈을 돌려받을 수 있었다. 해당 중고차 딜러 B씨는 지난해 10월, 벌금 100만원을 선고받았다. 당시 인천지법 형사12단독 강산아 판사는 "중고차 거래 시장의 건전성을 심각하게 어지럽힌 범행으로서 죄질이 매우 나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14건 중 실형은 2건 뿐⋯대다수가 집행유예

"중고차 거래 시장의 건전성과 질서를 어지럽혔다"는 건 거의 모든 판결문에서 밝힌 양형 이유였다. 하지만 이런 지적에 비해 실제 처벌 수위는 가벼웠다.


"중고차 거래 시장의 건전성과 질서를 어지럽혔다"는 지적이 계속됐지만, 실제 처벌 수위는 가벼웠다. 14건 중 실형은 2건 뿐이었다. /그래픽=조소혜 디자이너
"중고차 거래 시장의 건전성과 질서를 어지럽혔다"는 지적이 계속됐지만, 실제 처벌 수위는 가벼웠다. 14건 중 실형은 2건 뿐이었다. /그래픽=조소혜 디자이너


14건 중 실형은 2건(약 14%) 뿐이었다. 집행유예가 8건(약 57%)으로 가장 많았고, 벌금형(벌금형의 집행유예 포함)이 4건(약 29%)으로 그 뒤를 이었다.


구체적으로 징역형의 평균 형량(실형과 집행유예 모두 포함)도 1년 아래였다. 7.5개월이었다. 가장 무거운 경우에도 징역 1년이 선고됐다.


실형이 선고된 사건은 '실형이 나올 수밖에 없던 사건' 이었다. 피해자와 합의하지도 않고 선고일에 법정에 출석하지 않고 도주한 경우, 이미 동종 전과가 수차례 있었는데다 집행유예 기간에 범행한 경우 등이었다. 벌금형의 경우에도 평균 벌금액은 약 487만원에 불과했다. 가장 무거웠을 때도 벌금 1500만원이었다.


이 기사는 2022년 04월 08일 네이버 로톡뉴스 프리미엄에 먼저 발행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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