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사직서 내겠다" vs. 정부 "그건 의료법 위반"⋯극단으로 치닫는 갈등
전공의 "사직서 내겠다" vs. 정부 "그건 의료법 위반"⋯극단으로 치닫는 갈등
의사 정원 확대 방침에 반발하며 시작된 의료 파업⋯좁혀지지 않는 입장차
"진료 현장으로 복귀하라" 정부, '업무개시명령' 발동
초강경 대응에⋯전공의들 "사직서 내겠다"며 맞불

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확대 등 정책에 반대하는 의사들이 집단휴진에 들어간 26일 한 대학병원에 '전공의 파업에 따른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정부의 '의사 정원 확대' 방침에 반발하며 시작된 의료 파업이 강 대 강 갈등으로 치닫고 있다.
수도권 내 전공의·전임의, 그리고 일부 동네 의원까지 파업에 나서자 정부는 "진료 현장으로 복귀하라"며 업무개시명령을 26일 내렸다.
업무개시 명령은 의료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진료를 중단하거나 의료기관 개설자가 집단으로 휴업하거나 폐업하여 환자 진료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거나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으면 보건복지부 장관이나 지방자치단체장이 그 의료인이나 의료기관 개설자에게 할 수 있는 명령이다.
이에 대한 대응으로 "전공의들이 단체로 사직서를 제출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지자, 정부는 "(집단 사직서 제출도) 파업의 일환"이라며 "업무개시명령에 반하는 의료법 위반 행위"라고 맞불을 놨다.
정부의 이 같은 설명대로라면 병원에 사표를 낸 의사들은 최대 징역 3년에 처해질 수 있다.
이에 대해 변호사들의 의견을 들어봤다. 정부의 조치가 "직업수행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므로 위법하다고 볼 여지가 있다"는 비판적 견해가 다소 많았다.
하지만 "의료법에 규정된 업무개시명령의 본질 자체가 의료인의 직업수행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이라며 "적법한 명령"이라는 견해도 있었다.
김헌주 보건복지부 보건의료 정책관은 2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온라인 브리핑에서 "집단적인 파업의 일환으로 제시한 사직서는 여전히 의료법에 따라 정당한 사유 없이 진료를 중단한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김 정책관은 "(전공의들이) 사직서를 제출하는 행위 자체가 분명히 의료현장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면서 "(이를 고려해) 업무개시명령을 발령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사직서를 제출하는 행위를 '사직서를 제출하지 않고 파업에 참가한 경우'와 마찬가지로 판단할 수 있다는 취지다.
복지부가 설명한 의료법에 따르면 의료인은 정당한 사유가 아닌 경우 업무개시명령에 따라 본업을 수행해야 한다. 이를 어기면 "1년 이하의 면허정지 처분이나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진다
복지부의 이 같은 입장에 대해 일선 의사들은 "사직할 자유마저 빼앗는 처사"라는 격한 반응을 보였다. 아무리 정부 방침이라지만 어떤 일을 할지 말지는 오롯이 개인의 선택으로 남아야 하는데, 정부가 이마저도 침해하는 건 과도하다는 입장이었다.
이에 대한 변호사들의 의견은 갈렸다. 의사 출신의 A변호사는 "병원에 사직서를 제출한 의료인에게 업무개시명령을 하였다면 이는 직업수행의 자유를 침해하는 조치이므로 위법하다고 볼 여지가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정부가 과도한 침해를 한다는 견해였다.
반대로 의사 출신의 B변호사는 "원래 정부의 업무개시명령의 본질은 직업수행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이라며 "'의료인'이라면 정부의 명령에 따라 업무를 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선 행정소송부터 빗발칠 거라고 보는 변호사 분석도 있었다.
의료법 관련 사건을 많이 다룬 C변호사는 "집행정지 (행정소송)이 이뤄질 개연성이 크다"는 견해를 보였다.
C변호사는 "(정부의 업무개시명령은) 일종의 행정처분이라, 처분을 받은 의사들은 '이 집행을 정지해달라'는 요청을 법원에 할 수 있다"며 "법원이 받아들이면 업무개시명령을 받지 않은 것과 동일한 효력을 가진다"고 말했다.
하지만 법원이 이같은 결정을 내릴지는 미지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