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인·이민정도 보낸다"는 국제학교…교육부 칼 빼드니 200곳이 불법이었다
"한가인·이민정도 보낸다"는 국제학교…교육부 칼 빼드니 200곳이 불법이었다
연 3000만원 내면서도 '먹튀' 당하는 부모들
규제는 아직 사각지대

교육부가 강남·경기 남부 등에서 운영 중인 미인가 국제학교에 대해 현장점검과 고발·수사의뢰 방침을 밝혔다. /연합뉴스
배우 한가인·이민정이 자녀를 보낸다는 소문이 퍼지며 강남·경기 남부 학부모 사이에서 인기를 끌던 미인가 국제학교들이 사실상 불법 교육시설이었다. 교육부가 칼을 빼 들었다.
서울 강남과 경기 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미인가 국제학교는 빠르게 늘어났다. 인가된 국제학교가 제주·송도 등 특정 지역에만 몰려 있어 현실적으로 접근이 어려운 학부모들이 영국식·미국식 커리큘럼을 원하며 몰려든 탓이다.
연 3000만 원이 넘는 비용을 내면서도 '학원 뺑뺑이'보다 효율적이라는 인식이 퍼졌고, 유명 배우들이 보내는 학교라는 입소문까지 더해졌다.
문제는 이들 학교 대부분이 인가나 등록 없이 운영되는 불법 시설이라는 점이다. 초중등교육법은 학교설립인가를 받지 않고 학생을 모집해 사실상 학교 형태로 운영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현재 국내 학력이 인정되는 인가 국제학교는 전국에 7곳뿐이다. 노스런던컬리지에이트스쿨 제주, 브랭섬홀 아시아, 한국국제학교 제주, 세인트존스베리 아카데미 제주 등 제주 4곳과 채드윅 송도 국제학교, 칼빈매니토바 국제학교, 대구국제학교가 전부다.
교육당국은 전국에 미인가 교육시설이 약 200곳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상당수가 학원으로 등록하거나, 그마저도 하지 않아 관리 사각지대에 방치돼 있다.
방치된 틈을 타 등록금을 받은 뒤 폐업해버리는 이른바 '먹튀 사건'도 발생했다. 자격 요건을 갖추지 못한 교사 채용, 부실 교육 피해도 잇따랐다.
교육부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미인가·미등록 교육시설에 대한 집중 신고기간을 운영하고 현장점검을 실시했다.
29일에는 시도교육청과 함께 위반사항 고지와 지도 감독을 추진하고, 시정되지 않을 경우 고발·수사의뢰를 진행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법적 제재 수단이 아예 없는 건 아니다. 초중등교육법에 따르면 인가 없이 학교 형태로 운영한 자에게 징역 3년 이하 또는 3000만 원 이하 벌금을 부과할 수 있다. 교육당국이 시설 폐쇄 명령을 내릴 수도 있다.
그러나 불법 운영 판결 이후에도 벌금형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았고, 폐쇄 명령을 위반해도 강제로 집행할 수단이 없다는 게 현행법의 한계다.
교육부는 이에 대해 "폐쇄명령 위반 시 이행강제금 도입, 법 위반사항 공표제도 등을 담은 법률 개정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인가 국제학교에 자녀를 보내거나 진학을 준비 중인 학부모라면 해당 시설이 인가·등록 여부를 갖췄는지 먼저 확인할 필요가 있다. 교육당국의 집중 조사로 폐쇄 명령이 내려지거나 학교가 갑작스럽게 문을 닫을 경우, 납부한 등록금을 돌려받기 어려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