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수영장에 똥 테러…범인 잡겠다고 CCTV 공개했다간 피해자가 더 큰 처벌?
지하철·수영장에 똥 테러…범인 잡겠다고 CCTV 공개했다간 피해자가 더 큰 처벌?
안수진 변호사 "신상 공개 시 명예훼손 등 가중 처벌 위험"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공공장소에 고의로 인분을 남기는 이른바 '대변 테러' 행위는 단순한 민폐를 넘어 엄연한 형사 처벌 대상이다. 18일 YTN 라디오 '이원화 변호사의 사건X파일'에서는 지하철, 수영장 등에서 빈번하게 벌어지는 인분 관련 사건의 법적 쟁점과 대응 방법을 다뤘다.
하루 평균 방문자가 천명에 달한다는 한 실내 수영장에서 인분이 발견됐다. 작년 7월 영주실내수영장에서 불과 열흘 남짓한 기간 동안 두 차례나 대변이 발견되어 수영장 물을 환수하는 데 1200톤가량이 소요됐다.
해당 수영장은 임시 폐쇄 조치와 함께 환불 민원에 시달렸고, 강습생들에게 일주일간 무료 강습까지 제공해야 했다. 앞서 서울 지하철 7호선 전동차 의자 위와 대구 지하철 임산부석 등에서도 대변이 발견돼 논란이 인 바 있다.
급해서 그랬다? 고의성 인정되면 엄벌…만취 변명도 안 통해
생리현상을 참지 못한 실수라고 변명할 수 있지만, 법의 잣대는 엄격하다.
로엘 법무법인 안수진 변호사는 "적극적인 의도를 가지고 한 행위라거나 본인의 행동으로 다른 사람이나 재산에 피해가 발생할 것을 예상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용인한 상태에서 한 것이라면 범죄로서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장소와 상황에 따라 적용되는 법 조항도 달라진다.
안수진 변호사는 무인 인형뽑기방 바닥에 대변을 본 사건은 '재물손괴', 카페 마당 통로 사건은 '건조물침입', 사우나 화장실 입구 사건은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 혐의가 문제가 되었다고 짚었다.
혐의 입증이 까다롭더라도 최소한 경범죄처벌법상 노상방뇨에 해당해 10만 원 이하의 벌금이나 구류, 과료에 처해질 수 있다.
"술에 취해 기억이 안 난다"는 변명 역시 쉽게 통하지 않는다.
안수진 변호사는 만취 상태로 영업이 끝난 술집에 들어가 대변 흔적을 남긴 외국인 사건을 예로 들며, "우리 법원은 음주 상태로 심신장애를 인정하기 위해서는 음주로 인하여 적어도 의식에 현저한 장애가 있거나 환각, 망상 등 이상증상이 발현될 정도에 이르러야 한다며 매우 엄격한 기준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참을 수 없는 질환이 원인이라면 예외가 인정되기도 한다.
안수진 변호사는 자극성 장증후군으로 입원한 전력이 있는 사람이 관공서 로비에서 대변을 본 사건을 언급하며, "화장실까지 가기 어려우니 휴지통을 가져다 달라"고 말하는 등 신체적 제약이 인정돼 무죄 판결을 받은 판례를 소개했다.
형사 처벌과 별개로 수영장 물 환수 비용, 임시 폐쇄로 인한 영업손실액 등은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를 통해 책임을 물을 수 있다.

분노한 피해자의 CCTV 공개…가해자보다 무거운 형량 받을 수도
분노한 피해자가 범인을 찾겠다며 CCTV 화면이나 인상착의를 인터넷이나 현수막에 공개하는 이른바 '사적 제재'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안수진 변호사는 "법적으로는 상당한 위험성을 내포한 행위"라며, 동의 없이 영상을 제3자에게 제공하면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으로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비방 목적으로 인터넷에 게시할 경우 정보통신망법의 적용을 받아 가중 처벌을 받게 된다.
안수진 변호사는 "결국 CCTV 공개로 인하여 오히려 피해자가 대변을 보고 달아난 사람과 유사하거나 그보다 현저히 상향된 처벌 대상이 될 위험이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