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살 연하 여직원에게 사랑 고백한 직장인의 최후…고백 공격은 정말 감사 사항일까?
12살 연하 여직원에게 사랑 고백한 직장인의 최후…고백 공격은 정말 감사 사항일까?
12살 연하 신입 여직원에게 고백했다가 감사실 조사 받아
단순 호감 표시도 직장 내 괴롭힘·성희롱 될 수 있어

12살 나이 차이가 나는 여직원에게 고백을 했다 감사실에서 조사를 받았다는 회사원이 올린 게시물. /온라인 커뮤니티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올라온 한 남성의 하소연이 뜨거운 감자다. 작성자는 같은 부서에 배치된 12살 연하의 신입 여직원에게 마음을 고백했다가, 여직원은 다른 부서로 전출 가고 자신은 감사실 조사를 받게 됐다고 토로했다.
그는 "사랑이 죄도 아닌데 왜 나한테 이런 시련을 주냐"며 억울해했지만, 여론은 싸늘했다. "그건 고백이 아니라 공격이다", "12살 차이 상사가 고백하면 공포 그 자체"라는 반응이 쏟아졌다.
단순한 호감 표시였을까, 아니면 직장 내 괴롭힘이었을까. 이 사건 속 법적 쟁점을 파헤쳐 봤다.
"사랑이 죄인가요?"... 네, 직장에서는 죄가 될 수 있습니다
작성자는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법적으로 볼 때 회사의 감사실 조사는 정당한 절차일 가능성이 높다. 직장 내 고백이 단순한 사적 영역을 넘어 법적 문제로 비화될 수 있는 지점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 '직장 내 성희롱' 가능성이다. 남녀고용평등법은 직장 내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와 관련해 성적 언동으로 상대방에게 성적 굴욕감·혐오감을 주는 행위를 금지한다.
대법원은 성희롱 판단 기준에 대해 "사회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 관행"을 중요하게 본다. 12살이나 많은 상급자가 갓 입사한 신입 사원에게 고백했다면, 상대방은 이를 거절하기 힘든 압박으로 느끼거나 성적 불쾌감을 느꼈을 수 있다.
특히 작성자의 고백 이후 여직원이 부서를 옮겼다는 점은 고백 행위로 인해 근무 환경이 악화되었음을 시사하는 결정적 정황이다.
둘째, '직장 내 괴롭힘' 해당 여부다. 근로기준법상 직장 내 괴롭힘은 지위의 우위를 이용해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는 행위를 말한다.
상사의 사적 고백은 업무상 적정범위를 벗어난 행위로 볼 수 있다. 여직원이 고백으로 인해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며 전출을 요구했다면, 이는 명백한 직장 내 괴롭힘 요건을 충족한다.
회사는 성희롱이나 괴롭힘 신고를 접수하면 지체 없이 사실 확인 조사를 해야 할 법적 의무가 있다. 따라서 작성자에 대한 감사실 조사는 회사가 마땅히 해야 할 법적 조치를 이행한 것이다.
"12살 차이는 안 되나요?"... 나이보다 중요한 건 태도
그렇다면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동료에게 고백하는 것 자체가 불법일까?
법적으로 나이 차이 자체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헌법은 사생활의 자유를 보장하고, 민법상 성인은 누구나 자유롭게 연애하고 혼인할 수 있다. 12살이든 20살이든, 양 당사자가 동의한다면 법이 개입할 영역은 아니다.
하지만 직장이라는 특수성이 개입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한국 사회의 위계적 문화 속에서 12살이라는 나이 차이는 그 자체로 무언의 권력이 될 수 있다.
특히 선배나 상급자가 연하의 하급자에게 고백할 경우, 상대방은 이를 순수한 호의가 아닌 위력에 의한 압박으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농후하다.
작성자의 "용기 낸 고백"이 상대방에게는 "공포의 출근길"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상대를 배려하지 않는 일방적인 마음은 사랑이 아니라 폭력이 될 수 있음을, 이번 사건은 묵직하게 경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