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 회식 후 이동하다 '실족사'⋯법원, "아직 퇴근 전이었다" 업무상 재해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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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 회식 후 이동하다 '실족사'⋯법원, "아직 퇴근 전이었다" 업무상 재해 인정

2020. 11. 23 11:46 작성2020. 11. 23 11:4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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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jung@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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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 겸 회식 후 자리 이동하다 사망한 직원

근로복지공단, 산재 인정 안 해 "통상적인 출퇴근 경로와 다르다"

법원 "작업 마치고 사장 집 근처로 이동한 상태⋯퇴근으로 볼 수 없다"

'늦은 점심' 회식을 하고 2차 자리로 이동하다가 사고로 사망했다면 '업무상 재해'라는 법원 판결이 나왔는데, 그 근거는 두 가지였다. /셔터스톡⋅편집=조소혜 디자이너

회사 사장과 '늦은 점심' 회식을 하고 2차 자리로 이동하다가 실족 사고로 사망했다면 '업무상 재해'라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사고 시각이 아직 퇴근 시간 전"이었다는 점과 "식사 비용을 모두 사장이 냈다"는 점이 주요한 근거가 됐다.


지난해 1월 A씨(57)는 사장과 함께 늦은 점심 겸 1차 회식을 하고 2차 회식을 위해 육교를 건너고 있었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A씨가 발을 헛디디며 육교 아래로 굴러떨어졌다. 병원으로 급히 실려 갔지만, A씨는 끝내 뇌출혈 등으로 숨졌다.


이 사망을 둘러싸고 법적 공방이 벌어졌다. A씨가 업무상 재해로 사망했는지 여부였다.


근로복지공단 "업무상 재해로 볼 수 없다"

우리 산업재해보상보호법(제62조)은 근로자가 업무상의 사유로 사망했을 경우 유족에게 급여를 지급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유족 측은 이를 근거로 근로복지공단에 유족급여를 신청했다.


하지만 근로복지공단은 이번 사망을 업무상 재해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당시 참석한 회식은 사무직 직원이 빠진 단순 친목 행사이고, 사망 장소도 통상적인 출퇴근 경로와는 무관하다"는 점을 들었다.


산업재해보상보호법(제37조)은 출퇴근 과정에서 발생한 사고도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는데, A씨는 사고 발생 지점이 출퇴근 경로에서 벗어나 있었으니 이를 적용할 수 없다는 논리였다.


법원이 '업무상 재해'로 인정한 두 가지 근거

유족 측은 이 판단에 불복하며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법원 판단은 "유족 주장이 맞는다"였다. 서울행정법원 제7행정부(재판장 김국현 부장판사)는 크게 두 가지 이유를 들어 유족 손을 들어줬다.


① 사고 시각이 아직 퇴근 시간 전이었다.

② 식사 비용을 모두 사장이 지불했다.


김국현 부장판사는 "출퇴근이란 주거지와 근무지 사이의 이동을 말하는데, A씨가 작업을 마치고 사장의 집 근처로 이동한 것은 아직 퇴근이 완료되지 않은 상태"라고 판단했다.


A씨는 이날 경기도 시흥에 있는 사장의 집으로 이동해 사장을 태우고 작업 현장인 서울로 이동했다. 이후 현장 작업을 마치고 다시 사장의 집 근처로 이동한 상태였다.

법원은 이 상태를 "A씨가 아직 퇴근하기 전"으로 판단했다. 이렇게 되면 "출퇴근 경로에서 벗어나 있으니 업무상 재해가 아니다"는 공단 측 주장이 성립할 수 없게 된다. 퇴근을 하지 않았기에 '출퇴근 경로에서 벗어나 있다'는 이유로 유족급여를 주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재판부는 사업주가 늦은 점심 식사를 겸하는 회식 자리의 비용을 모두 지불했다는 점도 지적했다. 재판부는 "회식에 2명이 참석했고 회식 비용은 모두 사업주가 지불했다"며 "점심 식대 제공은 근로 조건 중 하나였다"고 밝혔다.


이어 재판부는 "사무직 직원이 참석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업무상 행사가 아닌 단순한 친목 도모라고 보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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