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방서 14차례 자위⋯ "벌금형"이란 경찰의 말에 변호사는 의문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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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방서 14차례 자위⋯ "벌금형"이란 경찰의 말에 변호사는 의문을 가졌다

2019. 11. 05 18:52 작성
안세연 인턴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y.ah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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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일하는 여성 보며 6시간 동안 14차례 자위행위

다음 날 경찰에 신고하자 "단순 벌금형 나올 것"

성범죄 전담 변호사 "벌금형? 경찰의 섣부른 예상"

지난달 26일 경기도 의왕시의 한 PC방 흡연실에서 한 남성이 카운터에 있는 여성 아르바이트생을 바라보며 자위행위를 하고 있다. /JTBC 캡처

10월 26일 경기도 의왕시의 한 PC방 흡연실. 모자를 깊게 눌러쓴 남성이 카운터에 앉은 여성 아르바이트생을 빤히 쳐다본다. 여성이 움직이면 시선이 따라간다. 남성의 손은 부자연스럽게 바지 위를 오간다. 주로 중요 부위를 훑는다. 이 행동은 6시간 동안 무려 14차례에 걸쳐 이어졌다.


이 남성은 한 손으로 담배를 피우는 듯했지만 다른 손으로는 자위행위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범행 장면이 담긴 CC(폐쇄회로)TV를 보면 이 남성은 다른 손님이 지나갈 때면 손을 빼고 휴대전화를 보는 척 연기했고, 아무도 없으면 자위행위를 반복했다. 이상한 느낌을 받은 여성이 밖에 있는 화장실로 나가자 그 바로 앞 복도까지 따라가기도 했다.


CCTV 영상 들고 경찰서 찾아갔지만⋯"단순 벌금형에 그칠 것"

피해 여성은 사건 다음 날 CCTV 영상을 들고 경찰을 찾았다. 성범죄 신고를 위해서였다. 하지만 담당 경찰의 말에 맥이 풀렸다. "단순 벌금형에 그칠 것이다." 사건을 접수한 경찰은 "(상황이 벌어진) 그때 신고를 바로 해주지 그랬냐"고 말했다고 피해 여성은 기억했다.


사건이 알려지자 경찰의 부적절한 대응을 두고 비판이 쏟아졌다. 또한 로톡뉴스 취재 결과, 이 경찰의 발언은 성급했을 뿐 아니라 사실과 다른 부분도 있었다. 변호사들은 "벌금형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형사⋅성범죄 전담 JY 법률사무소 이재용 변호사는 "경찰 측에서 섣부르게 부적절한 대응을 했다"며 "이 사건에서 검찰은 징역 8개월~10개월 정도를 구형할 것이고, 재판부에서도 여러 유리한 사정을 고려해줘야 실형이 아닌 집행유예 정도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경찰 측이 주장한 '벌금형'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조사해보니⋯그 장소에서, 그 행위가 처음이 아니었다

이 사건을 조사 중인 의왕경찰서는 공연음란죄 등을 적용해 검찰에 넘길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해당 남성의 추가 범행도 드러났다. 사건 이틀 전 같은 장소에서 피해자는 달랐지만 비슷한 수법의 범행이었다. 이 역시 CCTV에 고스란히 담겼다.


우리 형법(제245조)은 공연음란죄를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한다. 하지만 A씨는 1년을 초과하는 징역형이 선고될 수 있다. 지난 10월 26일과 28일 두 차례 범죄를 저질렀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 선고 형량이 1.5배까지 가중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이론적인 계산일 뿐이다. 실제로는 어느 정도의 처벌이 내려질까. 성범죄 관련 실무를 많이 담당한 변호사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성범죄 전담 변호사들이 본 처벌 수위 "벌금형 보다는⋯"

이번 사건을 검토한 이재용 변호사는 "공연음란죄의 처벌 수위가 낮은 건 사실이다"라고 전제한 뒤 분석을 시작했다.


이 변호사는 "이번 사건의 경우 두 차례 범행으로 인해 가중처벌 될 것으로 보인다"며 "공연음란죄라는 죄의 특성상 초범이 잘 없고, 추후 조사에서 여죄(餘罪) 등이 드러날 가능성도 크다"고 했다.


이어 "공연음란죄로 붙잡힌 피의자 대부분이 질병에 가까울 정도로 범행에 집착하는 특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 뒤 "종합해보면 벌금형보다는 집행유예 정도의 징역형이 나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법률사무소 한길로'의 박종현 변호사도 "최근 들어 성범죄에 대한 처벌 수위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벌금형 정도의 처벌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의견을 같이했다.


실제 판례를 봐도 공연음란죄의 경우 동종전과가 있거나 복수의 범죄를 연달아 저질렀을 때 실형까지 선고되는 사례가 많았다. 2018년 제주지방법원 판례와 2013년 서울남부지방법원 판례가 여기에 해당했다.


당시 제주지방법원은 대학교 여자 기숙사 방에 몰래 들어가 두 학생 앞에서 자위행위를 한 30대 남성에 징역 6개월을 선고했다. 이 남성은 앞서 두 차례 공연음란죄로 벌금형을 받았다.


서울남부지방법원 역시 수업 시간 갑자기 복도에서 바지를 내리고 자위행위를 한 50대 기간제 교사에 징역 8개월을 선고했다. 해당 교사는 학생들을 때려 다치게 한 죄까지 포함됐다.


"경찰 측의 부적절한 대응⋯신고자 더 신경 썼어야 "

경찰의 부적절했던 대응은 이러한 배경의 무지(無知)에서 나온 것으로 분석된다.


이재용 변호사는 "처벌이나 판결 등의 내용을 잘 모르는 비(非)법조인을 대상으로 한 대민 업무는 수사기관에서 좀 더 신경 써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신고를 한 사람 입장에서는 매우 상처가 됐을 것"이라며 "사실관계에 대한 오해 외에도 배려심이 적었던 대응이었다"고 경찰을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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