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역 25년에도 전자발찌 기각? 법원 '재범 위험' 판단의 미스터리"
"징역 25년에도 전자발찌 기각? 법원 '재범 위험' 판단의 미스터리"
"대화하려 했다"더니 새벽 3시 흉기 들고 잠복
재판부, 피고인 '계획적 살인' 판단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수원지방법원 제15형사부는 2025년 7월 24일 살인, 부착명령, 보호관찰명령 사건(2025고합387, 2025전고10, 2025보고3 병합)에서 중국 국적의 피고인 A에게 징역 25년을 선고하고 보호관찰 5년을 명했다.
그러나 검찰이 청구한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명령은 기각하며, 중형에도 불구하고 전자장치 부착의 필요성에는 미치지 못한다고 판단해 이목이 집중된다.
사건의 전말은 충격적이다.
수원시 팔달구에서 과일 및 채소 판매업 'B'를 운영하던 피고인 A는 인근 동종업자였던 피해자 C(남, 65세)가 자신의 가게에 대한 험담을 하고 영업을 방해하려 한다는 오해와 분노에 사로잡혔다.
피고인은 2025년 2월 초순경, 피해자 C를 살해하기로 마음먹고 사전에 피해자의 주거지와 출퇴근 동선을 파악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2025년 3월 7일 새벽 3시경, 피고인은 등록번호판을 가린 오토바이를 운전하고 헬멧을 착용한 채 피해자 C의 아파트 앞 도로에 도착했다.
숨겨둔 오토바이 근처에서 잠복하던 피고인은 3시 29분경 출근을 위해 화물차로 걸어가는 피해자를 발견하자, 미리 준비한 과도(전체 길이 약 23.6cm, 칼날 길이 약 12.6cm)로 피해자의 목과 얼굴 부위를 무자비하게 공격했다.
피고인은 저항하는 피해자를 바닥에 넘어뜨린 뒤 제압하고 수회 더 찔러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했다.
법원, 우발적 범행 주장 배척...징역 25년 선고 근거는
피고인 측은 재판 과정에서 "피해자와 대화하려 했으나 몸싸움 도중 이성을 잃고 우발적으로 살해했다"고 주장하며 계획적 범행이 아님을 항변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범행 약 한 달 전 피해자의 주거지, 출근 시간 등을 파악한 점 △인적이 드문 새벽 3시에 흉기를 소지하고 번호판을 가린 오토바이, 헬멧까지 착용하고 잠복한 점 △CCTV 영상과 법의학자 의견 등을 통해 피해자 공격 시작부터 흉기를 일관되게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는 점 △범행 후 구호 조치 없이 태연하게 오토바이를 타고 이탈하고 과일까지 사러 간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
특히, 피고인이 긴급체포 후 배우자 면담을 거쳐 "미행했던 당시부터 피해자를 죽이고 자신 스스로도 죽고 싶은 마음에 범행을 계획했다"고 진술했던 점을 근거로, 재판부는 "피고인이 이 사건 당시 살인의 범의를 가지고 사전에 범행을 계획한 다음 피해자를 찾아가 살해한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인간의 생명을 침해하는 살인죄의 중대성을 강조하며, 잔혹한 범행 수법과 피고인의 책임 축소 태도, 유족의 엄벌 탄원 등을 양형에 반영해 징역 25년을 선고했다.
이는 양형기준상 특별조정된 가중영역(징역 15년~30년) 내에서 결정된 중형이다.
장기 징역형에도 검찰이 청구한 '전자장치 부착' 기각한 법원의 결정적 판단
검찰은 피고인의 치밀한 계획 범행, 잔혹한 수법, 책임 회피 태도 등을 근거로 살인범죄를 다시 범할 위험성이 높다며 징역형 외에 보호관찰명령(5년)과 함께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명령(부착명령)도 청구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살인범죄를 다시 범할 위험성이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부착명령 청구는 기각했다.
그 핵심적인 이유는 '재범의 위험성이 위치추적 전자장치를 부착하여 행적을 감시하여야 할 정도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판단이다.
법원은 부착명령 기각 근거로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제시했다.
- 불특정인 대상 무차별 폭력성 없음: 이 사건 범행은 피고인의 '개인적인 원한과 분노'로 촉발된 것으로, 불특정인을 대상으로 무차별적 폭력성이 발현된 것은 아니므로 향후 불특정인을 상대로 살인범죄를 범할 경향성이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 이전 범죄 전력 없음: 피고인은 2007년 국내 입국 이후 이 사건 범행 전까지 아무런 범죄 전력이 없다.
- 전문가 재범위험성 평가: 성인 재범위험성 평가도구(KORAS-G) 및 정신병질자 선별도구(PCL-R) 평가 결과 총점이 모두 '중간' 수준으로 평가되어 재범위험성이 '높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담당 조사관 역시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에는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 보호관찰을 통한 재범 방지 효과: 피고인에게 장기간의 징역형과 형 집행 종료 후 5년간 보호관찰을 받을 것을 명했으므로, 이를 통해 재범을 방지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았다.
종합적으로 재판부는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에게 형 집행 종료 후에 보호관찰을 받도록 명하는 것을 넘어서 위치추적 전자장치의 부착을 명할 필요성이 있을 정도로 장래에 살인범죄를 범하여 법적 평온을 깨뜨릴 상당한 개연성이 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며 부착명령 청구를 기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