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가 무단횡단 했다는 사실은 유리하지만⋯임슬옹이 여전히 처벌될 가능성 있는 이유 3
피해자가 무단횡단 했다는 사실은 유리하지만⋯임슬옹이 여전히 처벌될 가능성 있는 이유 3
가수 임슬옹, 심야 빗길 운전 중무단횡단 하던 보행자 사망사고 내
운전자 '과실' 인정되면 처벌⋯"이런 경우도 책임을 묻는 건 가혹하지 않나요?" 여론
임슬옹에게 유리한 요소 3가지 있지만⋯처벌 결정할 변수 3가지도 있어

무단횡단하는 보행자를 들이받아 사망사고를 낸 가수 겸 배우 임슬옹. 그의 처벌 가능성을 변호사와 함께 예측해봤다. /셔터스톡⋅연합뉴스
무단횡단하는 보행자를 들이받아 사망사고를 낸 가수 겸 배우 임슬옹(33). 그가 처벌될 수 있다는 소식에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여론이 압도적이다.
심야 시간, 그것도 빗길에 무단횡단을 하는 보행자를 쳤는데 "운전자에게 책임을 묻는 건 너무 가혹하다"는 것이다. 실제 교통사고 사건 경험이 풍부한 변호사들도 "지금 알려진 상황으로 보면 기본적으로 임슬옹에게 유리한 건 사실"이라고 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처벌 가능성이 낮은 건 또 아니다"고 했다. 임슬옹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변수' 역시 3가지 이상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어떤 이유에서 임슬옹이 처벌될 수 있는 건지 정리해봤다.
서울 전역에 호우 특보가 내려졌던 지난 주말(1일). 사건은 밤 열두시에 가까운 심야에 벌어졌다.
SUV 차량을 운전하던 임슬옹은 이날 서울 은평구의 한 도로에서 50대 남성을 들이받았다. 횡단보도에 빨간 불이 켜져 있었지만, 무단으로 길을 건너던 보행자였다. 임슬옹 측은 "사고 직후 구호 조치를 곧바로 취했으나, 피해자가 병원으로 이송 도중 사망하게 됐다"고 밝혔다. 음주 운전은 아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 임슬옹은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받는다. 이에 변호사들은 "핵심 쟁점은 운전자의 '과실' 여부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슬옹에게 사고를 낸 '과실'이 있다면 처벌될 가능성이 높지만, 반대로 그가 '해야 할 주의 의무'를 다했다면 처벌을 피한다는 뜻이다.
변호사들은 "알려진 사실을 토대로 볼 때 임슬옹에게 유리한 건 맞는다"고 밝혔다. "운전자의 과실이 없다고 여겨질 만한 사정에 해당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피데스법률사무소의 정민규 변호사는 "(재판에 갈 경우) 무죄가 선고될 가능성이 조금 더 높아 보인다"며 "시간대가 심야였고(①), 비도 많이 오는 상황이었으며(②), 피해자가 무단횡단을 한 점(③) 등을 고려했을 때 그렇다"고 했다.
JY 법률사무소의 이재용 변호사도 비슷한 의견이었다. "사고 당시 임슬옹이 전방주시 의무를 게을리한 책임이 없다면 과실이 인정되지 않을 가능성이 더 커 보인다"고 밝혔다. 사건이 이렇게 풀리면 임슬옹은 무죄다.
하지만 변호사들은 "그렇다고 해서 처벌 가능성을 낮게 볼 수도 없다"고 했다. "최근 비슷한 사건에 대한 법원 판례를 볼 때 여러가지 사정이 종합적으로 고려되고 있고, 이때 '변수'가 될 수 있는 점 역시 마찬가지로 3가지 정도로 다양하기 때문" 이었다.
법률 자문

변수① 심야시간이라 하더라도⋯ 사고가 발생한 도로의 밝기와 여러 사정 따져야
법률사무소 승인의 장준환 변호사는 "사고 시간대가 심야였다고 하더라도 중요하게 고려되는 게 있다"며 "사고가 발생한 도로 주변에 가로등이 있었는지, 그리고 그 밝기가 중요하다"고 했다.
"가로등이 없었거나, 밝기가 어두웠다면 임슬옹에게 더욱 유리하겠지만, 반대로 밝았다면 그렇지 않다"며 "중요한 쟁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일반적으로 서울 시내의 도로는 밝은 편이기 때문에 지금 나온 정보만으로는 유⋅무죄를 판단하기 어렵다"고 했다.
법무법인 성율의 박규석 변호사도 비슷한 의견이었다. "사고가 발생한 도로가 어떤 도로였는지가 중요하다"며 "만일 편도 2차로 이하의 도로라서 평소에도 무단횡단이 빈번히 일어나는 도로였다면 임슬옹의 과실이 인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법무법인 에이치스의 김용태 변호사도 "도로 상황이 중요하다"며 "운전자의 과실을 따질 때 주변에 주⋅정차된 차량이나, 그 밖에 운전자의 시야를 가리는 요소가 존재했는지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변수② 빗길이었다고 하더라도⋯ 보행자의 옷 색깔에 따라 달라져
장준환 변호사는 비가 오는 상황이었다고 하더라도, "보행자의 옷 색깔이 중요한 고려사항"이라고 했다.
우천 당시 보행자가 어두운 계통의 옷을 입고 있었다면, 임슬옹이 보행자를 발견하기 어려웠을 것이므로 책임을 묻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반대로 그게 아니라 보행자가 밝은 옷을 입고 있었다면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의미였다.
정민규 변호사도 "보행자의 옷 색깔이 어두운 계통이었는지 여부가 종합적으로 고려될 것"이라고 밝혔다.
변수③ 무단횡단했다고 하더라도⋯ 사고 직전 임슬옹의 운행 속도도 중요
변호사들이 밝힌 마지막 변수는 임슬옹의 사고 당시 속도였다. "제한 속도는 지켰는지, 사고 직전에 감속했는지 여부 등이 중요하다"고 했다.
법률 자문

법무법인 테헤란의 이수학 변호사는 "최근 하급심 판례들을 분석해봤을 때 임슬옹이 속도위반 등 교통법규를 위반하지 않았는지 등이 고려될 것"이라며 그 외 "임슬옹이 즉각적으로 급정거 조치를 취했는지 등도 중요하다"고 했다.
박규석 변호사도 보행자의 무단횡단 사건이라고 하더라도, "운전자가 제한 속도를 지켰는지 여부 역시 중요하다"며 "사고 당시 비가 내리고 있었으므로 임슬옹은 평소 제한 속도보다 20% 더 감속 운전했어야 한다"고 밝혔다.
법무법인 기회의 안병진 변호사 역시 "임슬옹이 전방주시 의무는 다했는지, 충격 전에 제동 조치는 할 수 있었는지 등을 함께 판단해야 한다"며 "결국 여러 사정이 종합적으로 고려될 것"이라고 봤다.
그러면서 이수학 변호사는 실제 비슷한 사건에서 유죄가 나온 판례를 소개했다. 지난 2018년 울산지법은 '보행자 무단횡단 사망 사건'에서 운전대를 잡은 택시 운전사에게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 피해자가 4차선 도로에서 무단횡단을 하다가 사고로 사망했으나, 운전자 역시 제한속도를 15km 초과해 운전한 사건이었다.
즉, 임슬옹의 경우에도 규정 속도를 지켰는지가 처벌을 결정하는 변수가 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