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름간 95회 도박, 단순도박 vs 상습도박… 죄명 가르는 기준은
보름간 95회 도박, 단순도박 vs 상습도박… 죄명 가르는 기준은
과거 다른 범죄 전과도 있고, 추가 도박 사실까지 털어놔 불안
검찰 단계서 죄명 바뀔 가능성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보름 동안 95차례에 걸쳐 2300만원대를 입금하며 도박을 한 A씨. 최근 경찰 조사를 받은 그는 조서에 적힌 죄명이 ‘도박’인 것을 보고 잠시 안도했다. 상습도박이 아닌 단순도박으로 처리된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A씨의 불안은 가시지 않는다. 조사 과정에서 다른 기간에 도박한 사실까지 솔직하게 털어놨고, 과거 다른 종류의 범죄로 처벌받은 전력도 있기 때문이다.
경찰 단계에서는 단순도박으로 판단됐지만, 검찰로 사건이 넘어간 뒤 상습도박으로 죄명이 바뀌어 더 무거운 처벌을 받게 될 수도 있는 걸까?
경찰 조서에 찍힌 '단순도박', 안심해도 될까
결론부터 말하면, 안심하긴 이르다.
변호사들은 경찰 조서에 ‘도박’으로 기재됐더라도 검찰 단계에서 ‘상습도박’으로 죄명이 변경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예서 법률사무소 배재용 변호사는 “조서에 죄명이 ‘도박’으로 기재되어 있다면 현 단계에서는 단순도박 혐의로 조사된 것으로 볼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다만 경찰이 작성한 죄명이 최종 결론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JY법률사무소 이재용 변호사는 “검찰은 송치된 자료를 면밀히 검토해 최종 죄명을 확정하고 기소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며 “이때 검사가 기록을 검토하며 죄명을 상습도박으로 변경하거나 기소 내용을 수정할 권한을 가진다”고 설명했다.
공동법률사무소 온기 권장안 변호사 역시 “검사는 공소사실·적용법조의 변경을 법원 허가 하에 할 수 있어, 수사기록에 비추어 죄명이 달라질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덧붙였다.
'상습성' 인정되면 처벌 수위 급상승…판단 기준은?
단순도박과 상습도박은 처벌 수위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법률사무소 새율 최성현 변호사에 따르면 단순도박은 형법상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지만, 상습도박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법정형이 훨씬 무겁다.
상습성은 단순히 도박 전과 유무만으로 판단되지 않는다. 법원은 도박의 기간과 횟수, 도금액의 규모, 도박의 방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상습성을 판단한다.
변호사들은 A씨의 경우 상습성을 검토하기에 충분한 규모라고 봤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변호사는 “보름간 95회, 2350만원이라는 수치는 수사기관 입장에서 상습성을 검토하기에 충분한 규모”라며 “죄명이 상습으로 의율되지 않도록 방어하는 것이 현시점의 핵심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법률사무소 유 (唯) 박성현 변호사도 “도박 기간이 보름으로 짧더라도 95회에 걸친 잦은 입금 횟수와 2350만원이라는 도금액 규모를 고려할 때 상습성이 인정될 여지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추가 자백과 과거 전과…처벌 낮추려면 '재발 방지 노력' 입증해야
A씨가 조사 과정에서 추가 범행을 자백한 점이나 과거 다른 범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다는 점은 양형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이재용 변호사는 “조사 과정에서 다른 기간의 이용 사실까지 자백했다면, 수사기관은 이를 토대로 전체적인 도박 횟수와 기간을 재산정할 것이며, 이 과정에서 보완수사 요구가 내려지거나 추가 조사가 이루어질 여지는 충분하다”고 봤다.
이러한 상황에서 처벌 수위를 낮추기 위해서는 진심 어린 반성과 함께 재발 방지를 위한 구체적인 노력을 입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변호사들은 조언했다.
강대현 변호사는 “단순히 반성문을 제출하는 것을 넘어, 도박 사이트 차단 내역, 치료 및 상담 계획, 계좌 관리 등 실질적인 재범 방지 노력을 입증할 수 있는 자료를 지금부터 철저히 보강하여 검찰 측에 전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와이에이치 법률사무소 김영호 변호사도 “도박 중단 및 재발 방지 노력을 구체적으로 소명하는 것이 벌금액을 낮추는 데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