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가 판사에 대들면서까지 정경심 공소장 변경에 목맨 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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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가 판사에 대들면서까지 정경심 공소장 변경에 목맨 배경

2019. 12. 10 16:40 작성
엄보운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eom@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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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문서위조' 혐의 정경심 교수 재판서 고성이 오갔다는데…

"재판부 결정 부당하다" vs. "계속 그러면 퇴정시킬 것" 검사와 판사 신경전

'사문서위조' 혐의 정경심 교수 재판서 판사와 검사 사이에 고성이 오갔다. 법복을 입고 출석하는 재판정에서 이렇게까지 말다툼을 벌이는 일은 매우 이례적이다. 해당 이미지는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연합뉴스

"재판부 지시에 따라주..", "재판부 지시에 따라주세요!", "재판부 지시에 따라주세요!!!"


10일 오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 교수 재판에서 날 선 목소리가 잇따라 터져 나왔다. 재판장을 맡은 송인권 부장판사가 세 차례나 같은 말을 반복하며 검사의 말을 막은 것이다. 그럼에도 검사가 발언을 멈추지 않자 "계속 그렇게 하면 퇴정시키겠다"는 말까지 나왔다.


'쫓아내겠다'는 취지의 경고를 받은 검사의 얼굴빛은 몹시 붉었다. 앞서 검사는 재판부를 향해 "재판부 결정은 부당하다"고 외쳤지만, 강도 높은 재판부의 질책에 입을 다물었다. 법복을 입고 출석하는 재판정에서 판사와 검사가 이렇게까지 말다툼을 벌이는 일은 매우 이례적이다.


검찰의 공소장 변경 신청에, 재판부 'NO'

갈등은 검찰이 기존 정경심 교수의 공소장을 변경하겠다고 하면서 시작됐다. 검찰은 추가 확인된 내용을 바탕으로 정 교수의 범죄사실을 수정하겠다고 변경을 신청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를 허용하지 않았다. "너무 많은 것을 바꾼다"는 이유에서였다.


검찰은 즉각 반발했다. "검찰이 기소한 내용은 하나의 문건에 대해 위조했다는 하나의 사실"이라며 "그와 관련해 날짜와 장소 일부를 변경 신청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존 판례에 비춰도 동일성이 인정되는데 공소장 변경을 허가하지 않은 재판부의 결정은 부당한 측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검찰이 "불허한 취지를 자세히 검토해 공소장 변경을 재신청하고 추가 의견을 개진하겠다"고 하면서 사태가 진정되는 듯 보였다. 하지만 이후 재판부가 검찰이 제출한 새 증거를 문제 삼으면서 양측은 한 번 더 충돌했다.


검찰은 이날 공소장이 변경될 줄 알고 이를 입증할 수 있는 '새 증거목록'도 함께 냈다. 이에 대해 재판부가 "이 증거가 (기존 공소장과) 무슨 상관이 있느냐"고 짚은 것이다. 새 증거는 새 공소장을 입증하기 위한 근거인데, 공소장이 변경되지 않았으니 '상관없는 증거'라는 취지의 지적이었다.


검사는 "저희는 (상관있다고) 그렇게 본다. 그래서 관련 증거를 제출하려는 것"이라고 맞섰다. 이에 재판부는 "검사님은 검찰 판단이 틀릴 수 있다고 생각 안 하느냐"고 말했다.


서울중앙지법 전경 사진. /연합뉴스


검찰은 '정경심 공소장'에서 무엇을 바꾸고 싶었을까?

검찰이 변경하려고 했던 공소장은 요약하면 이렇다.


<기존 공소장>

'정경심 교수는 2012년 9월 7일 동양대에서 학교 총장의 직인을 임의로 날인했다.’


이것을 이렇게 바꾸고자 했다.


<변경 공소장>

'정경심 교수는 2013년 6월경 자신의 주거지에서 컴퓨터를 통해 파일을 붙여 위조했다.'


범행 장소는 ‘동양대’에서 ‘정 교수 주거지’로, 위조 방법은 ‘총장 직인 임의 날인’에서 ‘캡처한 직인 이미지를 파일에 붙여넣은 것’으로 변경한 것이다. 범행 시간도 '2012년 9월'에서 '2013년 6월'로 변경했다. 이것 말고도 공범은 ‘불상자(알 수 없는 사람)’에서 ‘정 교수의 딸’로, 위조 목적은 ‘유명대학 진학’에서 ‘서울대 제출’로 바꾸고자 했다.


검찰이 '공소장 변경' 위해 재판부에 대들 수밖에 없던 이유

공소장 변경을 두고 검찰은 왜 이렇게까지 감정싸움을 벌인 걸까. 결과만 두고 말하자면 공소장이 수정되지 않으면 검찰은 이번 재판에서 이길 수가 없다.


공소사실이란 검찰이 입증해야 하는 목표물이다. 확보한 증거를 바탕으로 해당 내용을 입증해야 유죄가 선고된다.


검찰이 가진 증거는 '2013년 6월 정경심 교수 주거지'에서 벌어진 범죄사실에 대한 것이다. 그런데 목표가 '2012년 9월 동양대'에서 벌어진 범죄라면, 검찰이 가진 증거로는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다. 아무리 많은 증거를 제출해도 '엉뚱한 목표'를 두들긴 셈이기 때문이다.


이 점을 알고 있는 정 교수 측은 이날 자신만만하게 "무죄를 예상한다"고 밝혔다.


정 교수 측 변호를 맡은 김칠준 변호사는 재판이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이제 법원의 시간이 됐다. 양측이 법정에 내놓은 증거에 대해 적법한 조사를 거치면 이후 재판부가 판단하는 것이 인간이 만들어 낸 최선의 진실"이라며 "검찰이 모순된 주장을 이어갈 경우 법원에서는 증거가 없으니 무죄판결을 할 수밖에 없다고 조심스럽게 추측한다"고 말했다.


다음 정 교수 재판은 오는 19일 오전 10시에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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