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엄마 숨지게 한 백령도 음주운전 가해자 사망⋯이대로 사건 끝? 4억 배상책임은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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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엄마 숨지게 한 백령도 음주운전 가해자 사망⋯이대로 사건 끝? 4억 배상책임은 남는다

2020. 06. 09 18:21 작성
안세연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y.ah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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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낮에 벌어진 음주운전 사망 사건⋯피해자는 생후 50일 된 아기의 엄마

수사 도중 가해 운전자 숨지면서 "처벌 불가능하다"는 소식 알려져

변호사들 "가해자 가족에 손해배상책임 물을 수 있지만, '상속 포기'로 배상받기 어려울 수도"

지난달 15일 백령도에서 길을 걷던 20대 여성이 대낮에 화물트럭에 치여 숨졌다. 특히 피해 여성이 생후 50일 된 '아기 엄마'였던 것으로 알려져 큰 공분을 일으켰다. /셔터스톡

지난달 15일 서해 최북단 백령도의 한 도로. 길을 걷던 20대 여성이 대낮에 화물트럭에 치여 숨졌다. 당시 운전자 A(67)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취소 수준의 약 3배(0.215%). 만취 상태였다. 특히 피해 여성이 생후 50일 된 '아기 엄마'였던 것으로 알려져 큰 공분을 일으켰다.


그런데 수사를 받던 운전자 A씨가 갑자기 사망했다. 평소 앓던 지병이 악화돼 뇌출혈이 발생한 것이다. 이렇게 되면 사망한 A씨를 형사처벌 하는 건 불가능하다. 경찰도 "피의자(A씨)가 숨을 거둬 더는 수사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히면서 형사사건은 '공소권 없음'으로 마무리될 방침이다.


이런 소식이 알려지자, 이대로 사건 자체가 끝이 난 것으로 이해한 사람들이 많았다. 하지만 변호사들은 "A씨가 사망했다고 해서, 그의 민사책임까지 없어지는 건 아니다"라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A씨의 아내나 자녀 등 상속인이 피해 여성 측에 약 4억원 정도의 손해배상금액을 물어내야 한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동시에 "피해자가 실질적인 배상을 받아내기는 어려울 수 있다"고 밝혔다. 어째서일까.


가해자 사망해도⋯'민사상 손해배상책임'은 남은 가족에게 상속돼

변호사들은 "운전자 A씨가 사망했다고 하더라도, 형사책임과 달리 민사상 손해배상책임(민법 제750조)은 남는다"고 밝혔다. 사망한 A씨를 형사 처벌할 길은 없지만, 손해배상책임은 그의 재산과 함께 유가족에게 상속되기 때문이라고 했다.


법률 자문
서울종합법무법인의 서명기 변호사, '변호사 손조흔 법률사무소'의 손조흔 변호사, 법무법인(유)로고스의 박래형 변호사. /로톡 DB
서울종합법무법인의 서명기 변호사, '변호사 손조흔 법률사무소'의 손조흔 변호사, 법무법인(유) 로고스의 박래형 변호사. /로톡 DB


서울종합법무법인의 서명기 변호사는 "A씨의 손해배상책임은 그의 상속인들이 지분에 따라 상속받게 된다"고 했고, '변호사 손조흔 법률사무소'의 손조흔 변호사도 "A씨의 불법행위가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했으므로, 해당 책임은 채무(빚)로서 상속된다"고 밝혔다.


피해 여성의 직업이 무직일 경우 변호사들이 예상한 대략적인 배상액은 4억 4190만 4034원이었다. 크게 ①일실수입 ②장례 비용 ③위자료 등을 합친 금액이었다. 일실수입(逸失收入)이란 사망하지 않았다면 피해 여성이 일해 벌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수입을 의미한다.


일실수입(①)은 도시 일용노동자 임금을 기준으로 3억 3690만 4034원이었다. 피해자가 만 65세까지 벌 수 있는 돈을 모두 합친 액수다. 그 외 법원 관례에 따른 장례 비용(②)이 500만원, 정신적 피해에 대한 위자료(③)가 1억원 정도라고 했다.


변호사들도 비슷한 배상 금액이 나올 것이라는 취지로 말했다. 법무법인(유) 로고스의 박래형 변호사는 "대략 위와 같은 계산식을 쓴다"고 했고, 손조흔 변호사도 "(정확히는) 피해자의 사망 당시 소득이 일실수입(①)의 기준이 되겠지만, 대체로 이렇게 계산하면 맞는다"고 했다.


피해 여성의 직업이 무직일 경우를 가정한 손해배상 액수. /박남규 디자이너


"실제 배상 어려울 수 있다"는 변호사들, 이유는? 상속포기하면 손해배상책임 없어

다만 변호사들은 "피해자 측이 실질적인 배상을 받는 건 어려울 수 있다"고 분석했다. A씨의 상속인이 상속 자체를 포기할 경우 재산과 함께 채무(빚) 역시 지지 않게 된다는 이유에서였다. 만약 A씨의 재산보다 빚이 더 클 경우 상속인은 상속을 포기할 테고, 그렇게 되면 손해배상도 어려울 수 있다고 했다.


법률 자문
'박생환 법률사무소'의 박생환 변호사, 법무법인 초석의 김정수 변호사, 법무법인 성율의 박규석 변호사. /로톡 DB
'변호사 박생환 법률사무소'의 박생환 변호사, 법무법인 초석의 김정수 변호사, 법무법인 성율의 박규석 변호사. /로톡 DB


이 때문에 '변호사 박생환 법률사무소'의 박생환 변호사는 "실질적인 배상을 받기는 어려울 수 있다"고 했고, 손조흔 변호사도 "그렇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법무법인 초석의 김정수 변호사 역시 "이렇게 되면 원칙적으로 손해배상청구를 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손 변호사는 "비슷한 과거 선례가 있다"고 했다. 지난 1월 서울중앙지법이 세월호 참사의 책임을 선주였던 고(故) 유병언 전 회장의 자녀들에게 물었던 판결이었다. 당시 법원은 이들이 "세월호 수습 비용 1700억원을 공동 배상해야 한다"고 판결했지만, 그의 장남 유대균 씨는 배상책임을 지지 않았다.


유대균씨가 상속을 포기했기 때문이었다. 대신 다른 상속인 3명이 각각 500억원대의 금액을 배상하도록 했다. 이들은 상속포기 신청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박래형 변호사는 "당시 A씨는 자동차보험에 가입했을 것"이라며 "손해배상액이 보험금의 보상 범위를 넘어서는 경우에만 A씨 유가족에게 책임을 묻게 된다"고 했다.


법무법인 성율의 박규석 변호사도 "만약 A씨의 차량이 자동차 종합보험에 가입되어 있다면 보험회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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