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술, 술, 술…'170cm·43kg' 직장인 죽음을 법원은 '업무상 재해'로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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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술, 술, 술…'170cm·43kg' 직장인 죽음을 법원은 '업무상 재해'로 봤다

2022. 06. 03 10:40 작성
안세연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y.ah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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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 전, 주 평균 55시간 근무에 술접대만 4차례

근로복지공단 "사망과 업무 사이 인과관계 인정되지 않아"

법원은 "업무상 재해 맞다, 업무부담 가중"

거래처 술접대 후, 늦은 밤 귀가해 숨진 50대 직장인. 이에 업무상 재해를 인정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이 50대 직장인은 숨지기 전 일주일 동안 평균 55시간 근무에 술접대만 4차례 가진 것으로 드러났다. /게티이미지코리아⋅연합뉴스⋅편집=조소혜 디자이너

그날도 술접대 자리가 있었다. 자정이 넘어서야 집에 돌아와 잠이 든 50대 직장인 A씨는 당일 새벽 3시쯤 숨졌다. 사인은 허혈성 심장질환(심장에 혈액 공급이 부족해 발생하는 질환).


A씨의 업무 부담은 가중된 상태였다. 숨지기 직전 일주일 동안 총 4차례에 걸쳐 거래처와 술접대 자리를 가졌고, 그 기간 평균 업무시간도 54시간 50분이었다. A씨의 키는 170cm가 넘었지만, 체중은 43kg에 불과했다.


그런 A씨의 죽음에 대해 근로복지공단은 "사망과 업무 사이 상당한 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며 업무상 재해를 인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법원 "업무부담 가중됐던 상태로 보여"…유가족 손 들어줘

법원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업무상 재해를 인정해달라"는 취지의 소송을 낸 A씨 유가족의 손을 들어줬다. 서울행정법원 행정8부(재판장 이정희 부장판사)는 해당 소송(유족급여⋅장의비 부지급 처분 취소)에서 원고(A씨 유가족) 승소 판결했다고 지난 2일 밝혔다.


법원은 업무에서 비롯된 부담과 스트레스로 인해 A씨가 사망한 게 맞다고 봤다. 사망 직전에도 과음을 했고, 숨지기 전 이틀 연속 술접대 자리를 가진 점 등을 고려한 결과였다. 재판부는 A씨가 비용을 법인 카드로 결제한 점 등을 이유로 접대 자리가 업무에 있어서 필수적인 성격이었다고 봤다.


재판부는 "A씨는 (카드 관련 회사) 연구소장의 업무를 충실히 하기 위해 정규 근로시간 업무 외에도 평일 퇴근 후 시장상황 파악과 고객관리를 위해 카드사 임직원들과 자주 술자리를 가질 수밖에 없었다"며 "A씨는 '을'의 지위에서 '갑'에 해당하는 카드사 임직원들에게 술접대를 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봤다.


이어 "사망 한 달 전을 기점으로 A씨가 해오던 업무와 무관한 영업부 업무가 넘어와 매일 업무 파악을 해야 했고, 사망 직전엔 (회사 창립 이후 처음 개최하는) 그룹사 전체 회의 준비를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며 "사망 당시 업무부담이 양적⋅질적으로 가중됐던 상태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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