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천만원 날리고 소송까지…” 무자격 중개인 믿고 ‘마이너스 피’ 전매했다가 파산 직전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8천만원 날리고 소송까지…” 무자격 중개인 믿고 ‘마이너스 피’ 전매했다가 파산 직전

2025. 11. 04 13:40 작성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무자격 중개인 믿고 '마이너스 전매'

계약금·중도금까지 떠안은 매도인의 눈물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결국 8천만 원 넘는 돈을 날리고 소송까지 당했습니다.”


오피스텔 분양권을 손해 보고 팔려다 매수자의 계약 불이행과 무자격 중개인의 행각에 휘말려 이중고를 겪는 한 분양자의 사연이다.


“급한 마음에 ‘마이너스 피’라도…” 비극의 시작

사건은 202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A씨는 1억 1천만 원짜리 오피스텔 분양권을 보유하고 있었다.


입주 잔금일이 다가오자 시공사로부터 “잔금을 납부하지 않으면 중도금 대위변제(대신 갚아준 것)를 근거로 소송을 걸겠다”는 내용증명을 받았다.


부동산 경기가 좋지 않아 잔금 마련이 어려워진 A씨는 울며 겨자 먹기로 분양권을 손해 보고 팔기로 결심했다.


A씨는 중개인을 통해 매수자를 찾았다. 분양가보다 낮은 가격, 이른바 ‘마이너스 프리미엄’ 조건이었다. 2020년 11월, A씨는 시행사의 승인까지 받아 매수자와 전매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조건에 따라 A씨는 오히려 매수자에게 마이너스 프리미엄과 부가세, 연체이자를 합쳐 840만 원을 쥐여줬다. 중개인에게도 중개비 명목으로 400만 원을 지불했다. 급한 불은 껐다고 생각했다.


잔금일 잠적한 매수자, 발뺌하는 중개인

하지만 약속된 잔금일, 매수자는 나타나지 않았다. 계약은 허공으로 날아갔고, A씨가 건넨 1240만 원(매수자 지급액 840만 원 + 중개비 400만 원)은 돌려받지 못했다.


중개인은 “개인 간 거래였을 뿐”이라며 책임을 회피했다. 황당한 마음에 A씨가 확인해 본 결과, 해당 중개인은 공인중개사 자격증조차 없는 무자격자였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시공사는 A씨를 상대로 잔금 청구 소송을 제기하고 재산에 가압류까지 걸었다. 결국 A씨는 자신이 냈던 계약금 1100만 원과 6000만 원의 중도금 대출, 연체이자 290만 원까지 모두 떠안을 위기에 처했다.


A씨가 형사 고소한 끝에 무자격 중개인은 2022년 12월 공인중개사법 위반으로 벌금 500만 원을 선고받았지만, A씨의 금전적 피해는 회복되지 않았다.


날아간 8천만원, 전부 돌려받을 수 있나?

A씨의 가장 큰 궁금증은 매수자와 무자격 중개인을 상대로 자신이 입은 손해 약 8천만 원을 모두 돌려받을 수 있는지다.


법률 전문가들은 청구는 가능하지만, 손해 항목별로 법적 근거와 입증 책임이 다르다고 조언한다.


우선 매수자에 대해서는 ‘채무불이행’ 책임을 물을 수 있다.


법무법인 심의 심준섭 변호사는 “매수자에게 지급한 마이너스 프리미엄과 부가세, 연체이자 합계 840만원은 당연히 반환 청구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계약금(1100만 원)과 중도금(6000만 원)에 대해서는 법무법인 창세 김정묵 변호사가 “매수자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해 그 부담이 귀하에게 전가된 경우 ‘이행불능으로 인한 손해’로 매수자에게 청구할 수 있다”고 봤다.


즉, 매수자가 계약을 이행했다면 A씨가 부담하지 않았을 비용이라는 점을 입증해야 하는 것이다.


무자격 중개인에게는 ‘불법행위’ 책임을 물어야 한다.


법률사무소 율경 홍수경 변호사는 “공인중개사 자격 없이 중개 행위를 한 것은 불법이며, 형사처벌까지 받았으므로 지급한 중개비 400만 원 전액 반환 청구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다만, 중개인의 잘못 때문에 A씨의 손해 전체가 발생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의견이 많다.


법무법인 세담 한정미 변호사는 “중도금 및 계약금 손해는 중개사의 무자격 행위와 직접적인 인과관계를 입증하기 어려워 전액을 청구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형사 판결은 강력한 무기”…소송 전략은?

전문가들은 민사소송을 통해 피해를 회복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중개인이 형사처벌을 받은 기록은 민사소송에서 매우 유리한 증거가 된다.


클리어 법률사무소 김동훈 변호사는 “형사 판결문은 불법행위를 입증하는 강력한 증거”라며 “매수자와 무자격 중개인을 상대로 손해배상 및 부당이득 반환 청구를 동시에 진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소송의 핵심은 ‘입증’이다. 이푸름 법률사무소 이푸름 변호사는 “전매계약서, 확인서, 계좌이체 내역, 형사판결문 등 증거자료를 종합해 매수자와 중개인 각각의 책임 범위를 정밀하게 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매수자의 계약 위반 행위와 중개인의 불법 중개 행위가 A씨의 각 손해 항목(계약금, 중도금, 이자 등)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법적으로 명확히 연결해야 한다는 의미다.


A씨는 매수자와 중개인에게 지급한 1240만 원과 계약 불이행으로 인해 추가로 발생한 손해에 대해 배상받을 길이 열려있다. 다만 계약금과 중도금 원금까지 포함한 8천만 원 전액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치밀한 법리 구성과 입증자료를 통한 험난한 증명의 과정을 거쳐야 할 것으로 보인다.

나만 모르는 일상 법률 상식, 매일 아침 배달해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