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2.5% 수익” 믿고 4,400억 증발…다단계 사기단 전원 중형
“하루 2.5% 수익” 믿고 4,400억 증발…다단계 사기단 전원 중형
다단계 '돌려막기' 주범들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서울중앙지방법원은 2024년 12월 10일, 사기, 유사수신행위의규제에관한법률위반, 범인도피, 범죄수익은닉의규제및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 5인에게 중형을 선고했다.
피고인 B과 C에게는 징역 10년이, 피고인 A에게는 징역 8년이 선고되었으며, 각각 수십억 원의 추징금도 명령했다.
범인도피 및 범죄수익은닉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 D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피고인 E는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
이번 사건은 'S'이라고 통칭되는 16개 계열사를 두고 마치 다양한 사업을 통해 고수익이 발생하는 것처럼 속여, 불특정 다수의 투자자들로부터 약 4,400억 원대의 자금을 불법으로 조달한 조직적 유사수신 및 사기 범행이다.
핵심 주범인 F(불기소 또는 별도 수사 중인 것으로 추정)와 공모하여, 피고인 A, B, C는 이 사기극의 핵심 축을 담당했다.
사기 수익구조 설계부터 '땡처리 물건' 허위 광고까지
사건의 발단은 G의 대표이사 F이 주축이 되어 2023년 1월경부터 기획된 'R 프로젝트'다. 이들은 땡처리 물건 유통 및 특정 사업을 통해 고수익이 나는 것처럼 허위 정보를 유포하며 투자자들을 모집했다.
피고인 A는 프로젝트 기획 초기 단계부터 참여해 유사수신 수익구조를 만들고 계열사 구성을 설계했으며, 전산업무 담당자를 추천하는 등 핵심적인 역할을 맡았다.
심지어 투자자들을 속이기 위해 주간보고서의 매출 및 수익을 허위로 부풀려 올리도록 제안하기도 했다.
피고인 B는 정육 도소매 등 사업체를 운영하며 'R 창단식'이나 투자설명회에 참석해 회사의 비전을 강연했다. 그는 운영 사업이 실제로는 수익을 내지 못하는 상황이었음에도, 마치 잘 진행되고 있는 것처럼 홍보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피고인 C 역시 리퍼제품 해외 수출업 등을 운영하며 창단식 및 설명회에 참석해 사업 비전을 강연하고, 허위 매출 실적 자료를 만들어 유포하는 데 가담했다.
이들의 기망행위는 "S에 투자하면 원금을 보장해주고, 매일 복리 이자로 최대 2.5%의 고수익을 지급하며, 합계 200%가 될 때까지 지급한다"는 거짓 약속에 기반했다.
하지만 실상은 '돌려막기' 방식으로 수익을 지급할 수밖에 없는 구조였고, 계열사들의 영업실적을 허위로 부풀려 투자자들을 기망했다.
이러한 수법으로 피고인 A은 1,295명의 피해자로부터 약 247억 원을, 피고인 B과 C은 1,294명의 피해자로부터 약 245억 원을 편취하고, 유사수신 행위로 피고인 A은 약 4,467억 원을, 피고인 B, C는 약 4,385억 원의 자금을 모았다.
"돈 세다가 잠 못 잘까 봐 걱정돼"… 공범들이 나눈 충격 대화
재판 과정에서 드러난 피고인들의 행적과 대화 내용은 조직적인 범행의 전모를 보여준다.
피고인 B은 F과의 통화에서 "형 어차피 잘못되면 여기 있지도 못해요 해외 나가지요 도망가야 되는데"라는 F의 말을 듣고, 이자율을 낮추는 방안에 대해 "이자율을 2%를 낮추는 게 아니라 0.5% 낮추는 건데 그것도 싫다고 그러면 지들이 어디 가서 2%를. 1.3, 1.2, 1, 0.5, 거의 50% 다 삭감이예요... 진통이 있겠구만"이라고 공모의 정황이 명확히 드러났다.
또한 사업설명회에서는 상위 모집책 U이 투자자들에게 "여러분 돈 많이 버시죠. 페이 가맹점 코인 이거 연동되면 여러분 돈을 얼마나 많이 벌까요? 걱정돼. 돈 세다가 잠 못 잘까 봐"라고 말하는 등, 노골적으로 사행심을 자극하는 문구로 투자를 유도했다.
피고인 C는 F이 경찰 수사를 받고 도주 중임을 알면서도, 임대차 보증금을 도피자금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이삿짐을 대신 옮겨 창고에 보관해주는 범인도피 행위까지 저질렀다.
법원의 엄중한 경고: "책임 매우 무겁고 죄질 불량"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공모하여 상당한 기간에 걸쳐 불특정 다수의 피해자들을 상대로 사업 현황이나 전망을 거짓으로 부풀려 홍보하며 거액의 투자금을 편취하고, 다단계 조직을 이용하여 유사수신행위를 하였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 사건과 같은 유사수신에 의한 사기 범행은 선량한 투자자들의 사행심을 자극하여 건전한 경제 질서를 왜곡하고 일반인의 근로의식을 저해할 뿐만 아니라 단기간에 다수의 피해자를 양산하는 등 그 사회적 폐해가 매우 크기 때문에 이를 엄중하게 처단할 필요가 있다"며 피고인들의 죄질이 불량하고 책임이 매우 무겁다고 판단했다.
징역 8년과 10년의 중형을 선고받은 피고인 A, B, C에 대해 재판부는 △범행의 수법, 조직성, 피해자의 수와 규모 △피해자 대부분에 대해 피해회복이 이루어지지 않은 점 등을 종합했다.
특히 A와 C는 동종 범죄로 인한 누범 기간 중에 범행을 저지른 점이 가중요소로 작용했다.
다만, 피고인 B은 일부 피해자들과 합의한 점, 피고인 C은 일부 합의금을 지급한 점, 피고인 D과 E는 직접 사기에 가담하지 않고 F의 지시대로 범죄수익을 수수한 점 등은 일부 참작되었다.
그러나 재판부는 "범죄수익을 수수하는 행위 또한 엄히 처벌할 필요가 있다"며 피고인 D에게 징역형의 집행유예와 함께 수수한 5억 원을, 피고인 E에게는 1억 원을 추징할 것을 명령했다.
법원의 이번 판결은 원금 보장과 고수익을 약정하며 투자자들을 유혹하는 조직적인 유사수신 사기 범죄에 대해 엄중한 경고를 던지며, 범행에 가담한 모든 관계자에게 책임을 묻겠다는 사법부의 확고한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해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