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 재판 중인데…"나도 음악을 좋아해" "좋은 곡 많이 만들어라" 판사 발언 논란
성범죄 재판 중인데…"나도 음악을 좋아해" "좋은 곡 많이 만들어라" 판사 발언 논란
여성 불법촬영 및 폭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정바비

여성을 폭행하고 불법촬영한 혐의를 받는 가수 겸 작곡가 정바비의 재판에서 판사가 한 발언이 논란이 되고 있다. /연합뉴스
"피고인은 작곡가라 했는데 우리가 다 아는 곡 중 대표곡이 있냐."
"음악을 좋아하는 편이라서 물어봤다. 좋은 곡 많이 만들라."
사석에서 나온 질문이 아니었다. 법정에서 재판장이 성범죄로 재판 받는 피고인에게 한 말이었다. 지난 12일 서울서부지법 형사 6단독 김성대 부장판사의 심리로 열린 첫 번째 공판 기일.
질문을 받은 건 여성을 폭행하고 불법촬영한 혐의를 받는 가수 겸 작곡가 정바비(본명 정대욱)였다.
김 부장판사는 재판이 마무리될 무렵 정바비에게 "나도 음악을 좋아하는 편" "어떤 음악을 작곡하냐"는 등 공소 사실과 무관한 발언을 수차례 했다. 그러면서 "좋은 곡을 많이 만들라"는 말도 함께 했다.
이에 대해 피해자의 법률 대리를 맡고있는 변호사는 "이례적이고 황당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바비는 피해자 두 명에 대한 불법촬영(성폭력처벌법상 카메라 등 이용촬영), 폭행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 2019년 7월 피해자 A씨의 신체 부위를 동의 없이 불법촬영한 혐의, 지난해 7월부터 9월까지 피해자 B씨를 폭행하고 불법 촬영한 혐의다. 지난해 4월 A씨는 피해 사실을 알리고 극단적 선택을 했다.
검찰은 지난해 1월 정씨를 '혐의없음'으로 불기소 처분했다. 하지만 A씨의 유가족이 항고하자 검찰은 사건을 재수사해 정씨를 재판에 넘겼다. 이 과정에서 A씨 뿐 아니라 또 다른 피해자 B씨가 정바비로부터 폭행과 불법촬영을 당했다고 하면서 두 사건이 합쳐져 재판이 열렸다.
이날 정바비 측은 폭행 혐의에 대해선 "뺨을 때리고 오른팔을 잡아당긴 부분만 인정한다" 했다. 하지만 불법촬영 혐의에 대해서는 "촬영 자체는 인정하나, 피해자의 동의를 받았다"며 "공소사실을 부인한다"고 주장했다.
다음 공판은 3월 23일 오후 3시에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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