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이 정한 "전기 도살은 동물보호법 위반"⋯'진돗개 모녀' 사건에도 분명하게 새겨졌다
대법원이 정한 "전기 도살은 동물보호법 위반"⋯'진돗개 모녀' 사건에도 분명하게 새겨졌다
"책임감 있게 잘 키우겠다"더니⋯ 입양 1시간 만에 죽여
인천지법, 이례적으로 징역 6개월 '실형' 선고⋯도살업자는 집행유예
"전살법은 동물보호법 위반" 최초 판결 후⋯대법원 기조 따른 판결

자신의 몸 보신을 위해 입양한 진돗개를 잡아먹은 70대에게 이례적으로 실형이 선고됐다. /jtbc⋅청와대 국민 청원 캡처⋅편집=조소혜 디자이너
"도살해 잡아먹지 않고 책임감 있게 잘 키우겠다."
이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그것도 1시간 만에 깨졌다. A(76)씨의 목적은 처음부터 '몸보신' 이었다. 입양을 받자마자 그길로 A씨는 도살업자에게 진돗개들을 보냈고 실제로 잡아먹었다.
지난 20일 이 사건의 1심 판결이 나왔다. 인천지법 형사16단독 송재윤 판사는 동물보호법 위반 교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에게 징역 6개월 실형을 선고했다. 도살업자가 진돗개를 잔인한 방법으로 도살하도록 교사(敎唆⋅범행을 지시하거나 사주)한 책임 등으로 이날 A씨는 법정 구속됐다.
도살장에서 희생당한 건 1~3살짜리 진돗개 어미와 새끼. 전기 쇠꼬챙이로 감전 시켜 죽이는 전살법(電殺法)이 쓰였다. 당시 도살 현장에는 이를 지켜봐야 했던 다른 개들도 있었다고 재판부는 밝혔다.
A씨의 실형은 이례적인 일로 볼 수 있다.
실제로 지난해 기준 동물보호법 위반으로 실형을 받은 건 10%가 채 안 된다. 전체 60건 중 5건(8.3%)에 대해서만 법원은 실형을 선고했다. 벌금형이 35건으로 절반 이상(58%)이었다.
재판 결과 처벌받은 건 A씨 뿐만이 아니었다. A씨와 함께 도살을 교사한 친구 B씨(76)와 도살업자 C(65)씨도 유죄였다. 다만, 이들(B⋅C씨)은 징역 4개월형과 함께 집행유예 1년을 받으면서 법원을 걸어 나갔다.
실형을 받은 A씨는 두 가지 혐의로 처벌됐다. B씨와 함께 도살 비용 12만원을 건넸다는 점에서 동물보호법 위반 교사 혐의뿐 아니라(①) 진돗개를 키울 의사나 능력이 없었는데도 피해자를 속였다는 이유에서 사기죄(②)도 적용됐다. 여기에 지난 5월 사기죄로 벌금 100만원 약식명령을 받은 전과도 고려됐다.
재판부는 A씨에 대해 "피해자에 대한 기망 방법과 수단, 범행 후의 정황에 비추어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실제 피해자는 지난 5월 청와대 국민청원에서 "입양을 보내고 이틀 뒤 A씨로부터 진돗개의 사진을 받았는데 해당 진돗개 모녀가 아니었다"며 그때서야 경찰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한편 집행유예를 받은 친구 B씨와 도살업자 C씨는 한 가지씩 혐의로 처벌됐다. A씨와 함께 도살을 교사한 B씨는 동물보호법 위반 교사 혐의로, 도살업자 C씨는 동물보호법 위반으로 처벌됐다.
이번 사건이 벌어진 건 지난 5월. 이보다 불과 한 달 앞선 지난 4월 대법원은 "전기 쇠꼬챙이로 개를 도살하는 전살법이 동물보호법 위반"이라고 확정했다(2020도1132). 전살법이 동물보호법에서 금지하는 '잔인한 방법'이라고 확정한 최초의 판결이었다.
당시 대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시했다.
"전살법은 개의 고통을 최소화하는 대책에 대한 아무런 강구 없이 개에게 상당한 고통을 가하는 방식으로써 동물의 생명보호, 안전보장을 현저히 침해한다.
뿐만 아니라 동물의 생명 존중 등 국민의 정서 함양과 같은 법익을 실질적으로 침해할 위험성을 가진다."
그 결과 이번 인천지법 판결문엔 진돗개를 전기 쇠꼬챙이로 감전 시켜 죽인 행위 등이 "동물을 잔인한 방법으로 죽음에 이르게 한 행위"라고 분명하게 새겨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