싼 맛에 들어왔다가⋯이사 하루 만에 집에서 쫓겨날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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싼 맛에 들어왔다가⋯이사 하루 만에 집에서 쫓겨날 '위기'

2020. 04. 22 14:43 작성2020. 04. 24 10:51 수정
최종윤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jy.choi@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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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주인 몰래 원룸 세입자에게 단기로 원룸을 빌린 A씨

계약서도 없는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방 빼달라" 요구 받아

변호사들 "세입자간 계약도 계약⋯다만, 집주인이 나가라고 하면 방 빼야"

간신히 방학 기간 서울에서 지낼 방을 구한 A씨. 같은 학생 처지의 B씨에게 저렴하게 방을 구했다. 그런데 이사한 다음 날 "방을 빼달라"는 연락을 받았다. /게티이미지코리아

간신히 방학 기간 서울에서 지낼 방을 구한 A씨. 같은 학생 처지의 B씨에게 저렴하게 방을 구했다. 그 방의 세입자였던 B씨도 지방에 내려가야 해서 상황이 맞아떨어졌다. 두 사람은 집주인 몰래 서로 합의했다.


그런데 이사한 다음 날. B씨에게서 느닷없이 연락이 왔다.


"방을 빼주셔야겠어요. 제값 내고 들어온다는 사람이 생겼어요."


갑자기 방을 빼달라는 황당한 요구. 이미 짐도 다 옮긴 상태고, 당장 갈 곳도 없어 나갈 수 없는 상황이다.

집주인 몰래 하는 거라 계약서도 쓰지 않았고, B씨와 카카오톡으로 서로 대화한 내용만 있을 뿐이다.


무턱대고 싸다고 이런 방을 정한 자신이 후회스럽다. A씨는 이대로 쫓겨나야만 하는 걸까?


집주인 몰래 했어도 당사자끼리는 이미 계약 성립

이 사안을 검토한 변호사들은 모두 A씨가 "방을 비워주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집주인과는 별개로 A씨와 B씨 사이에는 계약이 성립됐기 때문이다.


법무법인 효현의 박수진 변호사는 "계약이 성립한 이상, B씨가 A씨에게 나가라고 할 권리는 없다"고 말했다.


대법원도 임차인(세입자)이 임대인(집주인)의 동의를 받지 않고 제3자에게 재차 임대물을 넘기더라도, 임대인이 임차인과의 계약을 해지하지 않는 한 제3자에게 손해배상청구를 할 수 없다(2005다55121)고 밝힌 바 있다.


위 사례로 대입해 보면 집주인이 세입자 B씨와의 계약을 해지하지 않는 한, A씨가 집에서 나갈 필요가 없는 것이다.


법률사무소 파운더스의 하진규 변호사도 같은 취지에서 "(A씨는 B씨와의 관계에서는) 정당한 권리를 누리면 된다"고 밝혔다.


집주인이 "방 빼라" 하면? 그땐 어쩔 수 없이 방 빼야

다만 변호사들은 만약 집주인이 A씨에게 방을 비워달라고 한다면 상황이 다르다고 말했다.


변호사 김이영 법률사무소의 김이영 변호사는 "만약 집주인이 A씨와 B씨의 계약 사실을 알고 방을 빼라고 한다면, A씨는 집을 비워줘야 한다"고 말했다.


집주인은 자기 몰래 이뤄진 A씨와 B씨간 계약을 문제 삼아 원래 임대차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


민법은 임차인이 임대인의 동의 없이 임차물을 전대했을 경우 임대인은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629조)고 규정하고 있다.


집주인이 B씨와의 임대차계약을 해지한다면, 임대차 계약을 기초로 한 A씨와 B씨의 계약도 종료하게 된다. 자연히 집을 비워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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