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릿세 3500만원, 피해액 20억…텅 빈 해운대 백사장, 상인들 손해는 누가 책임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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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릿세 3500만원, 피해액 20억…텅 빈 해운대 백사장, 상인들 손해는 누가 책임지나

2025. 08. 06 11:49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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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사는 "구청 탓", 구청은 "업체 탓"

'네 탓' 공방 속 법적 책임 따져보니

개장 초 썰렁했던 해운대 프로모션존 모습. /연합뉴스

여름 한 철 장사를 위해 3500만 원의 자릿세를 낸 푸드트럭 사장님들의 꿈은 악몽이 됐다. 대한민국 최고의 피서지 해운대 백사장은 텅 비었고, 화려한 축제 무대는 을씨년스러운 흉물로 변했다. 매일 100만 원씩 불어나는 적자에 상인들은 “눈앞이 캄캄하다”고 절규한다.


운영사는 “구청이 민원을 핑계로 행사를 막았다”고 항변하고, 해운대구는 “민간 사업자가 책임질 일”이라며 선을 긋는다. 이들의 책임 떠넘기기 속에 푸드트럭 상인, 플리마켓 참여자 등이 주장하는 총 피해액은 20억에 달한다. 이 막대한 손해는 누가 책임져야 할까.


1차 책임은 '운영사'…계약상 의무 불이행 명백

법적으로 가장 큰 책임은 상인들과 직접 계약을 맺고 자릿세를 받은 '해운대 페스타 축제조직위원회', 즉 운영사에 있다.


상인들이 3500만 원이라는 거액을 낸 것은 단순히 백사장 한편을 빌리기 위함이 아니었다. 워터밤, DJ파티, 가요제 등 대규모 행사를 통해 보장될 것이라 믿었던 '고객'을 보고 투자한 것이다. 운영사는 상인들에게 영업 공간과 함께 고객을 유치할 행사를 성공적으로 개최해야 할 계약상 의무가 있었다.


하지만 행사가 줄줄이 중단되면서 운영사는 핵심적인 계약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셈이다. 이는 명백한 '채무불이행'에 해당한다. 따라서 상인들은 운영사를 상대로 지불했던 자릿세와 식자재 구입비 등 영업 준비에 들어간 비용에 대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장소만 빌려줬다"는 해운대구, 정말 책임 없나?

해운대구는 "우리는 장소만 제공했을 뿐"이라며 발을 빼고 있지만, 책임을 완전히 피하기는 어렵다.


첫째, '신뢰'를 제공한 책임이다. 상인들은 "해운대구가 선정한 업체라 믿고 들어왔다"고 입을 모은다. 구청이라는 공공기관의 이름이 사업의 공신력을 보증한 셈이다. 이렇게 공공기관이 유발한 신뢰에 대해서는 법적 책임을 일부 져야 할 수 있다.


둘째, '공동 기획자'로서의 책임이다. 운영사 측은 "최초 기획 단계부터 해운대구와 함께 진행했다"고 주장한다. 이 주장이 사실이라면, 해운대구는 단순한 장소 제공자를 넘어 사업의 파트너로서 책임을 나눠 져야 한다. 대법원 판례 역시 동업 관계에서 발생한 사고에 대해 다른 동업자도 사용자로서의 책임을 진다고 보고 있다(2005다65562 판결).


마지막으로, 행사를 중단시킨 직접적인 책임이다. 만약 해운대구가 소음 민원을 이유로 과도한 음량 제한을 요구해 사실상 축제를 무산시켰다면, 이는 사업 실패의 핵심 원인을 제공한 행위가 된다.


최종 책임 소재, 운영사 70% - 해운대구 30% 예상

결국 이번 사태의 책임은 운영사와 해운대구 양측에 있다. 다만 책임의 무게는 다르다. 사업의 주체로서 직접 계약을 맺은 운영사의 책임이 약 60~70%로 가장 무겁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해운대구 역시 사업의 신뢰를 보증하고 행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점을 고려할 때, 약 20~30%의 책임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상인들 또한 사업 참여에 따른 위험을 스스로 감수해야 할 부분이 일부(약 10%) 있지만, 공공기관이 관여된 사업이라는 점에서 그 비중은 크지 않을 것이다.


공공기관과 민간 업체의 장밋빛 청사진만 믿고 뛰어든 상인들만 피눈물을 흘리는 상황이다. 이번 사태는 리스크 관리와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하지 않은 주먹구구식 공공-민간 협력 사업이 어떤 비극을 낳는지 보여주는 씁쓸한 교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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