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이라도 처벌받는다" 사실적시 명예훼손죄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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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이라도 처벌받는다" 사실적시 명예훼손죄란?

2025. 05. 20 15:14 작성
전현영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hy.je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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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이더라도 '공익 목적' 아니면 처벌

형법에 따르면 진실을 말했더라도 타인의 명예를 훼손한 경우 처벌받을 수 있다. /셔터스톡

진실을 말했더라도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면 처벌받을 수 있다. 우리 형법은 진실인지 허위인지를 불문하고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사실을 공개적으로 적시했을 때 처벌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형법 제307조 제1항에 규정된 '사실적시 명예훼손죄'는 "공연히 사실을 적시하여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사실적시 명예훼손에 해당하려면

사실적시 명예훼손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네 가지 요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첫째, 공연성이 있어야 한다. 공연성이란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를 의미한다. 대법원은 "개별적으로 소수의 사람에게 사실을 적시하였더라도 그 상대방이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적시된 사실을 전파할 가능성이 있는 때에는 공연성이 인정된다"고 판시했다(대법원 2020. 11. 19. 선고 2020도5813 판결).


둘째, 구체적 사실의 적시가 있어야 한다. 사실의 적시란 진위를 결정할 수 있는 구체적인 과거 또는 현재의 사실관계를 드러내는 것을 말한다. 대법원은 "명예훼손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사실의 적시가 있어야 하고, 적시된 사실은 특정인의 사회적 가치나 평가가 침해될 가능성이 있을 정도로 구체성을 띠어야 한다"고 판시했다(대법원 2011. 8. 18. 선고 2011도6904 판결).


사실과 의견을 구별하는 기준으로는 어휘의 통상적인 의미, 전후 문맥 등 전체적인 흐름, 사회평균인의 지식이나 경험, 표현의 진위를 결정할 수 있는지 등이 고려된다. 순수한 의견 표명만으로는 명예훼손이 성립하지 않지만, 의견 형식이라도 그 전체적 취지에 비추어 숨겨진 기초 사실에 대한 주장이 포함되어 있고, 그 사실이 타인의 사회적 평가를 침해할 수 있다면 명예훼손에 해당할 수 있다(대법원 2018. 4. 12. 선고 2015도45857 판결).


셋째, 명예훼손의 결과가 발생해야 한다. 이는 적시된 사실로 인해 타인의 사회적 평가가 저하될 가능성이 있어야 함을 뜻한다.


넷째, 위 세 가지 요건에 대한 고의가 있어야 한다. 행위자가 명예훼손의 결과 발생에 대한 인식과 의사가 있어야 한다.


거짓말은 징역 5년,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은 처벌 더 엄격해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은 형법 제307조 제2항에 규정되어 있으며, "공연히 허위의 사실을 적시하여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두 죄의 주요 차이점은 적시된 사실의 진위 여부와 법정형의 차이로, 허위사실 적시는 더 중한 형으로 처벌된다. 또한, 위법성 조각 가능성이 다르다. 사실적시 명예훼손은 형법 제310조에 따라 위법성이 조각될 수 있으나,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은 위법성이 조각될 여지가 없다.


공공의 이익 위한 경우는 처벌 예외

형법 제310조는 "제307조 제1항의 행위가 진실한 사실로서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에는 처벌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사실적시 명예훼손의 위법성이 조각되기 위해서는 적시된 사실이 진실이거나 진실이라고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고, 오로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대법원 1994. 8. 26. 선고 94도237 판결).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인지는 피해자가 공인인지 사인인지, 표현이 공적 관심 사안에 관한 것인지, 피해자가 명예훼손적 표현의 위험을 자초했는지, 훼손되는 명예의 성격과 침해 정도, 표현의 방법과 동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한다.


모욕죄와 어떻게 구분되나

사실적시 명예훼손죄와 모욕죄는 모두 외부적 명예, 즉 사람의 인격적 가치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보호하지만 구성요건에서 차이가 있다. 명예훼손죄는 사실의 적시를 통해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인 반면, 모욕죄는 사실을 적시하지 않고 추상적 판단이나 경멸적 감정을 표현하여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이다.


대법원은 "명예훼손죄에 있어서의 사실의 적시는 사람의 사회적 가치 내지 평가를 저하시키는 구체적 사실의 적시를 요하며 단지 모욕적 언사를 사용하는 것은 모욕죄에 해당할 뿐 명예훼손죄에 해당하지는 않는다"고 판시했다(대법원 1989. 3. 14. 선고 88도1397 판결).


일각에서는 진실한 사실을 말한 것에 대해 처벌하는 것이 표현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한다는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2003년부터 사실적시 명예훼손죄의 위헌성에 대한 논의가 시작되었고, 일부 국회의원들은 사실적시 명예훼손죄를 삭제하는 형법 개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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