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살배기에 물 억지로…'학대만 600건' 발견된 어린이집 교사들 모두 유죄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세 살배기에 물 억지로…'학대만 600건' 발견된 어린이집 교사들 모두 유죄

2021. 09. 09 18:05 작성2021. 09. 10 09:28 수정
박선우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w.park@lawtalknews.co.kr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울산의 한 어린이집 교사들, 만 0~3세 원생 49명에게 약 600건 학대와 방임 행위

경찰 부실 수사도 도마⋯학부모가 직접 CCTV 확인 후 추가 학대 확인

재판부 "훈육이라고 볼 수 없는 가해 목적의 범행⋯전례를 찾기 어려운 사건이다"

울산의 한 국공립어린이집 교사들이 원생 49명을 학대한 사건의 1심 재판 결과가 9일 나왔다. 학대를 한 교사 10명과 어린이집 관리를 소홀히 한 원장 모두 유죄였다. 세 살배기 원생에게 강제로 물을 마시게 한 이른바 '물고문'을 한 교사 A씨는 징역 4년을 선고 받았다. /그래픽 = 조소혜 디자이너

컵도 두 손으로 겨우 쥐는 세 살배기 아이 옆에서, 한 교사가 쉴 새 없이 물을 따른다. 마시면 따르고 마시면 따른다. 아이가 멈칫하면 교사가 직접 손을 뻗어 물을 끝까지 들이키도록 했다. 중간에 주전자에 물이 바닥났지만 교사 A씨는 멈추지 않았다. 냉장고에서 새로운 물통을 꺼내, 잔을 채웠다.


이날 아이는 약 12분 동안 총 일곱 잔의 물을 마셨다. 결국 아이는 이날 먹었던 물을 토해내고, 소변을 지리고, 울다가 경련까지 일으켰다. 지난 2019년 9월, 울산의 한 국공립어린이집 CC(폐쇄회로)TV에 포착된 장면이다.


어린이집 아이들 49명 대상으로 상습적 학대한 어린이집 교사들 '유죄'

자신들이 돌보는 아동 49명을 상대로 상습적인 정서적·신체적 학대를 저지른 교사 10명. 법원은 이들에게 모두 '유죄'를 선고했다.


9일, 울산지법 형사8단독 정현수 판사는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 더불어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80시간 이수와 10년 동안 아동 관련 기관 취업 제한도 이뤄졌다.


A씨와 함께 아동학대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다른 교사 9명과 원장에게는 징역 1~2년의 실형 또는 집행유예 등이 선고됐다. 한 어린이집에서 교사 등 무려 11명이 처벌 받은 이번 사건. 이에 대해 재판부는 "교사 대부분이 학대에 가담하고 서로의 학대 행위를 방조한 전례를 찾기 어려운 사건이다"고 꾸짖었다.


경찰의 부실 수사 논란⋯학부모가 CCTV 확인한 이후, 추가 학대 정황 발견

사건은 지난 2019년 9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교사 A씨는 원아들에게 억지로 물을 마시게 하거나, 다른 아이가 남긴 음식을 피해 아동에게 먹게 하는 등의 학대를 했다. 같은 해 11월, 피해 아동 학부모의 경찰 신고로 수사가 시작됐지만 부실했다.


경찰이 두 달 간 파악했다고 밝힌 학대 정황은 28건. 그러나 피해 아동 학부모 B씨가 직접 CCTV를 입수해 확인한 결과는 경찰 조사와 전혀 달랐다.


사건이 벌어진 울산의 한 국공립어린이집의 CCTV에 아동학대 정황들이 담겨 있었다. /유튜브 'YTN news' 캡처·편집=조소혜 디자이너
문제의 울산 어린이집 CCTV에는 아동학대 정황들이 생생히 담겨 있었다. /유튜브 'YTN news' 캡처·편집=조소혜 디자이너


결국 지난해 12월 예정됐던 재판은 미뤄졌고, 부실 수사 논란에 휩싸인 경찰은 재수사에 들어갔다. 그렇게 추가로 확인된 해당 어린이집 교사들의 학대와 방임 횟수는 약 600건이었다. 최초 조사와 비교하면 약 20배가 넘는 수치였다. 이른바 '물고문' 학대도 이 과정에서 확인됐다.


다른 교사들의 학대 행위도 쏟아져 나왔다. 이들은 원생 49명(0~3세)들의 머리 등을 때리거나 원생들끼리 때리게 시켰다. 또한, 불 꺼진 교실에 혼자 있거나 벽을 보고 세워두는 등의 학대를 했다. 황당하게도 원생들이 자신의 지시에 따르지 않거나 짜증이 난다는 등의 이유에서였다.


지난 7월 열린 첫 재판에서 A씨 등 교사들은 혐의 대부분을 인정했다.


재판부 "아동학대 신고 의무자로서의 책무 잊었다"⋯징역과 집행유예 등 선고

이 사건 1심을 심리한 재판부는 범행의 심각성을 지적했다. 정현수 판사는 "국공립어린이집은 기대되는 신뢰도가 높은데도 피고인들은 아동학대 신고 의무자인 자신들의 책무를 잊은 채 다른 교사들의 학대 행위를 신고하지 않았다"며 "(수사 결과) 확인된 불과 두 달 사이 범행 횟수가 매우 많아 추가 학대가 짐작된다"고 판시했다.


특히 A씨에게는 "A씨의 범행은 식사 지도 교육이나 훈육이라고 볼 수 없는 가해 목적의 범행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원장의 책임도 심각하게 바라봤다. 재판부는 "원장인 피고인이 CCTV를 주의해 모니터링하는 등 확인을 했다면 아동학대가 중단될 수 있었는데 최소한의 노력도 기울이지 않았다"고 했다.


이러한 사정을 종합한 결과, A씨의 형량은 검찰이 구형한 징역 5년보다는 다소 적은 징역 4년이 나왔다. △다른 교사 3명에게도 각각 징역 1년에서 2년 사이의 실형이 선고됐다. △나머지 6명의 교사에게는 징역 8개월에서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일부는 벌금형을 받았다. A씨와 마찬가지로 이들에게도 아동 관련 기관 취업 제한과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이수 등이 내려졌다. △원장에게도 어린이집을 소홀히 관리한 책임이 인정돼 벌금 7000만원이 선고됐다.


한편, 일부 학부모들은 항소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기사는 로톡뉴스의 윤리강령에 부합하는 사실 확인을 거쳤습니다.

독자와의 약속

나만 모르는 일상 법률 상식, 매일 아침 배달해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