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멈춰세운 민폐 승객들의 최후는?
지하철 멈춰세운 민폐 승객들의 최후는?
정당한 이유 없이 운행 방해⋯업무방해·철도안전법 위반 등 적용
판결문 6건 통해 처벌 수위 등 확인

정당한 이유 없이 지하철 운행을 방해하면 형법상 업무방해(제314조 제1항)나 전차교통방해(제186조) 혹은 철도안전법 위반 등으로 처벌될 수 있다. /게티이미지코리아·편집=조소혜 디자이너
지난 11월 말, 서울 지하철 7호선 노원역에서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한 노인이 배추를 담은 쇼핑카트를 끌고 나타난 것.

그 카트는 대형마트 등에서 사용하는 것으로, 매장 밖에서는 사용해서는 안 됐다. 하지만 노인은 그 카트를 가지고 지하철에 타려고 했다. 하지만 카트 앞바퀴가 지하철과 승강장 사이의 좁은 틈새에 빠지면서, 그 계획은 틀어졌다.
일단 카트를 꺼내느라 전동차는 한동안 정차해야 했다. 이 과정에서 스파크 불꽃이 튀는 위험한 상황이 발생했고, 승객들의 대피 소동이 이어졌다. 결국 승객들이 전동차를 밀어 카트를 꺼냈는데, 이후 A씨는 사과 없이 배추만 챙겨 현장을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 이런 행동은 형사처벌 될 수 있는 위험한 행동이다.
정당한 이유 없이 지하철 운행을 방해해 형사처벌 받은 선례들이 있기 때문이다. 형법상 업무방해(제314조 제1항)나 전차교통방해(제186조) 혹은 철도안전법 위반 등이 적용될 수 있다.
로톡뉴스 확인 결과, 최근 3년간 대법원 공개 판결문 기준으로 6건의 사건을 확인할 수 있었다. 피고인 대부분은 지하철 내에서 난동을 부리며 운행을 방해했다. 각각의 사건과 처벌 수위를 살펴봤다.
술에 취해 지하철에 탑승한 뒤 승객들에게 소리를 지르고, 전동차 내 비상개폐장치를 열어 비상핸들을 잡아당긴 B씨. 비상개폐장치는 비상시 승객들이 출입문을 열고 나올 수 있도록 만들어진 것으로, 이를 사용하면 해당 지하철은 비상 정차한다. 실제로 이 지하철은 B씨의 행동으로 '강제 정차'됐다. B씨의 난동을 몰랐던 다른 전동차 내 일부 승객은 비상 정차한 전동차 내에서 밖으로 빠져나오다 선로에 추락해 다친 경우도 있었다.
지난 2019년 서울남부지법 제13형사부(재판장 신혁재 부장판사)는 "B씨의 범행으로 발생한 결과가 가볍지 않다"면서도 "지하철 운행이 방해된 시간이 12분으로 아주 긴 시간은 아니었다"며 징역 10개월을 선고했다. 이후 2심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왔다.

실형이 선고된 경우는 B씨 1명뿐이었다. 나머지 피고인들은 벌금형(1명), 징역형의 집행유예(4명)를 선고받았다.
벌금이 선고된 C씨는 기관사에게 에어컨을 틀어달라며 행패를 부렸다. 정상적으로 에어컨이 가동되고 있는데도 '확인될 때까지 절대 못 간다'며 난동을 부렸고, 이로 인해 지하철 운행이 지연이 됐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자신을 밖으로 끌어내려는 사회복무요원 두 명에게 폭력을 휘두르기도 했다.
해당 사건을 맡은 서울북부지법 형사 6단독 최상수 판사는 지난 2020년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 폭행 정도가 경미한 점 등이 고려됐다. 2심 결과도 같았다.
다수의 폭력 전과에도 대부분 선처를 받았다. D씨는 폭력 범죄(약 10차례) 및 업무방해(2차례)로 처벌된 전력이 있었다. D씨는 사건 당시 술에 취해 지하철을 탔고, 승객들과 시비 끝에 욕설을 하며 신발을 던졌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역무원과 경찰이 D씨를 제지했지만 역부족이었다. 또한, 자신을 전동차 밖으로 끌어내려고 하자 정차 중인 전동차 출입문을 붙잡아가며 지하철 운행을 지연시켰다.
이에 대해, 서울중앙지법 형사23단독 황여진 판사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러한 선고 배경에 대해 황 판사는 "다중이 이용하는 전동차의 출발이 지연돼 이용객 불편이 야기되었는바, 죄질이 좋지 않다"고 판시했다. 수차례 범죄 전력이 있는 것 역시 지적했다.
다만, △행사한 위력(威力⋅타인의 자유 의사를 제압할 정도의 힘)의 정도 등이 심각하지 않고 △사건 직후 지하철의 정상 운행이 가능한 점 등을 고려했다. 또한, "최근 20년간 벌금형보다 무거운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다"는 점도 유리하게 반영했다.

폭력 전과 5범이었던 E씨. 사건 당시 E씨는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지하철 안에서 "나 코로나 확진자다"라고 소리쳤다. 마스크를 착용하라는 역무원의 지시도 거부하고 이곳저곳을 옮겨 다니며 소란을 피우며 지하철 운행을 방해했다. 역무원을 향해 폭력을 휘두르기도 했다. 손가락으로 눈을 찌르고, 발로 정강이를 차기도 했다. 또한 이를 말리는 승객의 얼굴을 주먹으로 때리고 발로 차는 등 난동을 계속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징역형의 집행유예(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가 선고됐다. 수원지법 형사10단독 곽태현 판사는 △피해자들과 합의해 처벌불원서가 제출된 점 (공소 기각)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배경을 밝혔다.
이 기사는 2022년 12월 16일 네이버 로톡뉴스 프리미엄에 먼저 발행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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