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이 스타벅스에?⋯5·18 조롱하는 '가짜 AI 밈' 만들면 누구 책임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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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이 스타벅스에?⋯5·18 조롱하는 '가짜 AI 밈' 만들면 누구 책임일까

2026. 05. 21 17:54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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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 텀블러 든 전두환' 등 선 넘은 AI 조롱 밈

책임의 화살은 프롬프트 입력한 '자연인' 향한다

스타벅스 ‘탱크데이’ 논란 뒤 전두환 전 대통령 합성 이미지가 온라인에 퍼지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스타벅스코리아의 5·18 '탱크데이' 마케팅 참사 이후,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는 눈을 의심케 하는 정교한 가짜 이미지와 영상들이 쏟아지고 있다.


일부 누리꾼들이 인공지능(AI)을 이용해 전두환 전 대통령이 스타벅스 음료를 들고 있는 합성 콘텐츠를 만들어 퍼뜨리기 시작한 것이다.


단순한 시사 풍자나 인터넷 밈 수준을 넘어, 5·18 광주민주화운동의 비극과 희생자들을 노골적으로 조롱하고 희화화한다는 비판이 거세다.


많은 이들이 손가락질하지만, 정작 이를 만든 이들은 "내가 직접 그린 것도 아니고, AI가 만들어준 이미지를 올렸을 뿐인데 무슨 죄가 되느냐"며 당당한 태도를 보인다.


과연 기술의 장막 뒤에 숨은 이들의 주장대로, AI가 만든 거짓 이미지와 영상은 법망을 피해 갈 수 있을까.


글자 한 줄 없어도⋯AI가 만든 거짓 이미지도 '명예훼손'


결론부터 말하면 글자나 언어가 전혀 없는 허위 이미지나 영상이라 하더라도 엄연히 명예훼손죄로 처벌받을 수 있다. 법률상 명예훼손의 핵심인 '사실의 적시'는 반드시 문자나 언어에만 한정되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 법원은 일찍이 합성 이미지를 게시했을 때 단정적인 문구를 쓰지 않았더라도, 그 사진을 보는 일반 대중에게 마치 사실인 것 같은 인식을 심어주었다면 명예훼손죄가 성립한다고 판단한 바 있다.


5·18 민주화운동 자체를 왜곡·희화화하는 행위는 3자의 고발만으로도 즉각 처벌이 가능하다.


현행 '5·18민주화운동 관련 특별법' 제8조는 허위의 사실을 유포해 5·18 희생자, 부상자 또는 그 유족의 명예를 훼손한 자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엄격히 규정하고 있다.


AI로 교묘하게 조작된 참사 이미지를 유포하는 행위는 이 특별법을 정면으로 위반해 무거운 처벌을 받을 수 있는 중범죄다.


책임의 무게는 '프롬프트 입력자'에게


그렇다면 허위 합성 이미지를 만들어낸 AI 서비스 제공 회사에도 책임을 물을 수 있을까.


원칙적으로 형사책임은 오직 프롬프트(명령어)를 직접 입력해 이미지를 생성하고 유포한 사용자에게만 귀속된다.


현행법상 명예훼손죄는 가해 행위를 한 '자연인(인간)'을 처벌하도록 상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알고리즘 작동으로 결과물을 출력한 인터넷 서비스 사업자에게 명예훼손 형사책임을 지울 수 있는 법적 근거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은 어떨까.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포털사이트 등 온라인 서비스 제공자가 제3자의 권리 침해 게시물을 방치했을 때, 이를 구체적으로 인식했음에도 삭제·차단하지 않았다면 예외적으로 '방조에 의한 공동불법행위 책임'을 질 수 있다.


하지만 AI 서비스 기업에 전면적인 책임을 지우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하급심 법원은 온라인 서비스 제공자에게 선제적·전면적으로 모든 콘텐츠를 사전에 검열하고 차단할 의무까지는 없다고 선을 긋고 있다.


AI 기업이 전 세계 사용자가 입력하는 수억 개의 명령어를 실시간으로 사전 검열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결국 AI 기업은 피해자의 신고를 받고도 침해 이미지를 방치한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민사 책임을 질 뿐, 1차적인 전적인 책임은 명령어를 입력한 사용자 본인이 져야 한다. 기술이 정교해질수록 그 뒤에 숨어 장난을 치는 이들의 책임은 결코 가벼워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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