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기초수급 형제 모두 입대하라” 병무청 냉정한 계산에 제동 건 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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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기초수급 형제 모두 입대하라” 병무청 냉정한 계산에 제동 건 법원

2025. 08. 21 16:13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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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은 이미 현역 복무 중, 아픈 어머니 홀로 남을 위기

법원, 병무청 소득 산정 오류 조목조목 지적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한창 보살핌이 필요한 아픈 어머니와 이제 막 군대에 간 동생. 기초생활수급비로 하루하루를 버티는 한 청년에게 날아온 현역병 입영 통지서는 가족의 생계를 끊으라는 사형선고나 다름없었다.


그는 ‘생계유지 곤란’을 이유로 병역 감면을 신청했지만, 병무청은 “월수입이 기준보다 33만 원 많다”는 차가운 답변만 돌려줬다. 하지만 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A씨의 가족은 어머니와 현역병으로 복무 중인 동생, 이렇게 세 식구다. 아버지는 일찍 돌아가셨고, 어머니는 고도의 불안장애와 우울장애로 여러 차례 자살 기도까지 하는 등 아들들의 보살핌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들은 국가에서 지원하는 기초생활수급비와 두 아들이 받는 유족연금으로 겨우 생계를 이어가고 있었다.


동생이 입대한 지 석 달 만에 A씨마저 입영 통지를 받자, 집안은 그야말로 풍비박산 날 위기에 처했다. 홀로 남겨질 어머니를 돌볼 사람이 아무도 없기 때문이다. A씨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서울지방병무청에 ‘생계유지 곤란 사유 병역감면’을 신청했다.


그러나 병무청의 결정은 ‘부결’이었다. 병무청은 A씨 어머니의 월수입 기준액을 115만 8,791원으로 산정했다. 그러면서 A씨가 입대하면 어머니가 받게 될 기초수급비(약 105만 원)에, A씨와 군 복무 중인 동생이 각각 받는 유족연금(총 43만 5,100원)을 더해 가족의 총수입을 148만 9,210원으로 계산했다.


기준보다 월 330,419원 많으니 감면 대상이 아니라는 논리였다.


법원, 병무청의 ‘잘못된 덧셈’ 바로잡다

A씨는 결국 행정소송으로 맞섰고, 법원은 병무청의 계산법이 명백히 잘못되었다고 판단했다.


서울행정법원 제8부(재판장 양순주)는 병무청이 가족의 월수입을 계산하며 결정적인 오류를 범했다고 지적했다. 바로 A씨와 현역 복무 중인 동생의 유족연금을 소득에 포함한 것이다.


재판부는 관련 규정을 조목조목 짚었다. 규정에 따르면, ‘현역병으로 복무 중인 사람’의 수입은 가족 월수입액 산정에서 제외하도록 명시되어 있다. 따라서 동생이 받는 유족연금은 처음부터 계산에 넣으면 안 되는 돈이었다.


A씨 본인의 유족연금 역시 마찬가지였다. 규정상 병역감면 신청자의 수입은 소득에 포함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병무청은 ‘병역 이행으로 중단되지 않는 수입은 예외’라는 단서 조항을 내세웠다. 하지만 재판부는 A씨의 유족연금 수급 기간이 만 25세가 되는 2025년 3월에 끝난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재판부는 “병역 이행 기간 내내 계속 발생하는 수입이 아닌 이상, ‘중단되지 않는 수입’으로 볼 수 없다”며 A씨의 유족연금도 소득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두 아들의 유족연금을 제외하자, A씨 가족의 실제 월수입은 어머니가 받을 기초수급비 105만 4,110원뿐이었다. 이는 병무청이 설정한 기준액보다 명백히 적은 금액이다.


법원은 “피고(서울지방병무청장)는 잘못된 사실관계를 전제로 처분함으로써 재량권을 일탈·남용했다”며 A씨에 대한 병역감면 거부 처분을 취소하라고 판결했다.


법원은 생계 곤란 병역감면 제도의 본래 취지가 ‘가족의 생활 안정 도모’에 있음을 재확인하며, 한 가정을 벼랑 끝으로 내몰 뻔했던 병무청의 냉정한 처분에 제동을 걸었다.


[참고] 서울행정법원 제8부 2024구합4534 판결문 (2025. 7. 2. 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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