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비 1억, 투자 빚 이자까지 다 냈는데…남편은 "1억 줄게, 집 내놔"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생활비 1억, 투자 빚 이자까지 다 냈는데…남편은 "1억 줄게, 집 내놔"

2025. 09. 15 10:16 작성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생활비 1억 댔는데 '1억 받고 나가라'는 남편

'공동명의' 아파트, 내 몫은?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생활비는 제 카드로만 1억 1천만원을 썼고, 공동 투자금 이자도 저 혼자 내고 있어요." 1년 8개월의 짧은 결혼 생활, 생활비와 빚을 떠안은 아내 A씨가 이혼을 앞두고 재산분할 문제에 직면했다.


A씨의 결혼 생활은 남편 명의의 아파트에서 시작됐다. 결혼 전 남편이 마련한 6억 원짜리 아파트였지만, 실상은 6억 3천만 원의 대출이 낀 '마이너스' 자산이었다. A씨는 "같이 갚아나가야 했기에" 남편의 제안을 받아들여 아파트를 공동명의로 바꿨다. 믿음의 시작이었다.


A씨는 생활비를 전담하며 남편의 수입까지 관리했다. 하지만 통장에 찍힌 숫자는 신뢰를 배신했다. 1년 8개월간 남편에게서 받은 돈은 약 8,700만 원.


반면 A씨가 남편의 대출금과 카드값 명목으로 다시 보내준 돈은 1억 2,000만 원에 달했다. 오히려 3,000만 원 이상을 더 지출한 셈이다. 여기에 A씨 개인 카드로 결제한 순수 생활비만 1억 1,000만 원에 이른다.


불운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부부가 함께 상의해 3억 원을 빌려 시작한 투자는 큰 손실로 이어졌다. 매달 200만 원씩 나오는 이자 역시 A씨가 홀로 감당하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남편은 이혼을 요구하며 뜻밖의 제안을 내놨다.


"현금 1억 원을 줄 테니, 원래 내 집이었던 아파트 명의를 돌려달라."

현재 시세 7억 5천만 원으로 오른 아파트 앞에서 A씨는 망연자실했다.


남편의 주장은 '특유재산(부부 한쪽이 혼인 전부터 가진 고유재산)' 논리에 기댄다. 하지만 법률 전문가들은 A씨의 상황이 다르다고 입을 모은다. 법무법인 영웅의 박진우 변호사는 "남편이 결혼 전 취득한 재산은 맞지만, 혼인 중 아내에게 지분을 이전해 '공동명의'로 만든 이상 이 아파트는 명백한 '부부 공동재산'"이라며 "'원래 내 집이니 돌려달라'는 주장은 법적으로 타당하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설령 공동명의가 아니었더라도 분할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법무법인 한설 이종윤 변호사는 "대법원은 혼인 전 취득 재산이라도 혼인 중 배우자의 기여로 그 가치가 유지·증식됐다면 재산분할 대상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A씨가 생활비 전액을 부담해 남편의 소득이 대출 상환에 쓰일 수 있도록 한 간접적 기여, 그리고 공동명의로 변경한 직접적 기여 모두 재산의 가치를 함께 지키고 키운 행위로 인정될 수 있다는 의미다.


'생활비 1억'과 '빚 이자', 아내의 눈물이 '기여도'가 되는 법

이번 사안의 핵심은 '기여도(부부 공동재산 형성에 기여한 정도)'다. A씨가 부부 공동재산의 유지와 형성에 얼마나 기여했는지를 숫자로 증명해야 한다.


법무법인 쉴드 조재황 변호사는 "혼인 기간 생활비 전액과 배우자 개인 지출까지 부담하고, 투자 손실 이자까지 혼자 감당한 점은 재산분할에서 매우 유리한 사정"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단순히 쓴 돈을 돌려받는 개념이 아니라, 재산분할 비율 자체를 높이는 결정적 근거가 된다.


함께 빌린 3억 원의 투자금 역시 중요한 쟁점이다. 법무법인 태강 조은 변호사는 "공동으로 빌린 3억 투자금의 손실 및 이자 부담 역시 본인이 단독으로 부담한 점을 입증하면 유리한 요소가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는 부부 공동의 결정으로 발생한 '공동채무(부부가 함께 갚아야 할 빚)'이므로, 그 책임 역시 함께 져야 한다는 원칙에 따른다.


"1억 합의는 절대 금물" 변호사들이 계산한 아내의 '진짜 몫'

그렇다면 A씨의 정당한 몫은 얼마일까. 전문가들은 남편이 제시한 1억 원은 A씨의 기여도를 현저히 낮게 평가한 금액일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한다.


법무법인 명륜 오지영 변호사는 "현재 아파트 시세 7억 5천만 원에서 남은 대출금을 뺀 순자산을 계산하고, 여기에 질문자의 기여도를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50대 50을 넘어 유리한 비율로 분할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결국 A씨에게 남은 과제는 자신의 기여를 입증할 객관적 자료를 확보하는 것이다. 생활비와 대출 이자를 납부한 통장 거래 내역, 카드 사용 내역, 공동 투자 관련 금융 자료 등이 모두 A씨의 권리를 지켜줄 무기가 된다.


변호사들은 섣부른 합의 대신, 명확한 증거를 바탕으로 법원의 조정을 통해 정당한 재산을 분할받는 것이 현명하다고 권고했다.


1년 8개월의 결혼 생활은 숫자로 기록된 통장 내역과 함께 법의 심판대에 오르게 됐다. 그녀가 홀로 감당했던 시간의 무게는 과연 얼마의 가치로 인정받을 수 있을까.

나만 모르는 일상 법률 상식, 매일 아침 배달해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