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만에 1000명 집결" 분노한 민심 업고 쿠팡 '집단소송' 뉴욕법원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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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만에 1000명 집결" 분노한 민심 업고 쿠팡 '집단소송' 뉴욕법원 간다

2025. 12. 10 14:28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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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커버리' 제도로 본사 내부 문건 정조준

미국 법원 관할권 인정 여부가 최대 관건

쿠팡 개인정보 유출 피해자 1,000명이 하루 만에 미국 집단소송 참여 의사를 밝혔다. 징벌적 손해배상과 디스커버리가 핵심 이유다. 사진은 쿠팡 본사 모습. /연합뉴스

쿠팡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 분노한 피해자들이 태평양을 건너 미국 뉴욕 법원 문을 두드린다. 소송 참여 의사를 밝힌 인원만 하루 만에 1,000명을 돌파했다. 이들이 한국 법원이 아닌 미국행을 택한 결정적 이유는 바로 '징벌적 손해배상'과 강력한 증거 개시 제도인 '디스커버리(Discovery)' 때문이다.


10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한 법무법인 대륜의 김국일 경영총괄 대표(쿠팡 미국 집단소송 대리)는 이번 소송의 핵심 전략과 전망을 상세히 밝혔다.


"단순 배상 넘어 응징"… 미국식 집단소송의 파괴력

김 대표는 이번 소송의 성격을 단순한 피해 보상이 아닌 기업의 반사회적 행위에 대한 응징으로 규정했다. 한국의 손해배상 제도가 입증된 피해만큼만 배상하는 '1대1 배상' 원칙에 그치는 반면, 미국은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를 채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미국의 징벌적 손해배상은 고의적이고 불법적인 기업 활동으로 손해를 끼쳤을 때, 실제 손해에 대한 배상뿐만 아니라 징벌적·응보형적 배상액이 추가된다"며 "앞으로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는 예방적 억제 의미까지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미국 소송의 또 다른 특징은 '옵트아웃(Opt-out)' 제도다. 김 대표는 "원고가 아니었어도 (권리를 포기하지 않는 한) 판결에 의해 배상을 받게 된다"며 소송의 파급력이 전체 회원에게 미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숨겨진 내부 문건 찾아낼 '디스커버리'… 한국 수사보다 강력할까

이번 소송에서 가장 주목하는 무기는 바로 미국의 증거 개시 제도인 '디스커버리'다. 이는 재판 전 양측이 가진 증거를 강제로 공개하도록 하는 절차로, 본사가 은폐했을지 모를 내부 의사결정 과정을 낱낱이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다.


김 대표는 "미국의 클래스 액션(집단소송) 민사에서 디스커버리를 활용하면 쿠팡 본사와 한국 쿠팡 간에 주고받은 이메일, 보고자료, 회의자료, 이사회 결정 내용 등을 확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이 내용이 한국 수사기관의 수사를 통해 밝혀지는 내용보다 더 신뢰할 만하고, 우리가 예상치 못한 내용들이 나오리라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번 사건의 쟁점인 본사의 인지 여부와 대응 적절성을 규명하는 데 이 제도가 결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허술한 보안 관리를 과연 본사에서도 몰랐을까"라고 반문하며 "축소해서 보고했거나, 알고도 은폐했는지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자료를 확보하고 싶다"고 밝혔다.


9일, 경찰이 10시간 동안 쿠팡의 고강도 압수수색을 마치고 빠져나오는 모습. /연합뉴스


'관할권 없음' 장벽 넘을까… "한국만의 문제 아님을 입증해야"

물론 난관도 있다. 미국 법원이 "피해자가 대부분 한국인이고 사건도 한국에서 발생했으니 한국 법원에서 다루라"며 관할권을 인정하지 않을 가능성이다. 일명 '재판 편의의 원칙'에 따른 기각 위험이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다국적 피해자 구성을 돌파구로 제시했다. 김 대표는 "미국 교포 등 한국의 쿠팡 회원이신 분들이 꽤 있다"며 "이런 분들이 한국 국민들과 같이 원고를 구성할 때 미국 법원에서도 '이건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야'라고 판단하게 되어 거부하기 곤란해진다"고 설명했다. 즉, 소송인단의 규모와 국적 다양성이 재판 성립의 열쇠인 셈이다.


한국 '형사'와 미국 '민사'의 양동 작전

소송 대리인단은 한국과 미국에서 동시에 법적 대응을 진행하는 투트랙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형사 고소·고발을 통해 압수수색 등 강제 수사 결과를 끌어내고, 미국에서는 민사 소송을 통해 징벌적 배상을 노리는 방식이다.


김 대표는 "한국 수사를 통해 유출 과정과 은폐 정황이 나온다면, 미국 소송에서 디스커버리를 신청했을 때 확인할 내용이 명확해진다"며 "양쪽에서 확보한 자료를 서로 활용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고 밝혔다.


당초 소송인단 목표를 1,000명으로 잡았던 대리인단은 폭발적인 참여 열기에 목표를 상향 조정했다. 김 대표는 "하루 만에 1,000명이 돌파되는 것을 보며 국민들의 울분이 얼마나 큰지 느꼈다"며 "오늘 아침 회의에서 '그냥 1만 명 찍어보자'고 얘기했다"고 전했다.


이번 소송은 단순한 개인정보 유출 사고를 넘어, 글로벌 기업의 본사 책임을 묻는 중요한 법적 선례가 될 전망이다. 소장은 이르면 연내 접수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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