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kg 어머니의 마지막 항암 동의 없는 재투약 후 비극, 병원 책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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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kg 어머니의 마지막 항암 동의 없는 재투약 후 비극, 병원 책임은?

2025. 09. 16 14:20 작성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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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호자 동의 없는 고위험 항암제 투여, 병원은 '환자 의지' 주장

법조계 '명백한 설명의무 위반', 30년 끊긴 자녀 동의 없인 조정도 '첩첩산중'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위암 투병 중이던 어머니의 체중은 35kg에 불과했다. 병원은 '이게 마지막 항암 치료'라고 했지만, 극심한 고통으로 중단했던 약물이 다음 날 보호자 동의도 없이 다시 투여됐다. 어머니는 그날 밤 혈압이 급격히 떨어졌고, 다시는 회복하지 못했다.


"이게 마지막 항암입니다" 비극의 시작

딸 A씨의 어머니는 기나긴 투병 생활을 견뎌온 전사였다. 위암 1기 진단 후 부분 절제술, 재발, 레이저 치료, 2차 개복수술, 방사선 치료까지. 고통스러운 시간을 버텼지만 병세는 호전되지 않았다.


마지막 희망을 걸고 시작한 항암 치료는 약을 네 번이나 바꾸는 힘겨운 과정이었다.


사건은 병원이 '마지막 항암제'라고 통보한 치료에서 발생했다.


1차 투약은 무사히 넘겼지만, 2차 투약 당일 저녁부터 어머니는 폐에 극심한 통증을 호소하며 고통스러워했다. 결국 항암 치료는 잠시 중단됐다. 하지만 비극은 예고 없이 찾아왔다.


동의 없는 재투약 "환자 의지 강했다"는 병원

다음 날, A씨는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보호자에게 어떤 설명이나 동의도 없이 병원 측이 임의로 어머니에게 항암제를 다시 투여하고 있었던 것이다. A씨는 즉각 항의했지만 소용없었다. 그날 저녁 어머니는 혈압이 급격히 떨어졌고, 집중관리구역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혈압은 오르지 않았다.


폐렴까지 발병한 것이 확인된 어머니는 결국 임종을 맞았다.


병원 측은 "환자가 치료 의지가 너무 강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A씨는 "입원 두 달간 각종 검사 수치가 평균 이하로 계속 떨어졌음에도 보호자에게 단 한 번도 제대로 된 통보가 없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환자의 의지만을 내세워 무리한 치료를 강행했다는 것이다.


법조계 "명백한 설명의무 위반" 그러나 '30년 전 자녀'가 발목

체중 35kg의 쇠약한 환자에게, 극심한 부작용이 나타난 뒤 보호자 동의조차 없이 고위험 항암제를 재투여한 행위는 의료과실일까. 법률 전문가들은 '설명의무 위반' 가능성을 강하게 제기했다.


법무법인 휘명 김민경 변호사는 "의료진이 보호자 동의 없이 고위험 항암제를 재투여한 점, 환자 건강 상태에 비해 과도한 치료였는지, 보호자에게 적절히 통지하지 않은 점 모두 의료과실로 다툴 수 있다"고 지적했다.


환자의 자기결정권과 별개로, 의학적 위험이 명백한 상황에서 전문가적 판단을 소홀히 하고 보호자에게 알리지 않은 것은 법적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A씨가 의료분쟁 조정을 신청하려 하자 예상치 못한 벽에 부딪혔다.


현행법상 사망 환자에 대한 조정 신청은 '상속인 전원'의 동의가 필수적인데, 30년 넘게 교류가 없었던 이복형제의 위임장이 필요하다는 사실이었다. 사실상 수십 년간 남처럼 살아온 가족의 협조 없이는 분쟁 해결의 첫발조차 뗄 수 없는 기막힌 상황에 놓인 것이다.


조정 막히면 소송으로... '증거 확보'가 첫걸음

전문가들은 조정 신청이 막혔을 경우, 곧바로 민사상 손해배상청구 소송이나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형사고발을 진행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법률사무소 새율의 윤준기 변호사는 "형사고발은 직계가족 중 한 명이라도 신고할 수 있어 먼저 진행이 가능하다"며 "형사 수사 과정에서 확보되는 증거들이 향후 민사 소송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결국 어떤 법적 절차를 택하든, 모든 변호사들이 공통적으로 강조한 것은 '신속한 증거 확보'였다. 병원의 진료기록, 투약기록, 각종 검사 결과지, 간호기록 등 객관적인 자료를 빠짐없이 확보하는 것이 의료과실과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를 입증하는 핵심 열쇠이기 때문이다.


어머니의 마지막 길을 둘러싼 진실을 밝히기 위한 유족의 힘겨운 법적 싸움이 이제 막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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