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재 셰프 '모수' 와인 바꿔치기 사과, 사기죄 성립할까
안성재 셰프 '모수' 와인 바꿔치기 사과, 사기죄 성립할까
2000년 빈티지 대신 2005년 제공
고객 항의에 뒤늦은 인정

안성재 /연합뉴스
넷플릭스 요리 서바이벌 '흑백요리사' 심사위원으로 알려진 안성재 셰프의 파인다이닝 레스토랑 '모수 서울'이 와인 빈티지를 다르게 제공한 사실이 알려지며 공식 사과했다.
사건은 최근 모수 서울을 방문한 고객 A씨가 온라인 커뮤니티에 글을 올리며 수면 위로 드러났다.
A씨에 따르면, 식당 측은 식사 중 페어링 리스트에 기재된 '샤또 레오빌 바르똥 2000년 빈티지' 대신 '2005년 빈티지'를 서비스했다.
해당 매장 기준으로 두 와인의 바틀 가격 차이는 약 10만 원에 달한다.
A씨가 맛을 보고 이상함을 느껴 확인을 요청하자, 담당 소믈리에는 그제야 다른 와인을 냈다고 인정하며 2000년 빈티지 바틀을 가져와 보여준 것으로 전해졌다.
당일 식당 측의 별도 사과는 없었다.
모수 측 "안내 부족으로 실망 안겨" 공식 사과
논란이 일자 모수 측은 23일 공식 소셜미디어를 통해 사과문을 게재했다.
사측은 "서비스 및 응대 과정에서 정확한 안내와 충분한 설명이 이뤄지지 않아 큰 실망을 안겨드렸다"며 "안성재 셰프를 비롯한 전 직원이 사안을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관련 서비스 전반을 점검해 재발 방지를 약속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민사상 '불완전이행' 책임 및 소비자 권리 침해 소지
이번 사안은 서비스 불만을 넘어 명확한 법적 쟁점을 내포하고 있다.
먼저 민사상으로는 '불완전이행'에 따른 손해배상 책임이 발생할 수 있다. 식당과 고객 간의 약정 내용인 페어링 리스트와 다른 빈티지의 와인을 제공한 것은 민법 제390조 위반에 해당한다.
고객은 이를 근거로 두 와인의 가격 차액 상당에 대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으며, 사전에 변경 사실을 고지하지 않은 점은 소비자기본법에 명시된 소비자의 알 권리 및 선택권 침해에 해당할 소지가 있다.
형사상 '사기죄' 성립 여부와 유사 판례의 한계
형사적으로는 기망 행위에 의한 사기죄 성립 여부가 거론된다.
소믈리에가 처음부터 저렴한 빈티지를 제공할 목적으로 고객을 속여 재산상 이익(차액)을 취득했다면 사기죄 구성요건을 충족한다.
과거 음식점이나 주점에서의 기망 행위와 관련해 사건을 맡은 서울남부지방법원과 서울서부지방법원은 지불 의사나 능력 없이 고가의 주류와 서비스를 제공받은 피고인들의 행위에 대해 사기죄를 인정한 바 있다.
앞선 판례들이 고객의 사기 범행을 다룬 것과 달리, 이번 사안은 반대로 식당 측의 기망 여부가 핵심 쟁점이다.
다만 이 사안이 실제 형사처벌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식당 측의 명백한 '고의적 기망'이 입증되어야 한다.
사측이 사과와 함께 시정 의사를 밝혔고 피해 금액이 10만 원 안팎인 점을 고려할 때, 수사기관이 고의성을 입증해 형사처벌까지 이끌어낼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분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