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콜릿 15개 샀더니 박스도 15개?...쿠팡 과대 포장 논란, 법적으로 따져보니
초콜릿 15개 샀더니 박스도 15개?...쿠팡 과대 포장 논란, 법적으로 따져보니
쿠팡 과대 포장 논란 재점화
자원재활용법 위반 가능성

초콜릿 15개가 묶인 세트를 주문했지만 실제로는 초콜릿 1개당 박스 1개씩, 총 15개의 박스가 배송된 모습. /스레드 캡처
A씨는 동료들과 나눠 먹을 초콜릿 15개 묶음을 쿠팡에서 주문했다가 문 앞에 쌓인 박스 탑을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달콤한 초콜릿 상자 하나를 기대했건만, 60g짜리 초콜릿 한 개가 덩그러니 담긴 중형 박스 15개가 현관을 가득 메우고 있었기 때문이다.
A씨가 SNS에 올린 사진 한 장은 순식간에 24만 조회수를 기록하며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다. 소비자들은 "환경 부담이 지나치다", "묶음 배송 시스템이 시급하다"며 비판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쿠팡의 이런 배송 방식은 법적으로 문제가 없을까.
과대 포장의 역습... 자원재활용법 위반 소지 다분
전문가들은 쿠팡의 배송 방식이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자원재활용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법은 제품의 제조·수입·판매자에게 포장 폐기물 발생을 억제하고 재활용을 촉진하기 위해 포장 재질과 방법에 관한 기준을 지킬 의무를 부과한다. 특히 포장공간비율과 포장횟수가 핵심이다.
60g짜리 초콜릿 하나를 중형 박스에 담는 것은 포장공간비율을 과도하게 초과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15개 묶음 상품을 15번이나 개별 포장해 배송하는 것은 불필요한 포장 횟수 증가에 해당한다. 이는 포장 폐기물 발생을 억제하라는 법의 취지를 정면으로 거스르는 행위다.
만약 지자체의 검사 결과 포장 방법 기준 위반이 확인되면, 쿠팡은 시정명령을 받게 되고 이를 이행하지 않을 시 최대 30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15개 묶음이라며?"... 전자상거래법상 기만행위 논란도
소비자가 "15개 묶음 상품"을 주문했을 때 기대하는 것은 하나의 포장, 혹은 상식적인 수준의 묶음 배송이다. 15개의 낱개 박스 폭탄을 예상하는 소비자는 없다.
이 지점에서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전자상거래법)' 위반 가능성도 제기된다. 쿠팡이 묶음 상품을 개별 박스로 나누어 배송한다는 사실을 사전에 명확히 고지하지 않았다면, 이는 소비자의 합리적 기대를 저버리는 행위이자 상품 정보 제공 의무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
'로켓 배송' 속도전, 환경 볼모로 잡았나
물론 쿠팡 측에도 할 말은 있다. 일부 네티즌들의 지적처럼, 미리 포장된 상품에 송장만 붙여 바로 출고하는 방식이 '로켓 배송'의 핵심 경쟁력이기 때문이다. 속도를 위해 포장 효율을 희생한 셈이다.
하지만 법조계는 배송 속도와 환경 보호는 양자택일의 문제가 아니라고 강조한다. '순환경제사회 전환 촉진법'은 유통사업자에게 포장재 감량과 폐기물 최소화 노력을 의무화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쿠팡이 AI 기반 물류 시스템을 자랑하는 만큼, 묶음 상품에 대한 합포장 시스템을 도입하거나 소비자에게 '친환경 배송' 옵션을 선택할 수 있게 하는 등의 기술적·정책적 보완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