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곰팡이 펴서 나가겠다는데…'새 세입자 없으면 보증금 못 준다며' 버티는 집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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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곰팡이 펴서 나가겠다는데…'새 세입자 없으면 보증금 못 준다며' 버티는 집주인

2026. 08. 18 09:14 작성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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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증금 5500만원, 새집 계약은 이미 완료

보증금 못 받고 전출하면 '대항력' 잃어 돈 떼일 위험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반전세로 거주 중인 A씨는 집주인에게 이사하겠다고 통보했다. 지난 7월부터 시작된 누수와 곰팡이 문제 때문이었다.


A씨는 지난 8월 1일, 9월 2일에 이사하겠다는 뜻을 집주인에게 카카오톡으로 알렸다. 집주인도 누수 사실은 인정했지만, 보증금 반환에 대해서는 "집이 나가지 않으면 보증금 반환이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문제는 A씨가 이미 새집 계약을 마쳤고, 9월 2일에는 전입신고를 해야 한다는 점이다. 보증금 5500만원을 돌려받지 못한 채 이사해도 괜찮을까?


'새 세입자 구해야 돈 준다'는 집주인, 법적으로는?

결론부터 말하면, 계약이 묵시적으로 갱신된 상태라면 A씨가 계약 해지를 통보했더라도 즉시 효력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변호사들은 임대인이 통지를 받은 날로부터 3개월이 지나야 계약 해지의 효력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황세현 법률사무소의 황세현 변호사는 "묵시적 갱신의 경우, 임차인이 계약해지 통보를 한 경우 그 통지가 임대인에게 도달한 날로부터 3개월이 지나면 계약해지의 효력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8월 1일에 통보했으므로 원칙적으로 11월 초에 계약이 해지된다는 의미다.


하지만 다른 견해도 있다. 집의 하자가 심각하다면 3개월을 기다릴 필요 없이 즉시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모두로 법률사무소 한대섭 변호사는 "이 사건의 핵심은 지속적인 누수와 곰팡이 등 집의 중대한 하자로 인해 더 이상 거주가 불가능해진 민법상 임대인의 '수선 의무 위반'에 따른 계약 해지"라고 지적했다.


한 변호사는 "임대인은 임차인이 목적물을 정상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유지해 줄 의무가 있고 이를 어겼을 경우 임차인은 3개월을 기다릴 필요 없이 즉시 계약을 해지하고 보증금 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고 밝혔다.


보증금 못 받고 이사하면 생기는 최악의 상황

변호사들은 보증금을 돌려받기 전에 새집으로 이사하고 전입신고를 하는 것은 절대 금물이라고 경고했다. 기존 집에 대한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을 잃어 보증금 5500만원을 고스란히 떼일 수 있기 때문이다.


대항력이란 집주인이 바뀌더라도 새로운 집주인에게 임차인으로서의 권리를 주장할 수 있는 힘을 말한다. 우선변제권은 집이 경매 등으로 넘어갈 때 다른 채권자보다 먼저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있는 권리다.


이 권리들은 임차인이 해당 주택을 점유하고 주민등록(전입신고)을 유지해야만 효력이 있다.


법무법인 도모 김강희 변호사는 "지금 가장 주의할 부분은 9월 2일 새집 전입"이라며 "기존 집에서 전출하면 기존 주택에 대한 대항력과 우선변제권 유지에 문제가 생길 수 있고, 보증금 5500만 원 회수에서 불리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사 가면서도 보증금 지키는 유일한 방법, '임차권등기명령'

그렇다면 A씨는 어떻게 해야 새집으로 이사하면서 보증금도 지킬 수 있을까. 변호사들은 '임차권등기명령' 제도를 활용하라고 조언했다.


임차권등기명령은 임대차 계약이 끝났는데도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임차인이 법원의 명령을 받아 임차권을 등기하는 제도다. 이 등기가 완료되면, 임차인이 다른 곳으로 이사 가더라도 기존의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이 그대로 유지된다.


다만 임차권등기명령은 '임대차가 끝난 후'에 신청할 수 있다. A씨가 3개월 규정을 따른다면 11월 초까지 기다려야 하지만, 누수 등 하자를 이유로 즉시 해지를 주장한다면 바로 신청을 시도해볼 수 있다.


법무법인 베테랑 이슬기 변호사는 "원칙적으로는 임대차가 종료되고 보증금을 반환받거나, 임차권등기가 등기부에 완료된 후 전출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설명했다.


여울법률사무소 배진혁 변호사 역시 "임차권등기가 등기부에 기재된 것을 확인하신 후에 이사를 진행하시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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