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식일=토요일 면접' 거부한 로스쿨 응시생…1심 뒤집고 "불합격 처분 취소"
'안식일=토요일 면접' 거부한 로스쿨 응시생…1심 뒤집고 "불합격 처분 취소"
로스쿨 상대로 '불합격 처분 취소 소송' 등 제기
2심, 1심 판결 뒤집고 종교적 양심 인정
재판부 "민주주의 사회, 소수자와 공존 지향"

종교적인 이유로 토요일 면접시험을 보지 못한 로스쿨 응시생이 2년 만에 '종교적 양심'을 인정받아 불합격 처분을 취소받게 됐다. 해당 기사와 관련 없는 참고용 이미지. /연합뉴스
종교적인 이유로 토요일 대학원 면접을 보지 못한 학생이 2년 만에 종교적 양심을 인정받아 불합격 처분을 취소받게 됐다.
광주고법 행정1부(재판장 김성주 부장판사)는 A씨가 광주의 한 대학 총장을 상대로 낸 '입학전형 이의신청 거부처분'과 '불합격 처분 취소 소송' 항소심에서 A씨 패소로 판결한 원심(1심)을 깨고 각 처분을 취소했다고 지난 4일 밝혔다.
A씨는 앞서 지난 2020년 광주의 한 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입학시험에서 면접시험을 보지못해 불합격 처분을 받았다. 당시 1단계 평가에 합격한 A씨의 면접 예정 일시는 같은 해 11월 21일 토요일 오전이었다.
토요일을 안식일로 지키는 종교의 교인인 A씨는 학교 측에 자신의 면접 순서를 토요일 일몰 후로 변경해달라고 요구했다. A씨의 종교는 금요일 일몰부터 토요일 일몰까지를 안식일로 지정하고 있다. 해당 시간 동안에는 직장과 사업, 학교 활동, 공공 업무 및 시험 응시 등의 세속적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학교 측은 '모집요강에 따라야 한다'며 A씨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결국 A씨는 지정된 면접에 응시하지 않았고, 최종 불합격 처분을 받았다. 이후 A씨는 학교 측을 상대로 '입학전형 이의신청 거부취소 취소 청구'와 '불합격 취소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에서 A씨는 "면접 시간 변경 등 종교적 양심을 제한하지 않는 방법이 있는데도 그대로 면접 일정을 유지한 것은 평등의 원칙에 위배된다"주장했다. 학교 측은 "설령 A씨가 면접에 응시했다고 해도 최종합격할 수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려워 불합격을 취소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1심 재판부는 학교 측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이 대학원은 지난 몇 년간 입학시험에서 토요일에 면접을 진행했다"며 "토요일 일몰 전에 면접을 시행한 것이 부당하기 어렵고, 격리 후 면접 등은 시험 부정의 소지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시했다.
하지만 A씨는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고, 지난달 말 항소심에서 판결이 뒤집혔다. 이 사안을 맡은 김정수 부장판사는 우선 "민주주의 사회는 다수와 다른 신념을 가진 소수자들을 관용하고 포용함으로써 그들 역시 사회구성원으로 함께 공존하는 것을 지향한다"고 판시했다.
이어 "원고(A씨)가 주장하는 면접 방식을 취하더라도 학생 선발의 형평성·공정성이라는 공익을 충분히 달성할 수 있는 반면, 이의신청 거부로 인해 원고가 감수해야 하는 불이익은 너무나 크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A씨가 수학능력과는 무관한 종교적 양심으로 인해 로스쿨에 입학해 교육받기 위한 최종 관문에 들어서 보지도 못하는 불평등이 발생했다고 판단했다.
또한 김 부장판사는 "대학 측의 이의신청 거부는 비례의 원칙과 평등의 원칙을 위배함으로써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한 처분"이라며 "불합격 처분도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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