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진, 매진, 매진'…꼭 필요할 때 열차표가 없었던 또 다른 이유 있었다
'매진, 매진, 매진'…꼭 필요할 때 열차표가 없었던 또 다른 이유 있었다
카드사 현금⋅포인트 노리고 '악성 환불'
올해 억 단위 환불자 10명…18억원어치 환불한 사람도
변호사들 "형사 처벌은 물론 손해배상도 각오해야"

본인이 탑승하지도 않을 고속열차표를 억대로 샀다가 취소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결제 금액 일부를 현금·포인트 등으로 돌려주는 카드사 혜택을 노리고, 이런 행동을 한 것. 이들에게 실제 어떤 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 알아봤다. /연합뉴스
고속철도 예매를 자주 해봤다면 공감할 수 있다. 급하게 표가 필요할 때마다 꼭 '매진'이었다는 것을. 물론 승객 자체가 많아서이기도 하지만, 표가 없었던 또 다른 이유가 있었다. 바로 '악성 환불자'들이었다.
이들은 결제 금액의 일부를 현금이나 포인트 등으로 돌려주는 카드사 혜택을 노렸다. 열차 출발 이틀 전까지만 취소하면 수수료가 없다는 점을 악용한 것. SBS에 따르면 올해만 해도 SR에서 억 단위의 표를 환불한 이가 10명, 표는 무려 7만 5000장이었다. 많게는 18억원어치가 넘는 표를 전부 환불한 이도 있었다.
"철도사에서 법적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의견이 거센 가운데, 로톡뉴스는 실제 민형사상 조치가 가능할지 변호사들과 검토해봤다.
결론부터 말하면, 변호사들의 공통된 의견은 다음과 같았다.
"형사 처벌은 물론, 손해배상청구를 당하는 것도 각오해야 할 것입니다."
먼저, 형법상 업무방해죄였다(제314조). 이 죄는 위계(僞計⋅속임수)를 사용해 SR 등 철도사의 업무를 방해했을 때 성립한다.
법무법인 유스트의 송오근 변호사는 "열차를 이용할 생각 없이 경제적 이익을 얻기 위해 표를 예매했다가 취소한 이상 이 죄를 저질렀다고 보는 게 타당해 보인다"고 밝혔다. 에스제이 파트너스의 강지웅 변호사도 "허위로 거액의 기차표를 예매했다가 취소했다면 업무방해죄가 성립할 수 있어 보인다"고 했다.
법무법인 준의 김진우 변호사 역시 "혐의 성립 여부가 명확하진 않다"면서도 "처음부터 환불 목적으로 기차표를 예매하는 등 위계를 사용했다면 이 죄로 처벌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고 했다.
업무방해죄의 처벌 수위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의 벌금이다.
"철도사에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변호사들은 검토했다. 우리 민법(제750조)은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위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끼친 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번 사건의 경우 '입증'도 비교적 쉬울 것이라고 변호사들은 봤다. 악성 환불자들로 인한 열차표 판매량 저하와 카드사에서 지급한 포인트 등 이들의 이익이 고스란히 수치로 나타나기 때문이었다.
송오근 변호사는 "철도사에서 악성 환불자들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게 가능해 보인다"며 "정상적인 티켓 판매량과 악성 환불로 인한 공석이 발생했을 때의 차익만큼을 손해액으로 계산하면, 법원에서도 일정 부분 인정될 수 있어 보인다"고 했다.
법률 자문

김진우 변호사도 "업무방해죄가 성립한다면,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것도 가능하다"며 비슷한 의견을 밝혔다
즉, 카드사의 소소한 포인트를 노린 '악성 환불'로 거액의 손해배상금을 물어내야 할 수 있다는 게 변호사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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