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변 보호' 피해자 주소 내다 판 흥신소…'살인' 기여한 셈인데, 처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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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변 보호' 피해자 주소 내다 판 흥신소…'살인' 기여한 셈인데, 처벌은?

2021. 12. 13 16:53 작성2021. 12. 13 18:24 수정
강선민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mea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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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킹 범죄 끝에 전 여자친구 가족 살해한 20대 남성 "흥신소 통해 주소 알았다"

변호사들 "흥신소가 수집한 정보가 강력 범죄 야기했어도, 그 죄로는 처벌 어렵다"

주소 알려줬다가 납치·강간 등 벌어진 사건도 '집행유예'

전 여자친구의 집을 찾아가 피해 여성의 가족을 상대로 흉기를 휘두른 '스토킹 살인'이 또 발생했다. / 게티이미지코리아·셔터스톡·편집=조소혜 디자이너

'스토킹 살인'이 또 일어났다. 범행 4일 전부터 경찰 신변보호 조치가 가동 중이었지만 속수무책이었다.


헤어진 여자친구의 집을 찾아가 그 가족을 향해 흉기를 휘두른 20대 남성이 지난 12일 구속됐다. 이 일로 피해 여성의 40대 어머니가 숨졌고, 10대 남동생은 중태에 빠졌다. 신변 보호 중이던 피해 여성은 이 사건 A씨가 범행을 벌일 당시, 집에 있지 않아 화를 면했다.


교제 중에 집 주소를 알려주지 않았는데도, A씨는 버젓이 범행 장소에 등장했다. 그는 "흥신소를 통해 주소를 알아냈다"고 경찰 조사과정에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흥신소가 불법 수집해 건넨 정보는 살인이라는 끔찍한 결과를 낳았다.


흥신소 때문에 살인이 일어나도, 그 죄로는 처벌 못 한다

일단, A씨가 흥신소에 의뢰해 전 여자친구 집 주소 등을 알아낸 건 명백한 불법이다.


흥신소 측이 ①정보 주체인 피해 여성으로부터 허락을 받지 않고, ②개인정보(주소지)를 ③제3자(A씨)에게 넘겼다면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이고, 위법하게 수집된 정보임을 알면서 제공받은 A씨 역시 똑같이 처벌된다. 둘 다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그런데, 단지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만 문제가 되는 걸까? 만약 흥신소 측이 A씨에게 피해 여성 집 주소를 알려주지 않았다면, 끔찍한 살인만큼은 막았을 수도 있다. 결과적으로 살인 범죄 발생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거나 다름없는데, 이에 대한 책임을 물을 수는 없을까.


법률자문
'법률사무소 월인'의 채다은 변호사(왼쪽), '법무법인 비츠로'의 정현우 변호사. /채다은 변호사 제공·로톡DB
'법률사무소 월인'의 채다은 변호사(왼쪽), '법무법인 비츠로'의 정현우 변호사. /채다은 변호사 제공·로톡DB


변호사들은 "흥신소 측이 결과적으로 벌어진 강력 범죄에 대해선 책임을 피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아무리 중대한 범죄가 발생했더라도, 개인정보를 무단 수집하고 판매한 행위까지만 처벌을 받을 거라는 지적이었다.


법률사무소 월인의 채다은 변호사는 "만약 흥신소에서 A씨가 살인을 저지를 거란 정황을 알고 있었다면, 살인 방조죄 등으로 처벌할 수 있다"면서도 "단순히 정보만 요구해서 전달했고, 자세한 내막이나 쓰임새 등은 몰랐다고 한다면 개인정보 보호법 등 위반 외에는 추가 처벌이 어렵다"고 짚었다.


법무법인 비츠로의 정현우 변호사 역시 "흥신소가 강력 범죄를 방조하는 수준으로 범행에 가담한 경우여야 별도 처벌이 가능할 것"이라면서 "흥신소가 전달한 정보가 '결과적으로' 강력 범죄로 연결됐더라도, 그러한 인과관계만으로는 해당 범죄에 따른 처벌을 하기 어렵다"고 했다.


흥신소가 정보 알려줘 납치·강간 등 벌어졌지만 '집행유예'

변호사들의 이러한 예상은 사실이었다. 흥신소가 주소를 알려준 탓에, 한 여성이 납치에 성폭행까지 당했지만 그랬다. 지난해 10월, 인천지법은 흥신소를 운영하던 B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그에게 주어진 범죄 혐의는 단 하나.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뿐이었다.


재판부는 "피고인 B씨가 개인정보를 무단 제공하면서, 결과적으로 납치·감금 등의 심각한 피해가 발생했다"고 분명히 지적했다. 그러나 개인정보를 팔아넘긴 탓에 발생한 강력 범죄에 대해선 별도로 처벌하지 않았다.


게다가 "피고인이 앞으로 흥신소 운영을 중단하고, 다시는 불법에 가담하지 않겠다고 반성했다"며 선처를 택했다. B씨가 6개월간 흥신소를 불법적으로 운영하며 벌어들인 수익 3000만원도 그대로 뒀다.


경찰 신변 보호마저 무력하게 만든 흥신소의 조력 행위. 범죄 행각에 아무리 핵심적인 역할을 했더라도, "그럴 줄 몰랐다"고 한다면 현행법상으론 처벌이 불가능했다.

이 기사는 로톡뉴스의 윤리강령에 부합하는 사실 확인을 거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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