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국회 임시회 중 패스트트랙 목적 사·보임 불가"...과연 사실일까?
한국당 "국회 임시회 중 패스트트랙 목적 사·보임 불가"...과연 사실일까?
24일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 "임시 국회 중 사·보임은 국회법 위반"
문희상 의장실 "당론 거부하는 소속 의원의 '알박기'는 부득이한 상황"

24일 국회의장실을 찾은 자유한국당 의원들 사이로 문희상 국회회의장이 빠져나오고 있다=연합뉴스 김주형 기자 / (C) 저작권자 연합뉴스
“지금은 4월 임시국회 중이고 임시회 중에 이렇게 위원을 사·보임할 수 없다는 건 국회법에 규정돼 있다. 명백한 국회법 위반이다”
비례대표제 확대와 검찰 개혁안을 담은 ‘패스트트랙 패키지’에 반대입장인 자유한국당의 나경원 원내대표가 24일 문희상 국회의장을 찾아 한 말입니다. 왜 이런 주장이 나왔고, 국회법은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지 차근차근 살펴보겠습니다.
지금 국회에서 화두는 단연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안)입니다. 이름에도 알 수 있듯 어떤 법률을 빠르게 의결하려 할 때 쓰는 방법입니다. 현재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4개 원내 정당은 패스트트랙을 통해 공직선거법 개정안 등 3개 법률안을 ‘패키지’로 본회의에서 의결하는 것에 공조하고 있습니다.
이때 중요한 게 표 싸움입니다. 국회법은 패스트트랙 지정 요건으로 상임위원회 재적 위원의 5분의 3(60%)이 필요하다고 규정합니다. 선거법은 정치개혁특별위원회(정개특위)에서, 고위공직자수사처(공수처)법과 검찰청법은 사법개혁특별위원회(사개특위)에서 심사 중입니다. 두 개 상임위 모두 재적위원은 18명입니다.
두 상임위 구성을 살펴보죠. 해당 법률 개정안들을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하려면 모두 11명의 찬성표가 필요합니다. 정개특위에서 선거법 개정안을 찬성하는 위원은 총 12명(민주당 8명, 평화당 1명, 정의당 1명, 바른미래당 2명)입니다. 패스트트랙에 선거법을 태우는 데는 문제가 없습니다.
변수는 공수처법 개정안과 검찰청법 개정안을 심사하는 사개특위입니다. 역시 지정에 필요한 찬성표는 11명입니다. 그런데 현재 찬성 의사를 밝힌 위원은 여기에서 한 명 부족한 10명(민주당 8명, 평화당 1명, 바른미래당 1명)입니다. 바른미래당 소속 오신환 의원이 반대 의사를 밝혔기 때문입니다.
오 의원은 24일 오전 페이스북에 “당의 분열을 막고 제 소신을 지키기 위해 사개특위 위원으로서 여야 4당이 합의한 공수처 설치안의 신속처리안건 지정안에 반대표를 던지겠다”고 대외적으로 입장을 알린 상태입니다.
오 의원이 당론을 따르지 않고 반대표를 행사하겠다고 밝히자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오 의원의 ‘사임’을 거론했습니다. 당론에 맞춰 찬성표를 행사할 의원을 새로 사개특위 위원으로 ‘보임’하겠다는 것입니다.
국회법에 48조에 따르면 상임위 사보임의 절차는 두 단계입니다. 먼저 원내대표의 요청이 있어야 합니다. 이후 국회의장의 승인을 거칩니다.
이런 까닭에 패스트트랙 지정에 반대하는 한국당 소속 의원들은 24일 단체로 국회의장실을 찾아가는 소동이 벌어졌습니다. 이후 문 의장은 ‘저혈당 쇼크’로 병원에 입원한 상태입니다. 한국당 의원들은 문 의장이 김 원내대표의 사보임 요청을 승인하면 “국회법 위반”이라고 주장합니다.
이 말이 과연 사실인지 국회의장실에 문의해봤습니다. 이계성 국회의장실 대변인은 24일 로톡뉴스와 전화통화에서 한국당의 주장은 일방적인 해석이라고 말했습니다. 전체 말을 들어보죠.
“국회법엔 ‘임시회 때 상임위원이 사보임을 할 수 없다’ 나와 있지만, ‘부득이한 사유’라는 예외조항이 있다. 바른미래당 입장에선 당론이 정해졌는데, 특정한 위원이 자리 잡고 ‘알 박기’를 하면 부득이한 상황이다. 의장으로서는 교섭단체 원내대표가 요구하면 사인하는 게 이제까지의 국회 관행이다”
국회법 48조 6조는 “위원을 개선할 때 임시회의 경우에는 회기 중에 개선될 수 없고, 정기회의 경우에는 선임 또는 개선 후 30일 이내에는 개선될 수 없다”면서도 “다만, 위원이 질병 등 부득이한 사유로 의장의 허가를 받은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예외조항을 두고 있습니다.
당론이 정해졌는데도 해당 상임위 소속 의원이 이를 따르지 않으면 부득이한 사유로 볼 수 있다는 게 의장실의 공식 입장입니다. 문 의장 측은 김 원내대표의 요청이 있는 대로 오 의원의 사개특위 사임안을 수리한다는 계획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