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구령대 창고에서 죽은 아기⋯DNA로 밝혀낸 '충격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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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구령대 창고에서 죽은 아기⋯DNA로 밝혀낸 '충격 진실'

2019. 12. 12 18:13 작성
안세연 인턴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y.ah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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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죽일 것" 살인 예고에 제주도 경찰 '발칵'⋯경찰 36명 출동

허위신고로 밝혀졌지만⋯경찰 때리는 등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재판

재판부, "안타까운 사정 있다"며 선처⋯그의 사연은?

한 여성이 조심스럽게 학교로 들어섰다. 그리고 주위를 둘러보며 몰래 구령대 창고로 숨어들었다. 그 안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졌을까? /게티이미지코리아

"아내를 죽일 거거든요? 그냥. 이유가 있나. 나는 말했어요. 끊어!"


지난 6월 어느 날, 제주도 한 경찰서에 심상치 않은 신고가 접수됐다. 살인 예고였다. 경찰서가 발칵 뒤집혔다. 걸려온 전화의 위치를 추적하면서 동원할 수 있는 모든 경찰관을 끌어모았다. 경찰차 18대에 경찰관 36명이 현장으로 출동했다.


3시간 30분 만에 나온 결말은 허무했다. 아내와 말다툼을 하던 남편이 홧김에 한 허위 신고로 밝혀졌다.


허위 신고를 한 이모씨는 현장에 온 경찰관들에게 욕설을 퍼부었다. 겉옷을 벗더니 경찰관을 밀치고, 할퀴었다. "X발, 경찰이면 다냐, XX끼들."


"아내 죽일 것" 섬뜩한 예고 뒤에 숨겨진 사연

이씨는 이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허위 신고로 경찰력을 낭비하게 한 혐의(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와 경찰관의 정당한 공무집행을 방해한 혐의(공무집행방해)였다. 집행유예 기간 중 또 범행을 저지른 터라 중형이 불가피했다.


경찰도 이씨를 강력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나섰다. 허위 신고로 경찰 업무에 막대한 지장을 주고, 경찰관을 때리기까지 한 사건을 가볍게 넘길 수는 없다고 했다. 직접 피해를 입은 경찰관 2명도 이씨를 용서해주지 않았다.


그런데 재판 과정에서 의외의 사실이 드러났다. 이씨가 죽이겠다고 한 '아내'와의 사이에서 가슴 아픈 사연이 있었다. 재판부는 이 점을 받아들여 이씨에게 최대한 선처를 베풀었다.


남편 몰래 죽은 아기 낳은 아내⋯DNA 검사 후 밝혀진 진실

4년 전 이씨는 아내와 별거에 들어갔다. 그동안 아내는 술집에 일을 나갔다. 다른 남성과 관계를 가진 아내는 덜컥 임신을 했다. 아내는 아이가 혼외자라고 생각해 남편에게 임신 사실을 숨겼다. 산부인과에 한 번도 가지 않았다.


임신한 지 25주 만에 산통이 왔다. 아내는 주섬주섬 짐을 챙겨 집 주변에 있는 여자중학교를 찾았다. 구령대 밑 창고에 들어가 담요를 깔았다. 그곳에서 혼자 아이를 낳았다. 조산(早産)으로 낳은 아이는 죽은 채 세상에 나왔다. 아내는 사체를 비닐봉지와 가방, 봉투에 겹겹이 둘러싸 숨겼다.


10개월간 숨겼지만 결국 아이 사체는 발각됐고 재판을 받게 됐다. 재판 도중 아이 유전자를 검사했는데, 아이는 혼외자가 아니었다. 아이 아빠는 남편이었다.


이 사실을 알고 남편은 충격을 받아 정신과를 다니기 시작했다. 경찰에게 "아내를 죽일 것"이라고 허위 신고를 했을 때도 정신과에서 처방받은 약을 복용하고 있었다.


집행유예 기간에 또 죄 지었지만⋯선처한 재판부

제주지방법원 형사1단독(최석문 판사)은 '과거의 상처'를 이씨에게 유리한 정황으로 감안했다. 판결문에도 과거 이씨에게 있었던 안타까운 사정을 형량 결정의 근거로 적었다.


"이씨가 (당시) 자신의 아이 사체가 발견되어 충격을 받은 점 등을 고려한다."


지난 6일 이씨에겐 징역 1년이 선고됐다. 이씨가 저지른 범죄의 죄질과 그가 집행유예 기간 중 또다시 이런 일을 저질렀다는 점을 고려할 때, 상당히 선처한 형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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