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돌' 개리의 몰래카메라를 본 변호사의 반응 "그거, '정서적 아동학대'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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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돌' 개리의 몰래카메라를 본 변호사의 반응 "그거, '정서적 아동학대' 맞습니다"

2020. 03. 31 21:02 작성
박선우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w.park@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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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슈퍼맨이 돌아왔다 '개리 부자(父子)' 방송 논란

아이의 '순수함' 보여주려 연출했다지만⋯변호사들 "아이의 공포심 자극"

최근 KBS 예능 프로그램 '슈퍼맨이 돌아왔다'의 개리 부자(父子)편 내용이 아동학대 논란에 휩싸였다. 아이의 공포심을 자극하고 이를 재밋거리로 소비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KBS 캡처

"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


거친 소리가 가득하던 한 권투 연습장. 갑자기 한 아동이 링을 붙잡고 숨이 넘어갈 듯 울기 시작했다. 울음으로 눈물과 콧물이 범벅된 아이는 링 안에 쓰러진 아빠를 애타게 보고 있었다.


스파링(연습 경기)을 하다가 쓰러진 아빠. 아이는 아빠를 살려달라고 소리 지르며 애원했다. 다행히 미동도 없던 아빠는 아이가 다가와 뽀뽀를 하자 눈을 떴다. 아빠의 표정이 익살스럽다. 알고 보니 아이를 상대로 한 '장난'이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는 아직도 놀란 마음에 숨을 헐떡인다.


숨넘어갈 듯 운 아이⋯아동 단체 "아동의 공포심을 흥밋거리로 소비했다" 비판

최근 KBS 예능 프로그램 '슈퍼맨이 돌아왔다'의 개리 부자(父子)편 내용이다. 해당 방송의 목적은 '몰래카메라'를 통해 아빠에 대한 아이의 사랑과 순수함을 엿보는 것이었다.


상황을 만들어 아이의 반응을 보는 '몰래카메라'는 이 프로그램의 단골 소재다. 하지만 이번엔 시청자들의 반응이 싸늘했다. 아이의 공포심을 조장한 '아동학대'라는 이유에서다. 몰래카메라임을 아이가 인식할 수 있었다면 웃고 넘길 수 있지만, 듣고 보는 걸 모두 사실로 받아들일 수 있는 어린아이를 대상으로 했다는 게 문제였다.


쓰러진 아빠를 보며 아이는 "아빠를 살려달라"고 소리 지르며 애원했다. /KBS 캡처
쓰러진 아빠를 보며 아이는 "아빠를 살려달라"고 소리 지르며 애원했다. /KBS 캡처


급기야 국제 아동 인권 보호단체인 세이브더칠드런 코리아는 지난 24일 해당 방송이 아동의 공포심을 조장하고 흥밋거리로 소비했다며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심의를 요청하는 민원을 제기했다.


해당 사안을 법적으로 분석한다면 아동학대로 볼 여지가 있을까. 변호사들과 함께 알아봤다.


"아동학대로 볼 소지 있다⋯방송사와 개리 모두 아동복지법 위반 책임"

변호사들은 문제가 된 방송은 '아동학대'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아동의 정서적인 발달에 해를 끼쳤다는 이유에서다.


법률 자문
'법무법인 갑을'의 옥민석 변호사, '법률사무소 덕률'의 이광웅 변호사. /로톡DB
'법무법인 갑을'의 옥민석 변호사, '법률사무소 덕률'의 이광웅 변호사. /로톡DB


법무법인 갑을의 옥민석 변호사는 "어린아이 앞에서 기절한 척을 하는 등의 방식으로 공포심을 줬고 실제로 아이가 공포심을 느껴 울음까지 터뜨렸다면 충분히 '학대'로 인정될 수 있다"며 "해당 장면을 연출하도록 지시한 방송사와 이를 실행에 옮긴 부모 모두에게 아동복지법 위반의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아동복지법(제17조 5호)은 누구든지 아동의 정신 건강과 발달에 해를 끼치는 정서적 학대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를 위반할 경우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지난 2015년 대법원에서는 아동의 정신 건강을 저해하는 결과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음을 인식만 해도 정서적 아동학대가 성립한다고 판시했다.


법률사무소 덕률의 이광웅 변호사도 "아이에게 정신적 트라우마로 남을 수 있는 좋지 않은 행동으로 보인다"며 "아동복지법을 고려했을 때 정서적으로 충격을 주는 콘텐츠로 해석할 여지가 있다"고 했다.


그렇다면 어떤 행위를 정서적 학대라고 판단할 수 있을까. 헌법재판소는 "정서적 학대는 신체 등에 흔적을 남기지 않기 때문에 객관적으로 정량화하기 어렵다"면서도 다음과 같이 구체적인 예시를 제시했다.


아동에 대한 악의적·부정적 태도에서 비롯된 것으로 △폭언과 위협 △잠을 재우지 않는 행위 △벌거벗겨 내쫓는 행위 △억지로 음식을 먹게 하는 행위 △방 안에 가둬두는 행위 △오랜 시간 벌을 세우고 방치하는 행위 △음란물이나 폭력물을 강제로 시청하게 하는 행위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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