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몰래' 다른 법인에 근로자로 등록해 둔 회사⋯찾아가 따지니 전산상 '단순' 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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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몰래' 다른 법인에 근로자로 등록해 둔 회사⋯찾아가 따지니 전산상 '단순' 실수?

2020. 11. 03 12:28 작성2020. 11. 03 18:0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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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y@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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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자 동의도 없이 이중 계약 ①개인정보보호법 위반과 ②사문서위조⋅행사죄

월급에서 분명히 4대 보험료는 빠져나갔는데, "4대 보험료가 미납됐다"는 통지서를 받은 A씨. 알아보니 회사가 다른 사업장에도 A씨를 등록해 놓은 것이었다. /셔터스톡

평범한 회사원 A씨는 며칠 전 "4대 보험료가 미납됐다"는 통지서를 받았다. 하지만 어딘가 이상했다. 분명 지난달 월급에서 4대 보험료가 빠져나갔었기 때문이다.


확인해본 결과 국민연금공단은 "서류상 A씨는 사업장 2곳에서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며 "한쪽 사업장에서 미납 처리됐다"고 전했다.


자세히 알아보니 회사가 A씨에게 말도 없이 다른 법인에 근로자로 등록해뒀던 것. 이에 대해 따지니 회사는 사업장 변경 과정에서 일어난 전산상 '실수'라는 식으로 해명했지만, 실제로는 A씨가 처음 입사했을 때부터 그랬다.


처음부터 회사의 계획적인 '이중계약' 이었던 것이다. 당연히 이 과정에서 A씨의 동의는 없었다.


황당한 사건에 "개인정보 유출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 A씨. 회사에 책임을 묻고 싶은데, 어떤 방법이 있을지 변호사들과 검토했다.


변호사들 "이중계약, 탈세 목적이었을 가능성이 높다"

우선, 변호사들은 "회사가 탈세를 위해 A씨의 개인정보를 도용했을 개연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서류상 A씨에게 인건비를 지급한 것처럼 꾸며 의도적으로 회사의 소득을 낮춘 것으로 보인다는 의견이었다. 소득이 낮아지면, '소득'을 근거로 매겨지는 법인세의 세율도 낮아지기 때문이다.


공동법률사무소 인도의 안병찬 변호사는 "회사에서 A씨 몰래 개인정보를 도용한 것은 탈세 등을 이유로 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고, 법무법인 법가의 노준선 변호사도 "탈세 등을 위해 회사가 허위 근로자를 등록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이 의견에 동의했다.


이 경우 조세범처벌법(제3조 제1항) 위반으로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탈세액의 2배 이하에 상당하는 벌금에 처할 수 있다.


적용되는 죄목은 ①개인정보보호법 위반과 ②사문서위조⋅행사죄

변호사들은 이 과정에서 회사가 벌인 행위는 필연적으로 "여러 죄를 동시에 성립하게 했을 소지가 높다"고 분석했다. 크게 보면 ①개인정보보호법 위반 ②사문서위조⋅행사죄에 해당하는 사례라고 했다.


①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우선, 회사가 A씨의 개인정보를 무단으로 사용한 행위는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이다.


근로계약서를 작성하기 위해서는 근로자의 개인정보가 필요하고, 이것을 회사 측에서 무단 사용한 것이기 때문이다. 개인정보보호법은 개인정보의 종류에 따라 다르게 규율하고 있는데, A씨 회사의 경우 A씨의 주민등록번호까지 사용했을 가능성이 높다.


JLK 법률사무소의 김일권 변호사는 "사업자가 의뢰인의 동의 없이 다른 사업장에 근로자계약을 체결하면서, 의뢰인의 개인 정보를 무단으로 사용한 개인정보보호법위반의 사례"라고 말했다.


법무법인 민우의 박종현 변호사도 "근로계약을 체결하기 위해서는 개인의 인적사항, 즉 개인정보가 포함된다"며 "사업자가 A씨 본인도 모르게 다른 사업장의 근로자로 계약을 체결했다면, 개인정보를 동의 없이 무단으로 사용한 것"에 해당한다고 했다.


종합하면, A씨 회사는 개인정보보호법(제 71조)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②사문서위조⋅행사죄

A씨 회사가 이중 근로계약서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근로자의 서명을 위조하고, 이를 관련 기관에 제출했을 가능성이 크다.


안병찬 변호사는 "이 경우 사문서위조죄와 위조사문서등의 행사죄까지 검토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노준선 변호사도 "허위의 근로자 등록을 위해 회사에서 문서를 위조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회사가 허위로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행위는 형법 제231조의 '사문서 위조죄'에 해당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또 위조된 문서를 어딘가에 사용했다면 형법 제234조의 '행사죄'까지 추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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