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퇴근 기록만 보면 과로사 아니다? 주말에도 쏟아진 '카톡'으로 순직 인정
출퇴근 기록만 보면 과로사 아니다? 주말에도 쏟아진 '카톡'으로 순직 인정
점심 산책 중 심정지로 사망한 공무원⋯순직 여부 두고 법정 다툼
카카오톡·이메일 기록으로 과도한 공무 시달린 사실 인정돼

점심시간 산책 중에 갑자기 심정지로 숨진 공무원. 이에 순직유족급여 지급을 거절한 것은 위법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셔터스톡
점심시간에 팀장과 함께 산책하던 한 공무원이 심정지를 일으키며 쓰러졌다. 이후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지만 한 달도 안 돼 끝내 숨졌다.
이에 대해 유족 측은 "평소 업무가 과중했기에 발생한 사고"라고 주장했지만, 인사혁신처는 "숨진 공무원이 기존에 앓았던 심혈관 질환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결국 이 사건은 법정 다툼으로 이어졌는데, 사고 발생 2년여 만에 법원이 내린 결론은 "과로사에 해당한다"는 거였다.
24일, 서울행정법원 행정7부(재판장 정상규 부장판사)는 유족 측이 인사혁신처를 상대로 낸 순직유족급여 불승인 처분 취소 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숨진 공무원 A씨는 국토교통부 소속으로, 지난 2019년부터 '국립대한민국 임시정부기념관 건립 추진단'에 파견돼 근무해왔다. A씨는 해당 업무 특성상 휴일 등 구분 없이 건설 현장 측과 연락을 취하며 일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인사혁신처는 "A씨가 시간외근로(초과근무)를 하긴 했지만 6개월간 총 80시간 정도에 불과했다"며 "과로사가 인정될 만큼 집중적인 업무가 이뤄지진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유족 측이 낸 순직유족급여 청구를 불승인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정부 복무 관리 시스템에 기록된 출퇴근 시간만으로는 실질적인 업무 시간을 정확히 파악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숨진 공무원이 휴일에도 카카오톡이나 이메일 등으로 업무를 처리해왔다"며 "공무와 사망 사이에 상당한 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밝혔다.
과로로 인한 업무상 재해는 단순히 근무 시간만을 따질 것이 아니라, 업무 강도 등 기타 인과관계를 면밀히 살펴야 한다는 법원 태도를 다시 한번 확인한 셈이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산재보험법)에 따르면, 근로자가 업무상 사유로 사망한 경우에 유족에게 일정한 급여를 지급해야 한다(제62조 제1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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