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컴 투 비디오' 손정우, 솜방망이 기소⋅처벌 덕에 계속 붙잡아둘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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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컴 투 비디오' 손정우, 솜방망이 기소⋅처벌 덕에 계속 붙잡아둘 수 있었다

2020. 05. 04 14:29 작성2020. 05. 04 14:33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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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om@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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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악의 아동 성착취물 제작⋅유포한 손정우

1년 6개월형 꽉 채워 갇혀 있었지만, 출소 못한 '진짜 이유'

검찰의 솜방망이 기소, "소 뒷발로 쥐를 잡다"

사상 최악의 아동 성착취물 유포자 손정우. 그는 1년 6개월형을 꽉 채웠지만 출소하지 못했다. 그 이유는 역설적이게도 그가 받은 '솜방망이' 처벌 때문이었다. /게티이미지코리아

역사상 최악의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을 제작하고 퍼뜨린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다크웹 운영자 손정우(24)씨가 계속 구금 상태에 머무르게 됐다. 손씨는 지난달 27일로 징역 1년 6개월의 형기를 모두 채웠지만, 미국으로 송환 절차를 밟게 되면서 출소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에 손씨 측은 "구속을 풀어달라"고 요구했지만 3일 법원은 "계속 구금할 필요가 있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원이 이런 결정을 내린 결정적인 배경에는 그가 앞서 받은 '솜방망이' 처벌이 있었다. 역설적으로 약한 처벌을 받은 탓에 더 길게 구금될 수 있었다는 말이다.


그는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제작 등 두 가지 혐의만으로 재판에 넘겨졌고, 결과적으로 그 죄로만 징역 1년 6개월이 나왔다. 그런 덕에 절자발찌 착용이나 신상정보 공개 등의 처분도 피했다.


그런데 이번에 손씨를 계속 가둬둘지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이런 상황이 결정적으로 고려됐다고 한다. 재판부는 손씨의 구속 연장 결정을 내리면서 '도주 가능성'을 가장 비중있게 검토했는데, 전자발찌가 없던 탓에 "도주를 막을 제도적 장치가 없다"는 부분이 반영된 것이다.


또 손씨 측이 주장한 일사부재리 법리 역시 '솜방망이' 기소 덕을 봤다. 그에게 적용한 법조항이 적었던 탓에 "일사부재리가 아니다"는 결론으로 쉽게 연결됐다.


법무부 관계자는 3일 로톡뉴스와의 통화에서 "손씨에게 적용된 혐의가 많았다면 미국에서 손씨를 단죄할 가능성이 낮아졌을 것"이라며 "결과적으로 손씨에게 불리하게 작용했다"고 말했다. 4일 이 소식을 접한 재경지검의 한 부장검사는 "법무부와 검찰이 소 뒷발로 쥐를 잡은 격"이라고 평가했다.


만기출소 앞두고 미국으로 송환 절차 시작돼

손씨는 2018년 9월부터 감옥에 갇혀 있었다. 지난달 27일이 만기출소일이었다.


하지만 그는 그 날이 지나고도 교도소 담장 밖으로 나가지 못했다. 법무부가 손씨를 추가 구속했기 때문이다. 사유는 '미국으로 범죄인 인도를 보내기 위한 절차를 밟기 위해서'였다.


형기를 다 채웠는데도 출소하지 못하자, 손씨가 법원에 구속적부심을 걸었다. 적법 여부를 한 번 더 검토해달라는 취지였다. 서울고법은 "계속 구금해도 괜찮다"는 취지로 판결했다. 손씨가 풀려나면 도망갈 우려가 크다는 근거가 강한 구금 사유였다.


구속 사유 중 '도망갈 우려'는 '처벌의 강도'와 비례

재판부가 그렇게 판단한 이유는 기본적으로 그가 미국에서 받을 형량이 엄청나기 때문이다. 통상적으로 영장 재판부는 적용 혐의의 형량이 높으면 높을수록 도주 우려가 있다고 간주한다.


미국에서 손씨에게 적용하고자 하는 혐의는 국제자금세탁인데, 최대 징역 20년이 나올 수 있는 죄다. 징역형과 별도로 최소 50만 달러의 벌금도 함께 부과될 수 있다. 그런만큼 손씨가 도주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여기에 한 가지 요소가 더 고려됐다. 바로 신상정보 등록과 전자발찌 착용 여부였다. 검찰 측은 손씨가 신상정보도 등록돼 있지 않았고, 전자발찌도 채워지지 않은 상태라는 점을 재판부에 언급했다고 한다. 그 상태로 밖에 나가면 도주할 가능성이 크다는 취지였다.


그런데 손씨가 전자발찌를 차지 않은 건 검찰의 처벌 의지가 약했기 때문이다. 검찰은 손씨가 저지른 범죄를 '아동·청소년 대상 성폭력범죄'로 보지 않았다. 그래서 신상정보 공개·고지명령의 대상에서 제외했다. 법원도 그렇게 판단했다.


손씨의 확정 판결문을 보면 재판장을 맡은 이성복 부장판사는 이렇게 말한다. "(손씨의) 죄는 아동⋅청소년 대상 성폭력범죄에 해당하지 않고 법률에서 정한 범죄도 아니다."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결정이었지만, 역설적으로 이 결정 덕에 손씨를 계속 구금해둘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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