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절 피해자' 뉴진스의 어도어 복귀…민희진vs빌리프랩 20억 소송에 미칠 영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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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절 피해자' 뉴진스의 어도어 복귀…민희진vs빌리프랩 20억 소송에 미칠 영향은

2025. 11. 13 15:51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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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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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리프랩 "아티스트 피해" 주장이 핵심

뉴진스 복귀, '손익상계' '손해 경감' 변수로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가 지난 9월 11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하이브와의 주식 매매대금 청구 및 주주 간 계약 해지 확인 소송에 증인으로 출석하는 모습. /연합뉴스

그룹 뉴진스가 결국 원소속사 어도어(ADOR)로의 복귀를 결정했다. 한동안 연예계를 뒤흔들었던 '전속계약 분쟁' 사태의 당사자인 뉴진스가 하이브의 품으로 돌아간 셈이다. 민희진 어도어 전 대표는 "멤버들의 결정을 존중하며, 나는 새로 시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싸움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민 전 대표가 촉발한 '아일릿 뉴진스 표절' 발언을 두고, 하이브 산하 레이블 빌리프랩이 민 전 대표를 상대로 제기한 20억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은 계속 진행 중이다. 빌리프랩은 "민 전 대표의 발언으로 아일릿과 빌리프랩 구성원, 크리에이터들이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한다.


묘한 구도다. 표절 '피해자'로 지목됐던 뉴진스는 하이브 시스템으로 복귀를 택했고, 표절 '가해자'로 지목됐던 아일릿은 같은 시스템 안에서 활동 중이다. 그렇다면 이 싸움은 어디로 향할까. 뉴진스의 복귀가 표절 손배소의 판도를 어떻게 바꿀지, 쟁점을 두 가지로 나누어 짚어봤다.


① 뉴진스의 복귀, 소송 판도 바꾸나

법률적으로 볼 때, 뉴진스와 어도어 간의 '전속계약 유효 확인' 소송과 빌리프랩과 민희진 전 대표 간의 '손해배상' 소송은 완전히 별개의 사건이다.


판결 효력이 다른 소송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기판력'이라 부른다. 하지만 두 소송은 당사자도, 다투는 내용도 다르므로 기판력이 적용되지 않는다. 즉, 뉴진스가 전속계약이 유효하다는 판결을 받고 복귀했더라도, 이 사실이 민 전 대표의 손해배상 책임을 법적으로 자동 면제해주진 않는다.


하지만 법정이 아닌 논리 영역으로 들어가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빌리프랩이 20억을 받기 위해선 민법 제750조(불법행위)에 따라 민 전 대표의 발언과 빌리프랩의 손해 발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음을 입증해야 한다. "민희진이 표절이라 말했기 때문에, 아일릿의 명예와 빌리프랩의 매출에 구체적인 손해가 발생했다"는 연결고리를 증명해야 하는 것이다.


바로 이 지점에서 뉴진스의 복귀는 민 전 대표 측에 방어 카드가 된다. 민 전 대표 측은 "표절 의혹 당사자이자 가장 큰 피해자여야 할 뉴진스조차 하이브 체제로 복귀했다. 이는 해당 발언으로 인한 피해가 실질적으로 없거나, 있더라도 회복 불가능한 수준이 아님을 방증한다"고 주장할 수 있다.


'표절 피해'를 주장한 그룹이 '표절 가해' 의혹을 받는 그룹과 한솥밥을 먹게 된 상황에서, 법원을 향해 "우리에게 돌이킬 수 없는 피해가 발생했다"고 주장하기엔 설득력이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


12일 해린과 혜인에 이어 민지, 하니, 다니엘도 "신중한 상의 끝에 어도어로 복귀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② 뉴진스의 선택, 손해배상액 산정에 미칠 영향

설령 법원이 민 전 대표 발언의 위법성을 일부 인정하더라도, 실제 20억이라는 손해액을 산정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빌리프랩은 소장에서 "아티스트와 구성원들의 피해"를 언급했다. 이는 눈에 보이는 재산적 손해뿐 아니라 명예훼손 등 정신적 손해까지 포함한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뉴진스가 어도어로 복귀를 결정하면서 이 손해액을 구체적으로 계산하기가 어려워졌다.


'아티스트 피해' 입증 난관

"아티스트(뉴진스)가 피해를 입었다"는 주장은 뉴진스가 어도어(하이브)를 선택하면서 사실상 동력을 잃었다. 뉴진스가 민 전 대표의 표절 주장에 전적으로 동의하지 않았거나, 적어도 하이브 내에서 아일릿과 공존하는 것을 수용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빌리프랩이 "뉴진스마저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며 손해액을 키우려 했다면, 뉴진스의 복귀는 오히려 손해액을 깎는 요인이 된다.


'아일릿 피해' 산정의 복잡성

그렇다면 남은 것은 아일릿의 피해다. 빌리프랩은 민 전 대표의 발언으로 아일릿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형성됐고, 이로 인해 매출 감소 등 경제적 손해가 발생했다고 주장할 것이다.


하지만 이 역시 뉴진스의 복귀로 인해 논리가 약화된다. 표절 논란이 두 그룹 간의 갈등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민희진 개인의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나온 발언으로 축소될 수 있어서다.


만약 재판부가 손해액 입증이 어렵다고 판단해 민사소송법 제202조의2(상당한 손해액의 인정)를 적용하더라도, 뉴진스의 복귀는 법원이 상당한 손해액을 정할 때 고려할 간접사실이다.


한 법률 전문가는 "뉴진스가 복귀해 정상적인 활동을 재개한다면, 민 전 대표 발언으로 인한 피해는 일시적이었거나 회복 가능한 것으로 평가될 수 있다"며 "이는 배상액을 감소시키는 결정적 요인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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