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속 70km로 쏟아진 거제 산사태… "긴급 재난 문자 절대 무시해선 안 돼"
시속 70km로 쏟아진 거제 산사태… "긴급 재난 문자 절대 무시해선 안 돼"
거제 이틀간 910mm 물폭탄
태풍 제외 역대 최다 강수량
염건웅 교수 "재난 매뉴얼 전면 재검토해야"

지난 17일 오후 경남 거제시 옥포동 한 차도가 범람하는 모습. /연합뉴스
200년에 한 번 내릴 법한 기록적인 폭우가 경남 거제를 덮치며 시속 70km가 넘는 속도의 산사태가 생활권을 강타했다.
이틀 동안 쏟아진 극한 호우에 지반이 무너져 내리며 안타까운 인명피해까지 발생한 가운데, 일상화된 기후 위기에 맞춰 국가 방재 시스템을 전면 개편해야 한다는 전문가의 지적이 나왔다.
24년 만의 최고치 강수량… 6시간 만에 500mm 쏟아진 거제
18일 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 출연한 염건웅 유원대 경찰소방행정학부 교수는 이번 경남 지역 폭우의 심각성을 상세히 분석했다.
염 교수에 따르면 거제는 이틀간 910mm, 통영은 747mm의 누적 강수량을 기록했다. 특히 거제 지역은 하루에만 633.2mm의 비가 내려 태풍을 제외하고는 역대 가장 많은 물폭탄이 쏟아진 것으로 집계됐다.
이러한 집중호우 원인에 대해 염 교수는 "서쪽에서 다가온 중규모 저기압이 일본 동쪽 해상에 자리한 고기압에 가로막혀서 24시간 가까이 제자리에 머문 것으로 분석이 된다"고 설명했다.
막대한 수증기가 지형과 충돌하면서 거제에는 시간당 124.5mm의 비가 내렸으며, 이는 2002년 태풍 루사로 800mm 안팎의 비가 내린 이후 24년 만에 가장 많은 강수량이다.
가뭄 직후 닥친 홍수… 재난의 일상화 부른 '기후 채찍질'
전문가들은 극한의 기후 현상이 이제 '뉴노멀(New Normal·새로운 기준)'이 되었다고 입을 모았다.
염 교수는 이를 '기후 채찍질' 현상으로 진단했다. 그는 "가뭄, 폭염, 폭우, 홍수라는 양극단의 현상이 짧은 기간에 교차하면서 가공할 피해를 초래한다"며 "극한 가뭄에 시달리던 지역이 곧바로 극한 호우에 잠기는 재난이 닥친 것"이라고 분석했다.
과거 강우 기록을 기준으로 설계된 현재 하수관로, 배수펌프장, 저류시설 등으로는 지금의 잦은 재난에 대응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염 교수는 가뭄과 홍수를 별개의 재난으로 다뤄서는 안 된다며 "농업용수, 하천과 하수도, 산사태 담당 부서가 제각각인 구조도 점검해야 하고, 방재 기준과 재난 매뉴얼도 재검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파트 덮친 산사태, 시속 70km의 치명적 파괴력
기록적인 폭우는 토양의 수분 수용 한계를 초과하게 만들었고, 이는 참혹한 산사태로 이어졌다.
산사태의 파괴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염 교수는 "산사태 같은 경우는 시속 70km가 넘는 속도로 내려오게 된다"며 "돌과 나무가 같이 쓸려 내려오게 되는데 에너지를 보존한 채 유입이 되기 때문에 파괴력이 더 커졌고 아파트를 덮쳤다"고 그 위험성을 경고했다.
이 토사는 최대 2km 이상까지 밀고 내려갈 수 있는 치명적인 위력을 지녔다.
끝으로 잦은 발송 탓에 시민들이 자칫 무감각해질 수 있는 긴급 재난 문자에 대한 당부도 잊지 않았다.
염 교수는 시간당 100mm 이상의 호우 시 긴급 재난 문자가 발송된다는 점을 언급하며 "이 상황은 굉장히 위험한 상황"이므로 절대 흘려보내지 말 것을 당부했다.